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명중률 6%” 이것은 복권이 아니라 ‘소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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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0.01. 오후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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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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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일) 국군의 날이지만, 이래선 안되는 어이없는 무기개발 사업을 짚겠습니다.

K-11 복합소총 개발사업입니다.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된 명품 무기라고 선전해왔었죠.

그런데 개발된 무기 9백여 정이 무기고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명중률이 고작 6%, 치명적 결함이 발견된겁니다.

그럼에도 이 무기개발사업은 계속됐습니다.

사업기간 19년 동안 들어간 예산이 천백억원 이상입니다.

감사원이 지난달에야 사업을 접으라고 통보했습니다.

K-11 복합소총 무기개발사업의 문제점,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첨단 미래 화기 K-11 복합형 소총, 숨어있는 적군을 제압하는…"

K-11은 은폐한 적을 제압하는 복합형 소총입니다.

머리 위에서 터진 유효 파편으로 표적을 공격하는 공중폭발탄과 자동소총을 결합한 겁니다.

실제 사격 성능은 어떨까.

KBS가 입수한 5월 시험사격 영상입니다.

["500미터 50번째 마감탄!"]

5백 미터 거리에서 50발을 쏩니다.

임시 구조물이 표적인데, 엉뚱한 지면에서 탄약이 터지고…

이번엔 표적 앞 공중에서… 역시 명중과는 거리가 멉니다.

군 당국은 이날 시험 사격 결과를 비공개했습니다.

[군 당국 관계자/음성변조 : "감사 결과로 나온 거라서 결과를 오픈하는 게 제한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표적과 탄착점을 입수해 하나씩 찍어보니 50발 중 유효탄은 단 3발, 명중률 6%였습니다.

군의 명중률 하한선인 50%에 턱없이 못 미칩니다.

양산 1년 만인 2011년에도 명중률은 8.8%에 그쳤으나, 국방부는 합격 처리했습니다.

2014년엔 청와대와 검찰까지 나서 문제 삼았지만, 사업은 순항했습니다.

균열 5번, 폭발 2번, 원인미상 오작동 2번,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K-11 개발로 12명이 훈장이나 표창을 받았습니다.

[김병기/민주당 국회의원 : "당시 국방부와 합참이 K-11 소총 문제를 알고도 덮었습니다. 이로 인해 막대한 예산이 추가로 낭비됐습니다. 당시 국방부와 합참이 왜 덮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난달에야 감사원은 K-11 사업을 중단할 것을 통보했고, 방사청은 이달 중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습니다.

K-11 개발에는 지금까지 예산 1,149억이 들어갔고, 사업이 계속되면 3,000억 원이 더 들어갑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김준범 기자 (jb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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