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도 1위로 키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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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1.30. 오후 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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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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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이재용 부회장-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회동서 밝혀…메모리 성장 둔화 보완]

삼성전자가 세계 1위인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플래시)에 이어 비메모리 반도체시장에서도 2030년까지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30일 경기 화성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장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만나 "비메모리 분야인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위기는 항상 있지만 이유를 밖에서 찾기보다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반드시 헤쳐 나가겠다"며 "반도체 투자를 지속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원내대표는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모든 분야에서 세계 1등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메모리 세계1위, 비메모리는 中에도 뒤져= 반도체 사업은 삼성전자 지난해 영업이익의 80%를 차지하는 핵심 부문이다. 2016년부터 시작된 메모리반도체 초호황을 타고 지난해 연매출 243조원, 영업이익 58조원의 역대 최대 성적을 이끌었다.

하지만 대부분 매출이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돼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4분기부터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현저하게 꺽이면서 삼성전자 위기론으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해법은 팹리스,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 강화다. 팹리스는 D램이나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반도체(데이터 저장장치)를 제외한 이미지센서(눈), 통신칩(귀), CPU(중앙처리장치·두뇌) 등 8000여 종의 제품군을 설계하는 분야를 말한다. 팹리스에서 설계한 도면에 따라 비메모리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부문이 파운드리다.

세계 반도체 매출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비중은 75%를 차지하지만 국내 업체의 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세계 1위인 미국(70%)은 물론, 대만(8%), 중국(4%)에도 밀린다. 세계 시장점유율 40~50%에 육박하는 메모리반도체 부문과 차이가 크다.

한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내세워 반도체 강국이라고 자화자찬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메모리 강국'일 뿐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에서도 메모리반도체 비중은 80~85%에 달하는 반면 비메모리 반도체 비중은 15~20%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용 모바일AP, 이미지센서 등 자체적으로 필요한 물량 위주로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이 돈다. SK하이닉스의 비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전체의 1% 정도다.

팹리스 분야에서도 국내 업체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세계 50대 팹리스 가운데 국내에선 LG 계열사인 실리콘웍스가 유일하다.

◇ 비메모리 성장 폭발, 위기이자 기회 =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 속도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스마트 기기 확대에 따라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AI 관련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만 해도 2017년 12억달러에서 2022년 158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2022년까지 연평균 5%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 1%의 5배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연초부터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 강화를 강조했다. 지난 4일 기흥사업장을 찾아 반도체·디스플레이 경영진을 만나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정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함께 전장용 반도체, 센서,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경우 2017년 전세계 순위 4위에서 지난해 2위(시장점유율 14.5%)로 올라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 삼성 '2030 전략', 관건은 인력 확보 =삼성전자는 2030년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도 전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이날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장(사장)이 홍 원내대표에게 설명했다.

문제는 기술격차와 인력난이다. 반도체에 처음 투자했던 1970년대부터 일본 영향으로 메모리반도체에 집중했던 데다 비메모리 반도체 역시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지난 50년 가까이 메모리반도체 쏠림 현상이 지속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세계에서 두번째로 파운드리 7나노 공정에 진입하면서 TSMC 따라잡기에 들어갔다. 경기도 화성에 6조원을 들여 파운드리 전용 공장도 건설 중이다.

현재 퀄컴의 5G(5세대 이동통신) 모뎀 스냅드래곤 5100과 IBM의 서버용 CPU를 수주하는 정도지만 올해 말 공장이 완공되고 대량 양산이 시작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업계에선 본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시스템 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보다 선두업체와의 격차가 큰 분야지만 한번 입지를 다져놓으면 수익성이 보장된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공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정부 국책사업이나 인력 양성 측면에서 반도체는 오히려 소외된 측면이 있었다"며 "정부가 반도체 관련 국책사업을 확대하는 등 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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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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