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측근 “이상호 룸살롱 사진, 김봉현 지시로 언론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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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0.23. 오후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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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 연합뉴스
'라임 사태'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46·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이상호(55·구속)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이 과거 서울 삼성동 룸살롱에서 함께 술을 마시는 사진이 지난 3월 언론에 공개됐다. 이 사진을 공개한 건 김 전 회장의 ‘작업’이었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23일 김 전 회장에게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 위원장의 4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 증인으로 참석한 김모 전 수원여객 재무이사에 따르면 당시 언론에 공개한 사진은 김씨가 직접 촬영한 사진이었다.

김씨는 “2018년 4월 말 김 전 회장 소개로 이 위원장을 만났다”고 진술했다. 검사가 이들의 사진을 촬영한 배경을 묻자 김씨는 “언론에서만 보던 사람(이 위원장)과 식사를 하니 신기했다”며 “동료들에게 자랑하려고 사진을 찍었다”고 답변했다.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 그래픽 차준홍 기자
김씨가 언론사에 사진을 제보한 건 김 전 회장의 지시였다. 그는 법정에서 “올해 3월 말 김 전 회장이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리려는 과정에서 이 사진을 올리게(‘제보했다’는 의미) 됐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난다”고 전제하면서도 “(김 전 회장이) 이 위원장과 관련해서 기삿거리가 될 수 있으니 언론에 노출시키라고 했다”고 말했다.

당시 김 전 회장은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 함께 도피 중이었다. 지난해 12월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잠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와 함께 촬영한 사진을 언론에 공개하면, 이 위원장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다. 결국 도피 중인 그가 이 위원장에게 일종의 ‘SOS(조난신호)’를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호 룸살롱 사진’ 배후는 김봉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구체적으로 김씨는 언론사 출신 박모 씨를 통해 특정 언론사와 접촉했다고 밝혔다. 다만 김씨는 “(김 전 회장이) 룸살롱 사진만 제보하라고 했다”며 “이 위원장에게 20억원 상당의 정치자금을 줬다는 의혹은 제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룸살롱 사진이 언론에 공개된 3월을 전후로 일부 언론은 ‘이 위원장이 김 전 회장에게 20억원을 받았다는 간접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증인 김씨가 일한 수원여객은 수원모빌리티가 2018년 인수한 기업이다. 수원모빌리티는 사모펀드 운용사 스트라이커캐피탈매니지먼트가 2017년 12월 설립했다. 스트라이커캐피탈매니지먼트는 라임자산운용에서 돈을 빌려 수원여객을 인수했다. 김 전 회장은 증인 김씨와 공모해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원여객 돈 24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이 “이날 진술은 이 위원장에게 불리한 내용이 있다”며 “검사가 불리한 진술을 회유하거나 묵시적으로 그런 분위기를 조성했느냐”고 묻자 김씨는 “전혀 그런 적 없다”고 답변했다.

이우림·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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