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국토부, 가덕도 의지 가져라” 장관 “반대한 것처럼 비쳐 송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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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2.26. 오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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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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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부산 부전역서 동남권 메가시티 보고받고 부산신항서 연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에서 열린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에 참석, 가덕도 공항 예정지를 선상 시찰하며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부터 관련보고를 청취하고 있다. 2021.02.25.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배를 타고 부산 가덕도 인근 해상을 찾아 신공항 필요성을 역설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안전성·경제성 등의 문제를 제기한 국토교통부 변창흠 장관을 데리고 다니며 “의지를 가지라” “책임감을 가지라” “반드시 실현시키자”라며 사업 추진을 독려했다. 이에 변 장관은 “송구하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야당은 “대통령이 노골적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1년여 만에 부산을 찾았다. 작년 2월 4·15 총선을 두 달 앞두고 ‘부산형 일자리 협약식’에 참석했는데, 이번에는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두 달 앞두고 부산을 찾았다. 이날 행사에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관련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해양수산부 등 4개 부처 장관이 수행했다.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청와대 참모 9명도 따라나섰다. 장관들이 문 대통령 행사에 참여하면서 이날 열린 국회 상임위에는 부처 차관들이 대신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부전역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으로부터 동남권 광역교통망 사업을 보고받고 곧바로 가덕도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신항에서 배를 타고 가덕도 인근 해상으로 이동했다. 선상에서 가덕도를 바라보며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으로부터 가덕 신공항 추진 상황과 관련한 설명을 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 방문 첫 일정으로‘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행사가 열리는 부전동 부전역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등 행사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선상에서 관련 보고를 받고 변 장관에게 ‘의지’와 ‘책임’을 언급하며 질책성 발언도 했다. 앞서 국토부는 가덕도 신공항 대신 김해공항을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2030년 이전에 완공하려면 속도를 내야 한다”며 “국토부가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 방향이 바뀐 것에 대한 국토부 실무진의 곤혹스러움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국토부가 의지를 갖지 못하면 원활한 사업 진행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신공항 예정지를 눈으로 보고 동남권 메가시티 구상을 들으니 가슴이 뛴다. 반드시 실현시키자”고 했다.

이에 변 장관은 “일부 언론에서 국토부가 가덕 신공항을 반대한 것처럼 비쳐 송구하다”며 “국토부 분석 보고서는 당초 발의된 가덕도 신공항 특별 법안의 내용 중 사전 타당성 조사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국회 국토위 심의 과정에서 사전 타당성 조사 시행이 반영되는 등 관계 기관 이견이 해소됐다”며 “내일(26일) 법안이 통과되면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처리했고, 26일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시킬 방침이다. 문 대통령이 국회에서 아직 통과되지도 않은 사업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가덕도를 둘러본 문 대통령은 항구로 돌아와 마무리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거센 바람을 뚫고 세계를 향해 길을 여는 부산 신항만의 열기가 아주 뜨겁다”며 “가덕도 앞 푸른 바다는 저 멀리 하늘과 맞닿아 800만 부산·울산·경남 시·도민들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산·울산·경남을 2040년까지 인구 1000만명, 경제 규모 490조원의 초광역 도시권으로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부·울·경은, 경제 원팀으로 스마트 제조업, 스마트 물류, 스마트 시티, 수소 경제와 같은 미래 산업의 메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야당은 문 대통령의 부산 방문이 ‘불법 선거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여당이 야당 후보를 이기기 어려울 것 같으니 대놓고 관권 선거, 선거 개입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용 ‘매표 법안’인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의 문제점이 봇물 터지듯이 쏟아지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부산 방문은 힘으로 법안을 밀어붙이겠다는 여당의 일방통행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야당은 또 문 대통령이 이날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김경수 지사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송 시장을 만나 격려한 것도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부산 방문은 보궐선거와 무관하다”고 했다.

[노석조 기자 stonebird@chosun.com] [안준용 기자 jahn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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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wo Koreas correspondent & Author of "the Secret of Israel military forces(강한 이스라엘 군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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