코로나 '팬데믹' 선언에 뉴욕증시 11년 강세장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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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12. 오전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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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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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베어마켓 공식 진입…한달 만에 전고점 대비 20% 하락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 증시가 결국 베어마켓(약세장)에 공식 진입하며 또 다시 무너졌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뉴욕 증시는 지난 11년 동안 이어진 불마켓(강세장)에 종지부를 찍었다.

통상 증시에서는 지수가 전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졌을 때, '베어마켓'에 진입했다고 정의한다.

11일(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464포인트(5.85%) 급락한 2만3553.53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종가기준으로 다우지수는 지난달 기록했던 고점에서 20% 넘게 떨어지는 베어마켓에 공식적으로 들어섰다.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지난 11년 동안의 불마켓이 끝난 것이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도 140.84포인트(4.89%) 밀린 2741.39를 나타냈다.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392.20포인트(4.7%) 내린 7952.05를 기록했다. S&P와 나스닥 지수는 모두 전고점 대비 19% 낮아 베어마켓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날 증시는 코로나19에 대한 WHO의 뒤늦은 팬데믹 선언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유가폭락으로 7%대로 폭락했던 증시는 전날 5% 가까이 반등하며 바닥을 다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바닥을 논하기는 아직 시기상조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말까지 급여세를 완전 면제하는 것을 포함한 위기 대응책을 시사했다. 하지만 구체적 재정부양이 나오지 않으면서 불안이 되살아났고 WHO의 팬데믹 선언에 증시는 장막판 더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WHO는 코로나19 감염자가 세계적으로 12만명을 넘기고서야 최고 경보단계를 발령했다.

골드만삭스의 불마켓 종언 전망도 매도세를 부추겼다. 데이비드 코스틴 수석주식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 S&P500지수의 불마켓도 곧 끝날 것이라며 앞으로 3개월 동안 15% 더 떨어진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의 가장 근본적인 배경은 코로나19 확산과 유가 붕괴라고 그는 적시했다. 그러면서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소비자 지출이 감소하면서 산업 전반에 충격을 가할 것이라고 코스틴 전략가는 전망했다.

유가 역시 하루 만에 다시 떨어지면서 증시에 하방압력을 가했다. 미국의 원유재고는 7주 연속 늘었고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에 이어 아랍에미리트연합(UAE)도 증산에 가세했다. 산유국들의 무한 증산경쟁이 가시화하면서 이날 유가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부텍사스원유(WTI)의 지난 사흘 동안의 움직임을 보면 25% 폭락했다가 10% 반등하고 다시 4% 급락세로 돌아섰다.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는 주식시장의 코로나 매도세를 억누르기에 역부족이었다. 영국의 중앙은행 영란은행이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에 이어 긴급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내렸다. 2016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영란은행이 금리를 인하했지만, 그만큼 코로나 위기가 예상보다 막대할 수 있다는 우려만 키웠다.

S&P의 11개 업종은 일제히 내렸다. 금리에 민감한 은행주는 미 국채수익률 하락으로 5.9% 떨어졌다. 종목별로 보면 나이키는 중국 매출 급감 우려에 4.9% 밀렸다. 보잉은 이날 18.2% 급락했다.

퍼스트아메리칸트러스트의 제리 브라크만 수석투자책임자(CIO)는 "주식시장에서 패닉(공포)이 보인다"며 "우리 모두에게 최대 난제는 '지금이 바닥인가'이지만 바닥까지 이제 겨우 절반 정도 온 것 같다"고 말했다.

kirimi9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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