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15%↓·車 28%↓…무역수지 99개월 흑자행진 멈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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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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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0일 수출 27% 추락

저유가에 석유제품 53% 급감
對中·對美 수출도 17%씩 `뚝`

수출불황에 기업 자금난 가중
성윤모 장관 만난 자동차업계
"車개소세 감면 연장 해달라"


4월 수출이 유례없이 급감한 것은 코로나19 쇼크로 전 세계 소비와 투자 위축이 주력 품목 수출에 직격탄을 가했기 때문이다. 해외 공장 셧다운과 부품공급 차질 등으로 애로를 겪는 수출기업이 수출품을 내다 팔 곳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그동안 수출을 견인하던 반도체가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올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물거품이 되면서 올해도 극심한 수출 한파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도 최근 사상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경기가 추락한 상태다.

이달 1~20일 수출액은 -26.9%를 기록했다. 품목이나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수출이 줄어들었다. 1~20일 조업일수가 지난해 4월보다 이틀 적고 지난해 4월 수출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기저 효과'도 작용했다.

반도체(-14.9%) 승용차(-28.5%) 석유제품(-53.5%) 무선통신기기(-30.7%) 자동차 부품(-49.8%) 등 주요 수출품이 모두 타격을 받았다. 반도체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잡히면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다시 증가하고 이를 위해 선제적으로 중국 기업이 재고 확보에 나설 것으로 기대됐지만 코로나19가 미국 유럽 등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중국에 이어 미국 유럽 등지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모든 산업 수요가 위축돼 반도체도 그 영향을 받았다"며 "서버 증설 수요가 있다고 하지만 전반적인 수요 감소를 상쇄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저유가 쇼크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이달 1~20일 평균 18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0% 넘게 폭락했다. 이 영향으로 주력 수출 품목인 석유제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액이 53.5% 급감했다. 게다가 수출 물량이 늘어도 유가 하락은 수출단가를 끌어내리기 때문에 전체 수출액은 휘청일 수밖에 없다.

수출 상대국별로도 중국(-17.0%) 미국(-17.5%) 유럽연합(-32.6%) 베트남(-39.5%) 일본(-20.0%) 등 주요 시장 수출이 일제히 위축됐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의 1차적 충격이 음식·숙박 등 서비스업에서 발생했다면 이제 그 여파가 제조업까지 미친 것"이라며 "앞으로 수요 부진 영향이 전 세계, 전 산업에서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 폭락 여파로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34억55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98개월 연속 이어오던 무역수지 흑자 행진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동차·정유 등 산업계는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이날 열린 간담회에서 현대자동차·한국GM 등 5개 완성차 업체 대표와 부품사 대표들은 정부에 신규 유동성 지원과 내수 진작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특히 매출이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임금 등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유동성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또 6월이면 종료되는 개별소비세 감면 연장과 취득세 감면 조치도 추가로 요청했다. 부가가치세·관세 등 세금 납부 기한도 6~9개월 연장하고 올해 적용하는 자동차 온실가스 기준을 지난해 수준(100g/㎞)으로 낮춰달라고 호소했다.

기획재정부가 삼성전자 포스코 등 주요 수출입기업 임원과 함께한 간담회에서도 수출기업들은 정부에 외화 유동성 추가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급망 충격과 대외 수요 급감으로 우리 수출에 대한 부정적 파급 영향도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염려했다.

문제는 이 같은 수출 쇼크가 수출 불황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은 최소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며 심하면 하반기에도 마이너스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찬종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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