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로 의료붕괴… 작년 12월에만 초과 사망 50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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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3.22. 오후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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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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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발표 코로나 사망자는 ‘1900명’이었지만
실제론 5000명이 코로나 외에도 수술·항암못해 사망

20일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 환자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은평구에 사는 이모(77)씨는 지난 12일 자정쯤 집에서 가슴에 통증을 느꼈다. 아내가 119를 불렀고, 앰뷸런스를 타고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병원 응급실에 환자가 가득차 더는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태였다. 다시 앰뷸런스를 타고 중앙대병원으로 향했다. 응급실엔 여유가 있었지만, 이번엔 수술실이 만실(滿室)이었다. 다시 앰뷸런스에 올라 한양대병원으로 갔다. 이번엔 응급실과 수술실에 모두 여유가 있었다. 수술실에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이씨는 더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리고 영영 일어나지 못했다. 새벽 3시30분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사망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은 수많은 이들도 이씨와 같은 간접 피해로 세상을 떠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현재 진행중인 코로나 대확산의 초입이었던 작년 12월 한달간에만, 국내 총 사망자 수가 예년 동월 대비 5000명 이상 급증했다. 공식 집계된 해당월 코로나 사망자 수 1900여명의 배(倍)를 훌쩍 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를 ‘초과사망’이라고 표현했다.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의료진 부족 등 코로나 여파로 발생한 사망자란 의미다.

이번 코로나 대유행은 작년 11월 무렵부터 시작됐다. 많아야 10명대이던 일일 사망자 수가 급증하더니 12월22일에는 109명까지 치솟았다. 이후 사망자는 1월 한달간 잠시 줄었다가 가파르게 치솟았고, 이달 16일에는 인구 1억명 미만 국가 가운데 1위가 됐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국내 총사망자 수는 3만1634명을 기록했다. 2020년 이전 5년 평균(2만6464명)보다 5170여명이 더 세상을 떠난 것이다.


12월 사망자 수는 2016년 2만5324명에서 2만6883명→2만6523명→2만6722명→2만6866명(2020년)으로 5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오다가, 작년 12월 갑자기 20%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망자 급증을 코로나 여파로 해석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예년 대비 늘어난 사망자 수는 ‘초과 사망’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쉽게 말해 코로나가 없었다면 죽지 않았을 사람의 숫자”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공식 집계되는 코로나 사망자 수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사망한 숫자만을 가리키는데,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코로나에 감염되고도 검사를 받기 전에 숨진 경우가 있고, 코로나로 인한 의료 과부하로 수술이나 항암 치료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해 숨진 경우도 많다”며 “그러한 죽음의 숫자를 모두 합산한 것이 초과 사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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