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못 믿어' 아프리카도 '백신 불신' 오미크론 변이 불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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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국가에도 올해 초에 비해 지난 여름 코로나19 백신 공급량이 늘었지만 백신에 대한 불신 때문에 여전히 접종율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아프리카 국가에도 올해 초에 비해 지난 여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공급량이 늘었지만 백신에 대한 불신 때문에 여전히 접종율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전세계 전문가들은 고소득국가에 비해 매우 낮은 접종률로 인해 아프리카 지역에서 코로나19 피해가 클 뿐만 아니라 감염자가 많은 만큼 새로운 변이가 출현할 위험이 크다고 점쳤다. 이번에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한 원인으로도 백신 접종률이 낮아 확진자가 급증한 점이 꼽힌다.

전세계 평균 백신 접종비율은 100명당 100.9회다. 영국 168.3회, 일본 156.2회, 독일 145.2회, 미국 135.1회 등 고소득국가는 이를 훨씬 웃돈다. 한국의 경우 100명당 161.2회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첫 발생한 보츠와나 56.4회, 남아공 42.1회, 나미비아 25.1회 등으로 아프리카 국가는 매우 낮다. WHO에서는 아프리카로 공급되는 백신의 양이 턱없이 적다며 고소득 국가들이 접종완료자를 대상으로 추가접종(부스터샷)을 진행하는 일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은 영하 80도로 보관해야 하는데 아프리카 국가들이 냉동 시설 인프라가 부족해 공급이 어렵기 때문으로도 분석됐다.

코백스 퍼실리티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만 해도 아프리카 국가들이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7~8월 상황이 다소 개선됐다. 고소득 국가들은 지난 6월 영국에서 열린 G7 정상 회담에서 코백스에 기부하거나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백신을 보내기로 약속했다. 지난 10월 코백스는 아프리카 인구의 17%가 맞을 수 있는 4억 7000만 회분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WHO가 계획했던 목표(12월까지 40%)를 달성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이들 백신 중 상당수가 유효기간이 매우 짧다는 점이다.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은 지금까지 코백스를 통해 아프리카에 백신이 9000만 회분 이상 공급됐지만, 미리 알리지 않은 데다 유효기간이 짧아 이미 도착했을 땐 상당수를 버려야 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29일(현지시간) 냈다. 가비는 아프리카 국가마다 냉동 시설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4주 전에 미리 공급량을 고지하고, 도착시 백신 유효기간이 최소 10주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한국이나 미국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도 백신을 불신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접종률 약 35%로 다른 아프리카 국가보다 높은 남아공에서도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 24일 남아공 보건부는 백신 재고가 많다며 얀센과 화이자 등 백신 제조사에 배송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1680만 회분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파할라 남아공 보건부 장관은 "젊은 층에 널리 퍼져 있는 가짜뉴스가 백신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린다"며 "일부 돌파감염 위험이 있다는 것 때문에 백신 효과 자체에 대한 불신도 퍼져 있다"고 말했다. 젊은 층의 백신에 대한 불신은 설문조사 결과로도 드러났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대 연구팀이 지난 6월 25일~7월 12일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아공 18~24세 청년의 약 45%가 백신 접종을 주저한다고 답했다. 지난 1월에 진행했던 조사 결과보다 37%나 증가한 수치다. 응답자들은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 걱정되고 백신 자체의 효능이나 정부를 믿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진료소까지 대중 교통이 없다거나, 백신을 맞으려면 큰 비용을 내야한다는 가짜뉴스도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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