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클래식 칼럼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 겸 비올리스트로 활동 중인 박소현입니다. 네이버 블로그의 '프로그램 노트에 담긴 클래식'을 맛있게 각색하여 올리고 있으니 원글도 많은 사랑 부탁드리겠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지점을 가지고 있는 프렌차이즈 카페, 우리가 흔히 '별다방', '스벅'이라고도 부르는 '스타벅스 (Starbucks)'는 1971년, 미국 시애틀에서 처음 생긴 카페로 1999년 한국에 지점이 생기며 현재까지 다양한 메뉴들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설가 '헤르만 멜빌 (Herman Melville, 1819-1891)'의 1851년 소설 '모비딕 (Moby Dick)'에서 흰 고래 모비딕을 사냥하러 나가는 포경선 '스타벅 (Starbuck)'의 이름에 복수형인 'S'를 붙인 '스타벅스 (Starbucks)'는 선원들을 홀려 바다에 빠져 죽게 만드는 세이렌의 형상을 로고로 쓰고 있는데요. 다양한 스타벅스의 음료 중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음료이기도 하며 가장 잘 팔리는 음료 중 하나가 바로 '스타벅스 돌체 라떼 (Starbucks Dolce Latte)'입니다.
2013년에 봄 한정 메뉴로 출시되었다가 폭발적인 반응에 힘입어 스타벅스의 고정 인기 음료가 된 스타벅스 돌체 라떼, 현재는 '돌체 라떼 (Dolce Latte)'란 이름으로 많은 카페에서 메뉴로 판매되고 있으며, 마트나 편의점에서도 여러 종류의 돌체 라떼 음료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다른 스타벅스의 음료도 마찬가지이지만, 돌체 라떼 역시 "커피 - 카페인 / 디카페인, 우유 - 그냥 우유 / 저지방 우유 / 두유"로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으며, 부드럽다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돌체 (Dolce)'를 무척이나 반영한듯 머리가 아플 정도로 단 맛이 느껴지게 하는 기본 바닐라 시럽 3번을 시럽 2번이나 시럽 1번으로 변경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음료입니다.
* 필자는 디카페인 커피에 두유를 섞고 바닐라 시럽을 1번 넣거나 아예 넣지 않는 것을 선호한답니다..
이토록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스타벅스의 시그니처 커피 중 하나인 돌체 라떼를 마시다보면 연상되는 클래식 작품이 하나 있답니다.
독일의 천재 오르가니스트 '라인베르거 (Josef Rheinberger, 1838-1901)'는 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고향 '바두츠 (Vaduz)'의 교회 오르가니스트로 활동하였던 신동으로 작곡에도 큰 재능을 보여 1845년, 역시 7살의 나이에 자신의 첫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로 한 음악가입니다. 뮌헨 음악원에 12세의 나이로 입학하여 큰 명성을 떨치던 라인베르거는 그러나 1866년, 28세의 나이에 오른손에 치유가 되지 않는 큰 질병을 얻게 되어 오르가니스트로서의 활동을 접어야만 하였습니다. 그러나 왕립 아카데미의 교수를 역임하며 교육과 작곡의 길을 걷게 되며 무려 200여곡의 작품을 완성하였습니다.
그가 작곡한 20곡의 오르간 소나타는 현재까지도 오르가니스트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작품이며 그 외에도 12곡의 미사, 레퀴엠 등의 종교 작품을 작곡하였습니다. 특히 낭만과 바로크 음악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오르간 앙상블 작품들은 바이올린과 오르간, 피아노와 오르간, 바이올린과 첼로와 오르간 등 보기 드문 독특한 조합의 음악들을 만들어내며 '파이프 오르간' 작품들이 엄숙한 교회 음악만이 아닌 대중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음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습니다.
그 중 라인베르거가 49세가 되던 1887년에 작곡된 '바이올린과 오르간을 위한 6개의 모음곡 작품번호 150번 (6 Stuecke fuer Violin & Orgel, Op.150)'은 라인베르거의 원숙미와 노련함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1888년 라이프치히에서 초판이 발행된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 '베노 발터 (Benno Walter, 1847-1901)'에게 헌정된 작품입니다.
1. 변화가 있는 테마 (Thema mit Variationen)
2. 전원곡 (Pastorale)
3. 지그 (Giga)
4. 비가 (Elegie)
5. 밤의 노래 (Abendlied)
6. 서곡 (Overture)
위와 같이 6개의 곡을 모은 이 모음곡은 독특하게도 서곡이 마지막으로 들어가 있는데요. 현재는 1번과 5번의 순서를 바꿔서 연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모음곡의 1번 곡이지만 현재는 마지막 곡으로 화려한 엔딩을 장식해주는 '변화가 있는 테마'는 아름다운 선율의 주제와 6개의 변주로 이뤄져 있는 바이올린의 기교적인 부분이 강조가 된 작품입니다.
돌체 라떼를 마시면, 처음에는 부드러운 거품이, 그 다음에는 머리가 짜릿해질 정도의 달달함이, 그 후에는 우유나 두유의 구수함과 커피의 진한 향이, 그리고 마지막의 시린듯 텁텁한 느낌의 여운 후에 또 한잔 마시고 싶은 아쉬움이 찾아오는데요.
오르간의 화성 진행 속에 다양한 변형과 카덴차를 진행하는 바이올린이 매우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라인베르거의 최고의 앙상블 작품 중 하나인 '변화가 있는 테마' 역시 돌체 라떼처럼 부드럽지만 변화무쌍한 중독성 강한 음색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돌체 라떼 한잔을 음미하며 라인베르거의 작품을 음미해보시면 어떨까요?
* 원 글은 https://blog.naver.com/tschiny/221414613316 에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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