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비싼 거 아니다, 총선은 부동산에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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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박람회 릴레이 인터뷰] [4] '올해의 족집게' 이상우 대표

"전문직·대기업 임금도 오르고 공급 줄어드니 신축 뛸 수밖에…
내년에 완성될 '서울내 신도시' 신길과 고덕에 주목해야"


올해 연초까지만 하더라도 부동산 시장은 쌀쌀했다. 서울 집값이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였다. 그런데 조금씩 훈풍이 불면서 '봄이 오나' 싶더니, 어느새 뜨거운 여름이 됐다.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는 올해 부동산 시장의 상승 전환을 예측해 '족집게'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유진투자증권에서 스타 부동산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 최근 독립했다. 이 대표는 다음 달 6~7일 열리는 '2020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돈 되는 저평가 서울 부동산 톱3'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박람회 입장은 유료(5000원)지만 홈페이지(www.chosun-moneyexpo.com)에서 사전 등록만 하면 무료다.

◇"서울 아파트, 여전히 고평가 아냐"

이 대표는 "아직도 서울 부동산은 비싸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2014~2015년 이전까지는 부동산이 저평가된 자산이었지만, 지금 그 단계는 지나서 '싸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렇다고 거품이 낀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여전히 '거품'이 아니라고 보는 근거는 잠재적인 수요층의 소득 상승이다. 그는 "서울 핵심 지역 아파트의 잠재적인 수요층은 전문직·대기업 직원 등 중산층"이라면서 "작년에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하고, 공무원·공공기관 임금이 꾸준히 오르는 등 중산층 소득은 무시 못 할 속도로 오르고 있다"고 했다.

다음 달 6~7일 ‘2020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돈 되는 저평가 서울 부동산 톱3’라는 주제로 강연하는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 올해 초 서울 부동산 가격이 하락세를 벗어나 상승할 것으로 예측해 ‘족집게’ 전문가로 명성을 얻은 그는 “아직 서울 부동산은 비싸지 않다”고 주장한다. /김연정 객원기자


여기에 정책적인 요인도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진단이다. 수요가 제자리걸음이더라도 공급이 줄어들면 가격이 뛰는데, 지금 정책이 딱 그 모양새라는 얘기다. 이 대표는 "서울에 신규 주택 공급을 하는 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 사업으로만 가능하다"면서 "서울 집값을 잡으려면 그걸 풀어줘야 하는데 정책은 오히려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신규 주택 공급 부족은 '신축 주택'의 품귀 현상으로 이어진다. 주거의 질(質)을 강조하는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런 요인이 더해지면 신축 아파트 가격이 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신축 아파트의 가격이 먼저 오르면 그 주변의 오래된 아파트 가격도 덩달아 뛰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른바 '키 맞추기'다. 신축 아파트 가격이 훌쩍 오를 경우 '구형 아파트가 조금 낡기는 했지만, 옆의 새 아파트보다 2억~3억원씩이나 쌀 이유는 없다'는 인식이 퍼지며 가격이 함께 오른다는 것이다.

◇"4월 총선과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주목해야"

그는 당분간 서울 내 주택의 차별화된 매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서울에서는 교통이 나쁜 곳을 찾기가 어렵고,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면서 "그러면 '수도권까지 나가서 살아야 할 이유가 뭐냐'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자리가 많은 주요 도심과의 접근성을 말하는 '직주 근접성' 측면에서 수도권이 서울을 이기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그가 내년에 서울 부동산이 차별화될 것으로 내다보는 요인은 '서울 내 신도시의 완성'이다. 이런 맥락에서 신길과 고덕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신길은 내년 초부터 3개 단지가 입주하면서 새 아파트촌으로 바뀔 것"이라면서 "4년 전 마포래미안푸르지오가 입주하며 확 바뀐 마포를 생각해보라"고 했다. 고덕 역시 재건축 단지들의 입주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큰 변화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꼽은 추천 지역은 강남이다. 그는 "강남을 추천한다는 건 '디폴트(기본)'나 마찬가지"라면서 "사치품은 언제나 선망의 대상이기 마련"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꼽은 관전 포인트는 내년 4월 총선이다. 그는 "선거 때가 되면 아무리 거물급 정치인이라도 지역 현안을 무시하기 어렵고 가급적 해결하려고 시도하기 마련"이라고 했다. 부동산 시장 입장에서는 지역마다 호재가 생기기 쉽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자사고·국제고·외고의 일반고 전환이 강남 집값에 다시 한 번 불붙일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고액 자산가들과 자주 만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요즘 부자들의 관심사를 '현금성 자산에 대한 극도의 혐오'와 'S(수퍼)급 자산에 대한 선호'로 요약했다. 최근 '마이너스 금리'까지 거론되는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예·적금 같은 현금성 자산에서 매력을 찾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위험이 큰 자산에 쉽게 손을 뻗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그래서 강남 부동산처럼 시장이 흔들려도 가격이 잘 안 빠지는 초우량 자산에 뭉칫돈이 몰린다는 설명이다.

[이기훈 기자 m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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