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 “세금 얼마나 더 내는지 밝혀봐라. 말도 안 되는 기사” 반발
9.13 부동산대책으로 종부세 더 내야하는 이, 주택소유자 1.6%에 불과
이 기사는 이날 오전 포털 사이트 많이 본 기사 순위에 오르면서 오후 2시 현재 네이버에는 1만2000여개의 댓글이, 다음에는 8200여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댓글을 들여다보니, 참여정부 때 ‘종부세 세금폭탄론’의 학습 효과 때문일까요. ‘종부세 폭탄론’에 대한 비판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서울 강남구에 재건축 단지 2채를 보유한 최성덕(71·가명)씨는 “금융소득 외에 소득이 없는데 세금만 갈수록 느니 미칠 지경”이라며 “집을 팔 수 있는 퇴로를 열어 주고 규제를 해야지 다주택자가 무슨 죄인이냐”고 말했다. 8·2 대책에 따른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인해 보유한 주택을 팔고 싶어도 못 판다는 얘기다.
“강남에 재건축아파트 2채 가진 71살 노인이 금융소득 외엔 소득이 없다고… 세금 중과에 볼멘소리???????? 부동산 정책 확실히 밀고 갑시다. 지방에 집 한 채 가진 사람들은 전혀 이 정책으로 손해 안 봅니다.” (아이디 melo)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팔 시간을 충분히 주었다. 하지만 집값이 오르니 팔지 않은 것이다. 집값이 올랐으면 오른 만큼 세금 내라.” (아이디 바람의 파이터)
“집값 떨어지면 나라에서 세금 깎아줄 겁니다. 아직 재산은 가지고 있으니 그 재산에 대한 세금 내야죠. 세금 내기 싫으면 국가라는 보호 울타리에서 벗어나시면 됩니다. 어디 세금 안 내는 나라 찾아서 이민 가세요. 어디 원시 부족 이뤄 사는 곳은 세금 안 내려나?” (아디이 aldu)
송파구 잠실동 전용 84㎡ 아파트에 사는 ‘1가구 1주택자’ 이모(40)씨는 “투기꾼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지 납득이 안 간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집값이 올랐다고 해도 집을 팔아 차익을 얻은 것도 아니고 10년 전 결혼할 때 대출을 최대한 끌어다 내 집을 마련해 살고 있는데 이젠 빚내서 세금을 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한 푼도 오르지 않거나 한 달에 5000원 정도 더 내야 하는 세금이 “왜 이렇게 많은 세금”인지 궁금합니다. 잠실동 일대 아파트는 1년 전보다 시세가 많게는 30% 정도 급등했습니다.
심지어 시가 34억원 이상의 1주택 소유자(과표 12억원 구간)라고 하더라도 이번 대책으로 인한 종부세 인상 상한선이 150%로 제한돼 있습니다. 아무리 고가의 대형 주택을 소유했다고 해도, 이번 대책으로 지난해보다 1.5배 이상의 종부세는 내지 않도록 제한을 뒀다는 얘기입니다. 또 1주택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산출세액에서 40% 감면) 말고도 70살 이상 고령자 공제(30% 감면)을 적용합니다.
“잠실 30평대 1주택자 세금 얼마나 더 내는지 밝혀봐라. 말도 안 되는 기사” (아이디 nyjy)”
“10년 전에 융자받아 샀으면, 투기 아닌 투자라는 것은 인정해도, 지금 부동산으로 남들 10년 연봉보다 더 올랐는데, 그 정도 수익에 대한 연간 100만~200만원 세금이 그리 분통 터질 일인가요? (아이디 막강최강)
물론 댓글 가운에 ‘이모씨’와 같이 분통을 터뜨리는 이들도 찾기 어렵진 않습니다. “집은 팔아야 돈인 건데 집 한 채 대출 올인해서 살며 현금도 없이 근근이 사는 사람한테 집값 올랐으니 세금 왕창 올린다면 누가 좋아함. 버는 돈은 똑같고, 이 집은 팔 집도 아니면 세금만 왕창 오른 게 맞음. 다주택자 과세하는 건 그렇다 쳐도, 1주택자 과세는 그냥 나가 죽으라는 말밖에 안 됨” (네이버 댓글)이라는 것이죠.
자유한국당도 이번 정부 대책에 대해 “과도한 세금 부담”이라며 이런 여론에 불을 붙이고 있습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가만히 집 한 채 가지고 있는 중산층에게까지 세금 폭탄이 현실화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무주택자 등의 처지에서 보면 이런 반응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더 많습니다.
“강남에 시세 18억짜리 집 있는 사람이 보유세 94만원 정도 내다가 110만원 정도(실제는 104만원입니다)로 오른 게 당연하지, 그게 그렇게 억울하면,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 보며 살 엄두도 못 내는 집 없는 서민들은 얼마나 억울하겠나?” (아이디 ing)
이 때문에 최씨나 이씨와 같은 불만 사례를 집중 부각해 ‘세금 폭탄론’을 지피려는 <중앙일보>와 같은 보수언론의 시도에 많은 누리꾼들은 ‘더는 속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산이 많은 사람이 세금 더 많이 내는 건 당연한 건데 또 참여정부 때처럼 언론이 선동하네요ㅎ 집 가진 사람, 아닌 사람 갈라치기해서 세금폭탄이라고 선동하는데 1주택자는 세금 많이 안 오릅니다. 걱정 말고 정부는 다주택자 세금 중과해주세요~” (아이디 sw67)
하지만 앞으로도 ‘세금 폭탄론’은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종부세 개정안 등 9.13 부동산대책도 아직까지는 정부의 방안일 뿐 이를 실현하려면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하고, 실제 국회에서 통과될 때까지 쉽지 않은 과정이 예상됩니다. ‘가만히 집 한 채 가지고 있는 중산층’이 내야 할 세금이 ‘폭탄’ 수준이라는, 정확하지 않은 보도에 더는 가만 있어선 안될 까닭입니다.
이지은 박다해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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