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판도라의 상자' 조국펀드… 靑민정수석실 턱밑까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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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9.11. 오전 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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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의혹 확산]
조국펀드 관련 WFM·버닝썬 연루 큐브스, 사람·돈거래로 얽혀
큐브스 前대표, 버닝썬 때 靑민정실 행정관이던 尹총경과 친분
민정실 회식서 '조국·尹총경 어깨동무 사진' 촬영 당사자 의혹도


'조국 펀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버닝썬 사건' 연루자들로 확대되면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재직했던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향하기 시작했다.

문재인(왼쪽) 대통령과 조국(맨 오른쪽)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성북구 KIST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 대통령, 김현미 국토부 장관, 박능후 복지부 장관, 조 장관. /연합뉴스

검찰이 수사를 본격 재개한 윤모(49) 총경은 작년 버닝썬 사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소속 행정관이었다. 당시 민정수석은 조 장관이었다. 경찰에서 파견된 윤 총경의 직속 상관은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으로, 윤 총경은 청와대와 경찰 조직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압수수색 15일 만에 그 칼끝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턱밑까지 겨냥한 형국"이라고 했다.

'버닝썬 사건'에 연루됐던 특수잉크 제조업체 큐브스(현 녹원씨엔아이)의 정모(45) 전 대표 역시 주가 조작 혐의 등으로 본격적인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대표는 윤 총경과 친분이 두터운 사이라고 한다. 정 전 대표의 한 지인은 "윤 총경을 '빅뱅'의 승리 측에 소개해 준 사람이 다름 아닌 정 전 대표"라고 했다.


검찰은 두 사람의 친분을 넘어 정 전 대표와 청와대 민정수석실과의 연결점을 규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지난 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조 장관이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한 식당에서 윤 총경과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과 관련한 질의가 있었다. 세간에서 '정 전 대표가 그 사진을 찍어준 사람'이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김도읍 한국당 의원이 사진 촬영 경위를 묻자, 조 장관은 "민정수석실 전체 회식 당시 직원 중 한 명이 찍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 '회식 자리'에는 임종석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도 참여했었다.

김도읍 의원은 "만약 조국과 윤 총경의 사진을 찍어준 사람이 정 전 대표라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정 전 대표는 '민정수석실 회식' 두 달 뒤인 그해 7월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했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버닝썬 사건'을 수사하면서 정 전 대표만 압수수색을 안 해서 뒤늦게 실시했다"고 했다.

작년 청와대 민정수석실 회식 때 찍었다는 조국 법무장관과 윤모 총경의 사진.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지난 6일 조 장관 인사청문회 때 공개했다.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실 제공

정 전 대표가 대주주였던 큐브스는 조 장관 일가족이 관여한 WFM와도 연결된다. WFM은 2014년 큐브스에 8억원가량을 투자했고 지금도 두 회사는 얽혀 있다. 지난 6일부터 WFM의 새 대표이사로 취임한 김모(49)씨는 2015~2017년 큐브스 사내이사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검찰은 김씨를 두 회사의 사정을 잘 아는 '키맨'으로 보고 최근 그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김씨는 이날 회사 홈페이지에 "저를 포함한 전 직원은 최대주주(코링크PE)의 적법하지 않은 행위를 가리거나 협조하지 않겠다"는 글을 올렸다.

WFM은 조국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교수에게 자문료 1400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 회사 대주주 우모(60)씨는 조 장관 의혹 수사가 개시되기 직전 해외로 출국하면서 주변에 "석 달 정도 나갔다 들어오겠다"고 했다고 한다. 조 장관 아내에게 자문료가 지급된 배경을 설명해 줄 핵심 인물이 해외 도피를 한 것이다. 자문을 안 했는데 자문료를 줬다면 '코링크 운영에 참여한 적이 없다'는 조 장관 부부의 해명은 신빙성이 떨어지게 된다.

[윤주헌 기자] [김형원 기자 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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