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고건 전 총리 발탁은 실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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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과 집권 세력 따돌림 당하는 것 막지 못해" -


<8뉴스>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노무현 대통령이 고건 씨를 총리로 기용한 것은 실패한 인사였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정계개편을 둘러싼 열린우리당내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양만희 기자입니다.

<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평통 자문회의 상임위원회에 참석해, 외교안보 정책의 경과를 하나하나 설명했습니다.

먼저, 집권 초기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대통령의 통치행위라고 해도 투명하고 합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국민들의 요구가 강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 뒤, 미 육군 2사단을 후방으로 빼는 것 이른바 인계철선 후퇴에 동의한 것은, 미군에 대한 심리적 의존 상태를 해소해야 한다고 판단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 미국한테 매달려 가지고 바지 가랑이 매달려 가지고 미국 엉덩이 뒤에 숨어서 형님, 형님, 형님 백만 믿겠다, 이게 자주 국가의 국민들의 안보 의식일 수 있겠습니까?]

지난 7월 북한이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을 때, 요란하게 대응하지 않았다고 해서 구박 받았지만 국민을 불안하게 할 필요가 없다고 대통령은 강조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 우리나라 안보 그렇게 북 치고 장구 치고, 요란 떨지 않아도 충분히 한국의 안전을 지켜낼 만한 국력이 있고 군사력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보수 진영에선 전직 국방장관들이 작전통제권 전환을 반대하는 등 반대로 일관해 왔다고 대통령은 직설적으로 공박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 그래서 작통권 환수하면 안 된다고 줄줄이 몰려가서 성명 내고, 자기들이 직무유기 아닙니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이런 갈등 상태를 해소해 보려고, 고건 씨를 총리로 기용했지만 대통령과 집권 세력이 따돌림 당하는 걸 막지는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 중간에 선 사람이 양쪽을 끌어당기질 못하고 스스로 고립되는 그런 결과가 되기도 하고요, 하여튼 실패한 인사입니다.]

링컨 대통령의 포용인사처럼 정동영, 김근태 씨를 기용했지만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보수 진영은 6.25가 남침인지 북침인지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을 장관으로 지명한 것처럼 공세를 펴서 참으로 억울했다고 대통령은 격정적인 어조로 울분을 토로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 모든 것이 노무현 하는 것 반대하면 다 정의라는 것 아니겠습니까? 흔들어라 이거지요. 흔들어라. 난데없이 굴러 들어온 놈.]

대통령 후보 시절을 연상하게 하는 대통령의 연설은, 집권 마지막 해를 앞두고 특히, 외교 안보 분야에서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보입니다.

양만희 manba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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