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코로나19 백신 접종 시작…국내 백신 개발사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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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 항체 형성되면 임상 어려워
메르스 종식되고 치료제 개발 중단
“백신 자주권 위해 정부 지원 절실”
[이데일리 김유림 기자] 한국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백신 개발에 나선 국내 바이오 기업의 향후 임상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나온다. 전 국민이 코로나19 항체가 형성되면 사실상 임상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백신 개발사들은 임상 계획 차질 가능성에 대해 토로했으며, 백신 자주권을 위해서는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27일 오전 서울시 중구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예방접종센터에서 화이자 백신 1호 접종을 받은 환경미화원 정미경 씨가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총 6곳이 임상 시험 허가를 받고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중 국제백신연구소의 DNA백신 ‘INO-4800’은 미국 기업인 이노비오와 협력해 개발 중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이 개발하고 있는 대표적 백신은 제넥신(095700)(DNA백신, 1/2a상), 진원생명과학(011000)(DNA백신, 1상), SK바이오사이언스(단백질 기반 백신, 1상), 셀리드(299660)(바이러스벡터백신, 1상), 유바이오로직스(206650)(합성항원 백신, 1상) 등 총 5개다.

지난달 26일 우리나라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일상으로의 회복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보건 당국뿐만 아니라 전국 지자체는 오는 9월을 1차 접종 완료 시기로 정하고, 11월까지 집단면역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백신 임상은 건강한 성인에게 접종을 하는 임상이다. 위약과 백신 두 군으로 나눠 코로나19에 감염된 비율을 비교해 효능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오는 9월까지 전 국민 접종을 완료할 경우 국내에서 진행되는 코로나19 임상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코로나바이러스 일종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역시 피시험자 모집이 어려워 개발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한국은 2015년 5월 메르스 확진 환자가 처음 나왔고,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공식 감염자 및 사망자 2위라는 ‘오명’을 남겼다.

당시 진원생명과학과 일양약품(007570), 우진비앤지(018620), 녹십자(006280) 등 여러 기업들이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한다고 자료를 배포했으며, 테마주로 부상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그러나 국내 메르스가 종식되면서 진원생명과학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임상 진입조차 못했다.

현재 국내 기업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아직 임상 초기 단계이며, 내년 출시 계획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회사 모두 대규모 피시험자가 필요한 임상 3상 진행이 어려울 가능성에 대해 인정했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백신 임상 3상은 수만 명을 필요로 하는데 임상 시험이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의료체계가 갖춰진 국가들이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모집 수치다”고 설명했다. 셀리드 관계자는 “2상까지는 큰 무리가 없겠지만, 3상부터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백신 자주권을 갖기 위해서는 정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5개 회사 모두 대규모 임상이 어려운 동일한 상황이 될 거라서 관련 학계, 기관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리드 관계자는 “백신 개발사들이 정부에 요청하는 게 이미 글로벌 빅파마가 성공한 임상 시험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표준화해, 기존 백신과 개발 중인 새로운 백신의 비교 임상을 진행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감염병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해외 백신에 의존할 수는 없다”며 “내년에는 국내 백신이 출시돼야 예산도 절약될 수 있고, 백신 자주권도 확보된다. 현실적으로 원래의 대규모 임상을 하기 힘들어 비교임상을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김유림 (ur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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