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대참사>40代 취업자 20년來 최대폭 감소… 韓경제 ‘허리’가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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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비 14만8000명 줄어들어

33개월 연속 감소 ‘역대 최장’

실업률 3.7%… 0.3%포인트↑

‘산업 중추’ 제조업 감소세 커

도소매·음식점업 등 18만명↓

‘최저임금發 고용악화’ 현실화

전문가 “정책 근본적전환 시급”


통계청이 17일 내놓은 ‘고용동향’(2018년 7월)은 우리나라가 경제 위기를 겪지 않은 상황에서 맞은 사상 최악의 ‘고용 지옥(地獄)’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일부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내세워온 ‘일자리 정부의 종언(終焉)’이라는 극단적인 평가도 나온다.

올해 7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전년 동월 대비 5000명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월(-1만 명) 이후 8년 6개월 만에 가장 적다. 산업별로 보면, 한국 경제의 중추(中樞)인 제조업 취업자가 12만7000명 줄었고, 인력알선 및 공급업 등을 포함하고 있어 최저임금의 무리한 인상의 직접적 영향을 받은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취업자가 10만1000명 줄었다.

7월 10일 고양 꽃 전시관에서 열린 ‘2018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현장채용 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일자리 상황을 살펴보면 최저임금의 무리한 인상이 일자리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올해 7월 통계청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3대 업종으로 꼽는 도매 및 소매업(-3만8000명), 숙박 및 음식점업(-4만2000명),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등에서만 지난해 7월에 비해 취업자가 18만1000명 줄었다.

지난해와 올해 일자리 관련 추가경정예산으로 14조8000억 원, 올해 일자리안정자금 약 3조 원 등 무려 17조 원이 넘는 돈을 추가로 쏟아부었지만, 최저임금의 무리한 인상 등 일자리를 갉아먹는 나쁜 정책의 악영향이 더 컸다는 뜻이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9%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물가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조선업 등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에 따른 악영향이 있지만, 경기가 나빠서 고용이 악화하고 있는 측면보다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최근 일자리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청와대는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생산가능인구(15∼64세에 해당하는 인구) 감소 등이 반영되지 않으므로, 인구변동 요인이 반영되는 고용률과 실업률 등의 지표를 봐달라”고 요구했다. 올해 7월 고용률(취업자를 15세 이상 인구로 나눈 비율)은 61.3%로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67.0%로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떨어졌다.

통계청은 “고용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인구 증가 폭 둔화 폭보다 취업자 증가 폭 둔화 속도가 더 빠르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연령계층별로 분석하면, 올해 7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허리’인 30대와 40대 취업자 수 감소 폭은 각각 9만1000명, 14만8000명을 기록했다. 특히 40대 취업자 수 감소 폭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8월(-15만2000명) 이후 19년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올해 7월 실업자는 103만9000명을 기록하면서 7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어서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6월부터 2000년 3월까지 10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어선 뒤 18년여 만에 처음이다. 올해 7월 실업률도 3.7%를 기록,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높아졌다. 청와대가 제시하는 기준으로 살펴봐도, 최근의 고용 상황은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악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7월 취업자 수 증가 폭 5000명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 만큼 나쁜 수치”라며 “정부가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재정이나 세제 지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은 이미 지났고 최저임금의 무리한 인상 등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온 각종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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