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9시30분쯤 국회의사당 인근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직접 찾았다. 입구에 다양한 포스터가 붙어있었지만 제로페이 포스터는 없었다.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한 은행앱에는 아직도 편의점 사용이 '예정'이라고 표기돼있어 우려는 더 커졌다.
물건을 고른 후 조심스레 "제로페이 되나요?"라고 물었다. 근무 중이던 아르바이트 점원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건 안 되는데요"라고 답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네이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결제를 시도해봤다. 기자는 제로페이 사용을 위해 미리 네이버페이와 은행 계좌를 연동시켰다. QR결제 버튼을 누른 뒤 비밀번호 6자리를 입력하니 화면상단에 QR코드·바코드가, 하단에는 소비자가 QR코드를 촬영할 수 있는 화면이 나타났다. 점원에게 "그래도 한번 스캔해달라"라며 휴대폰을 건넸다.
포스기에 연결된 스캐너로 휴대폰의 QR코드를 인식하자 '삑'소리와 함께 스캔이 완료됐다. 기자와 점원 모두 놀라 탄성을 질렀다. 하지만 결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재차 스캔을 해봐도 결과는 같았다. 은행앱 등 다른 제로페이 앱을 통해서도 해보려 했지만 줄이 길어지면서 이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곳만의 문제는 아닐까"하는 생각에 인근 GS25 편의점으로 향했다. 우려 섞인 목소리로 제로페이가 되냐고 묻자 점주는 "오늘부터 제로페이가 된다고 마침 공문도 내려왔다"며 환영했다. 점주는 "나도 처음 해본다"며 조심스럽게 포스를 조작했다. 해당 편의점에서도 스캔까지는 가능했다. 하지만 '미등록 가맹점'이라는 메시지가 뜨며 결제는 실패했다. 해당 점주는 "된다고 하던데 안 된다. 미안하다"며 도리어 사과를 했다.
앞서 중기부는 이날부터 전국4만3000여개 편의점과 베스킨라빈스, 던킨 등 131개 점포에서 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제로페이의 결제실적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여의도 인근 △세븐일레븐 2곳 △GS25 2곳 △CU 1곳 △이마트24 1곳 등 6곳을 무작위 방문했지만 CU와 이마트24를 제외한 세븐일레븐·GS25 4곳은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기자가 만난 한 편의점 점주는 "수수료를 낮춰준다고하는데 싫어할 점주가 어디 있겠냐"며 "개인적으로 제로페이가 꼭 성공하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제로페이 결제가 실패하자 "요즘 소비자들은 카운터에서 시간을 끄는 것 자체를 싫어해서 '결제실패 가능성'이 있으면 시도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상공인을 위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에 문제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석용 기자 gohsy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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