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단계 연장 '리마인드 방역'…위험 여전한데 병상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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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9.04. 오후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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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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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24일 오후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시민들이 비말 차단용 마스크 구매에 앞서 받은 번호표와 마스크를 교환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연장이 결정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해 의학 전문가들은 이번주 첫 시행으로 일정 부분 효과를 거뒀으나 다음주에도 철저한 거리두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증상 감염자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질 수 있다는 판단 등에서다. 환자가 더 늘어날 경우 병상이 확보되기 전 진료 시설이 포화되는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정부 "2.5단계 연장…확산세 고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4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13일까지 일주일 더 시행하기로 했다. 강화된 거리두기는 6일 종료 예정이었으나 하루 200명 가까운 신규확진자가 나오고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상황을 감안해 연정한 것으로 읽힌다.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발생 신규확진자 수가 189명이라고 발표했다. 신규확진자 수는 2일 253명 3일 188명으로 이틀째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14일 간의 일평균 신규확진자 수는 약 286명이다.

연장 방침에 따라 이른바 '2.5단계'가 적용되는 수도권 소재 프랜차이즈 카페, 제과점, 빙수(아이스크림)점은 '포장·배달' 판매만 할 수 있다. 개인 카페·음식점에서도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수도권 외 지역을 대상으로는 20일까지 2단계가 실시된다.


전문가 "2.5단계 성과 있지만…위험 여전, 병상 부족"


수도권 지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31일 서울 시내의 한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을 찾은 시민들이 음료 주문을 하고 있다.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됨에 따라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 등은 21시부터 다음날 05시까지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한 제한 영업을 실시하고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하다. 2020.8.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첫 2.5단계 진행 상황을 돌아본 감염병 전문가들은 시행을 통해 코로나19 폭증은 막았지만 다음주에도 최대한 모임을 가지지 않는 생활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국민이 거리두기에 동참해 환자 폭증이 억제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며" "전반적인 경각심이 올라서 이동과 모임이 많이 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아파트·도서관·김치공장·병원이나 배달 과정 등 각종 생활 현장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200명에 가까운 일일 신규확진자는 사실상 3단계 상황을 뜻는데 여전히 집단 감염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음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무증상 감염자가 많아 어디에서 감염원을 만날지 모른다"며 "어느 곳을 피해야 할지 예측이 가능했던 과거보다 더 위험하다"고 했다. 이어 "모임을 미루거나 외출시 마스크 등 방역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창훈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5단계로 확진자 감소 등 일정 효과를 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확진자는 감소한 한편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깜깜이환자나 위·중증환자가 늘어났다는 점을 무겁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에 따르면 전체 환자 중 깜깜이 환자는 약 24%를 차지한다.

질본에 따르면 4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157명이다. 지난달 27일 46명이던 위·중증환자는 31일 79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이달 1일 104명에 이른 뒤 계속 증가하는 모습이다. 한 교수는 "정부도 병상 마련에 나섰지만 병원은 병상 포화가 목전이고 의료진도 점점 지쳐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방역 구멍 막고 현실 상황에 맞게 수칙 지켜야"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강화된 가운데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6일까지를 ‘천만시민 멈춤주간’으로 선포했다. 2020.9.1/뉴스1

천 교수는 "정부가 2.5단계의 '방역 구멍'으로 불린 제과점, 패스트푸드점 등의 실내 이용 여부를 프랜차이즈 카페와 동일하게 조정한 점은 긍정적"이라며 "무증상 감염자를 통한 확산이 일어나지 않도록 방역 헛점 관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지원을 해서라도 코로나19 단계와 상관없이 식당 등이 격벽 설치를 해나가도록 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가 종결되고 1단계로 내려간 뒤 재차 대유행 발생을 막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한 교수는 "중환자가 폭발적으로 늘면 병원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제와 생활이 힘드시겠지만 비대면 생활을 철저히 해 현 유행을 빨리 끝내는 게 최선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현 건국대학교병원 정신의학과교수는 "통제와 예측이 불가능한 코로나19에 모두가 지치고 실망하는 국면"이라며 "코로나19 종식 등에 관한 예측을 잠시 멈추고 현실 상황을 받아들인 뒤 그에 맞는 방역 수칙과 규칙적인 생활을 이행하는 게 신체·정신건강을 챙기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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