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오랜 ‘앙숙’이 여야의 ‘입’으로 만났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설전’은 한층 더 치열해지게 됐다.
민주당은 14일 신임 수석대변인에 박범계 의원을 임명했다. 법률 전문가이자 노무현정부 청와대 출신인 그는 그동안 정가에서 ‘소신 발언’ ‘강경 발언’을 쏟아내 왔다. 야당을 공격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박 의원은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과 여러 차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선 장 대변인의 충북 제천 화재 논평을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장 의원은 박수현 청와대 전 대변인이 SNS에 ‘문재인 대통령의 숨소리에 울음이 묻어 있었습니다’라고 올린 글을 지적하며 ‘아부’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 의원은 “제천 참사 유족에 대한 모욕이자 경멸”이라며 “장 의원이 홍준표 대표를 닮아가고 있다”고 했다.
2016년 12월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에서 박 의원이 웃음을 터뜨렸을 때는 장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박 의원 해명은너무 정치적이고 가관”이라며 비판했다. 이밖에 두 의원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간사를 각각 맡아 기싸움을 벌었던 전례도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13일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지난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파행에서 시작된 ‘국회 올스톱' 상태는 당분간 지속되게 됐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각각 취재진과 만나 “접점이 잘 찾아지지 않는다” “인식 차이가 너무 크다”면서 국회 정상화가 쉽지 않음을 내비쳤다. 양측은 설 연휴가 끝난 뒤인 다음주에나 논의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당 권성동 의원이 국회 법사위원장을 유지하는 한 법사위 회의에 참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당은 민주당의 주장은 '정치공세'라며 권 위원장이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또 민주당이 공개적으로 사과할 때까지 상임위 보이콧을 풀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2월 임시국회는 28일까지다. 본회의는 20일과 28일 두 차례 예정돼 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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