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소부장 불꽃투자 "K칩 소재도 초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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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 등 4곳에 740억 투자
석달간 투자액 2000억 육박
"반도체 코리아 생태계 강화"

삼성전자 51주년 기념식 열려
"이건희 회장 열정 이어받자"


2일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삼성전자 창립 51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사진 제공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2일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기초를 책임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 4곳에 총 740억원 넘는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7월 말 두 곳에 지분 투자한 지 3개월 만이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중요성이 부각된 소부장 생태계 강화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일본 등 해외 의존도가 높았던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하는 강소기업 지분을 확보해 국내 산업 생태계를 키우고, 장기 협력관계를 이어가겠다는 '선언적' 투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이날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분을 투자한 소부장 기업은 4곳이다. 삼성전자는 케이씨텍 207억2000만원, 미코세라믹스 216억7000만원, 엘오티베큠 189억9000만원, 뉴파워프라즈마 127억원 등 총 740억8000만원 규모의 지분을 취득했다.

케이씨텍은 반도체 웨이퍼 표면을 평탄화하는 화학처리연마(CMP) 분야에서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일본 에바라 같은 기업과 경쟁하며 삼성전자에 제품을 공급한다. 미코세라믹스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웨이퍼를 안정적으로 고온가열하는 세라믹 히터를 생산한다. 엘오티베큠은 반도체 장비 속 이물질을 빨아들이고 진공 상태로 만드는 건식진공펌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뉴파워프라즈마는 반도체 장비용 핵심 부품인 고주파(RF) 제너레이터 등을 자체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는 "역량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단행해왔으며, 국내 반도체 생태계 체질을 더욱 튼튼하게 개선하면서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을 다지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2017년 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과 잇단 재판·수사로 삼성전자 투자가 지지부진했지만, 지난해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로 국내 반도체 산업 공급망이 흔들린 것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지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소부장 기업에 소규모 지분을 투자하면서 경영권도 일부 보유하게 됐다"면서 "삼성전자와 투자받은 기업들이 협력관계를 공고화하고 반도체 소재에서도 초격차 전략을 이어갈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연구원은 "예를 들면, 엘오티베큠의 펌프는 국산 제품으로는 유일하다. 투자 업체들은 삼성전자가 나아갈 분야의 핵심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규모가 크면서 장기 협력관계를 유지할 업체들을 가려 뽑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51주년 창립기념식을 열고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도전정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 고동진 대표이사 사장 등 경영진과 임직원이 참석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고 별도의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 김 부회장은 창립기념사를 통해 "우리에게 내재된 '도전과 혁신의 DNA'를 계승 발전시키고 힘을 하나로 모으자"며 "이를 위해 회장님이 남기신 도전과 열정을 이어받아 업계의 판도를 바꿔 나가는 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혁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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