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2배, 월세 40% 뛴 ‘황금알 임대’의 두 가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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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1.18. 오전 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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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이 100억 된 마포 용강동 건물
서울 마포구 용강동 지하철 5호선 마포역 인근 소·돼지고기 식당이 모여 있는 속칭 ‘고기골목’. 마포대로에서 마포유수지공영주차장 뒷골목으로 5분쯤 걷다보면 6층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네모난 작은 갈색 타일을 이어붙인 외관으로 빈티지한 분위기를 풍긴다. 층마다 널찍한 창을 내 안에서 식사하면서 한강을 볼 수 있다. 1층에는 젊은이들 사이에 맛집으로 입소문이 난 고깃집 ‘고도식 마포점’이 있다. 뒷골목 건물이지만 지하1층~지상 6층까지 세입자가 꽉 차있다. 평일 저녁과 주말이면 건물에 입점한 ‘몰트바 루바토’, 스시집 ‘이요이요’ 등 식당과 주점에는 긴 줄이 늘어선다.

고깃집 '고도식 마포점'이 1층에 입점해 있는 서울 마포구 용강동의 꼬마빌딩. 건축주는 낡은 빌딩(아래 사진)의 외벽과 창을 키우는 리모델링을 해 건물의 수익률을 5.2%까지 끌어올렸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낡은 건물 리모델링해 ‘한강뷰’ 명물로 재탄생

대지면적 356㎡, 연면적 1118㎡로 1984년 준공한 이 건물은 원래부터 ‘핫 플레이스’는 아니었다. 베이지색 외관으로 눈에 띄는 빌딩은 아니었지만 고깃집과 노래방 등이 입점해 장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가면서 건물은 낡아졌고 임대료 수입은 크게 늘지 않았다. 2019년 이 빌딩을 58억원에 매입한 A씨는 과감하게 리모델링한 뒤 새 임차인을 찾기로 했다.

원래 이 건물은 남서쪽으로 한강을 끼고 있어 전망이 탁월했다. 하지만 기존 건물은 세로로 긴 창만 있어 바깥 풍경을 잘 볼 수 없었다. 건축주는 한강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건물 창을 크고 널찍한 정사각형으로 냈다. 이 건물 리모델링 컨설팅을 한 전하나 에이트빌딩중개법인 이사는 “건물주가 건물의 입지적 강점을 살리는 방식으로 리모델링하고, 직접 우량 임차인까지 물색한 덕분에 지금은 이 건물이 용강동에서 가장 ‘핫’한 빌딩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월 임대료 수입이 2400만원으로 연 수익률 5.2% 수준이다. 최근 100억원 정도에 매입하겠다는 매수자도 여럿 나타났다. 건물 가치가 매입가 대비 2배 정도로 뛴 셈이다.

최근 주택 규제가 촘촘해지면서 근린생활용도로 쓰는 중소형 빌딩에 투자하는 자산가가 늘고 있다. 하지만 근생 빌딩을 잘못 사면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투자에 실패할 위험도 있다. 땅집고는 중소형 빌딩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건물주를 위한 ‘중소형빌딩 자산운영관리 설루션’ 2기 과정을 다음달 22일 개설한다. 전하나 이사는 ‘스마트폰으로 시작하는 중소형빌딩 자산가치 분석 실전’를 주제로 강의한다.


‘경험 많은’ 리모델링 회사 선택해야

전 이사는 건물 수익률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임대차 관리’를 꼽았다. 건물주라면 우선 ‘누구나 탐낼만한 건물’을 만든 후 임차인과 협상해야 한다. 그런데 건물에는 투자하지 않은 채 무작정 좋은 임차인을 기다리면 공실 기간이 길어지고, 심리적인 압박까지 받게 된다. 결국 건물주 입장에서 불리한 임대차 조건이라도 받아들이게 되고 수익률도 나빠지게 된다.

전 이사는 “낡은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할 때 핵심 포인트는 경험 많은 리모델링 전문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리모델링은 신축보다 까다로운 공정(工程)이 많고, 준공 때까지 구청과 인·허가 문제로 소통해야 하는 상황이 더 많이 생긴다. 경험 많은 리모델링 업체라야 공정 리스크를 줄이고, 인허가 관청과 소통하는 노하우도 있다는 것이다.

전 이사는 건물 가치를 높이기 위해 ‘건물주의 적극적인 태도’도 중요하다고 했다. 부동산 컨설팅회사나 중개법인에 모든 걸 알아서 해달라고 하기보다 건물에 들이고 싶은 가게나 건물 콘셉트에 맞는 업종을 직접 찾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포구 용강동 건물주는 ‘고도식’ 매장을 직접 유치했다. 전 이사는 “원래 송파구 송파동에 본점을 둔 고도식 식당이 분점을 낼 건물을 찾고 있던 때라 건물주와 뜻이 맞았다”고 말했다. 5층 ‘루바토’와 3층 ‘이요이요’도 건물주가 직접 발굴했다.

건물주가 임대차 전문회사에 임차인 물색을 의뢰할 때도 최대한 구체적으로 요구 사항을 제시해야 한다. 에이커트리에서 빌딩 매입매각 자문을 담당하는 민성식 팀장은 “단순히 몇 평짜리 공간이 비어있다, 임대료는 얼마를 받고 싶다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면서 “해당 건물 특징과 장단점을 상세하게 전달해야 임대차 회사도 물건 소개서를 더 잘 만들 수 있고 좋은 임차인을 구할 확률도 높아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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