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청담·압구정···강남구에서 즐기는 특별한 문화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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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경향]
호텔 안테룸 서울 19층의 텔러스9.5 테라스에서 보는 서울 도심의 야경이 환상적이다.  |호텔 안테룸 서울 제공

코로나19로 인해 마음 편히 여행을 떠날 수 없는 우울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시민들의 마음고생은 더욱 크다. 이렇듯 하루하루 쌓여만 가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길은 없을까? 당연히 있다. 그중 하나는 ‘예술’을 만나 감성에 자극을 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부터 강남구청에서 운영 중인 ‘강남 아트 워킹 투어’는 눈여겨볼 만하다. 신사동·청담동·압구정동 일대 갤러리와 박물관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코로나19 탓에 그룹 형식의 가이드투어는 진행되지 않지만, 투어 코스를 참고해 안전수칙을 지키며 자유관람은 할 수 있다. 자세한 운영 시간과 코스는 강남구청 홈페이지(gangnam.go.kr)에서 확인하면 된다.

호텔 안테룸 서울 19층 텔러스9.5의 아트북 스토어에는 책을 보며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서울관광재단 제공

▶예술작품에서 심오한 의미를 찾지 마라

‘갤러리9.5서울’은 2020년 8월 개장한 호텔 안테룸 서울의 부대시설로, 지하 1층에 자리해 있다. 주로 젊은 아시아 작가들의 캐주얼한 작품을 전시한다. 전시와 더불어 아트 토크, 출판 기념회, 영상 상영회와 같은 다양한 문화행사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올해 두 번째 정기 전시가 4월18일까지 ‘예술과 문화’를 주제로 진행된다.

‘갤러리9.5서울’의 공간은 지하에 한정되지 않는다. 객실, 레스토랑, 아트북 스토어&바, 엘리베이터 등 호텔 내 모든 공간에 예술가의 유무형 창작물을 접목해 갤러리화했다. 창작물은 사진, 회화, 굿즈, 음악 등 종류가 다양하다. 안테룸 서울 자체가 갤러리라고 해도 무방하다.

특히 호텔 19층에 있는 텔러스9.5는 ‘아트북 스토어&카페&바’다. ‘작가의 리빙룸’ 콘셉트인 이 공간에는 예술 서적이 천장까지 높게 쌓여 있고, 아티스트가 큐레이션한 사운드스케이프가 흐른다. 이곳에서 낮에는 예술 서적을 보거나 커피를 마시고, 저녁에는 칵테일을 마실 수 있다. 무엇보다 이곳의 매력 포인트는 전망대에서 보는 듯한 서울 뷰가 펼쳐진다는 것. 테라스에서 한강과 동호대교, 한남대교, 남산이 훤히 보인다.

서윤희 부 총지배인은 “텔러스9.5에서 보는 한강 뷰도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야경이 정말 아름답다. 사람들이 예술을 어려워하지 않길 바란다. 가벼운 마음으로 갤러리9.5서울과 텔러스9.5에 들러 새로운 문화를 경험했다는 만족을 느껴도 충분하다. 그렇게 문화생활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예술이 일상에 스며들 거라 생각한다”라고, 부담 없이 예술을 즐기는 법을 제안한다.

신사동 가로수길 주택가 골목에 자리한 이길이구 갤러리 모습.  |서울관광재단 제공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세련된 문화를 선물한다

2015년 개관한 ‘이길이구 갤러리’는 예화랑 수석 큐레이터 출신인 백윤아 대표가 설립한 곳이다. 건물 1층과 지하에 각각 132㎡와 330㎡ 규모의 전시실을 갖췄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갤러리 상호는 ‘작가와 갤러리스트라는 다른 두 길(이길, 二路)을 가는 두 친구(이구, 二口)가 하나의 목소리를 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백 대표는 갤러리 운영 목표에 대해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이 도심에서 누릴 수 있는 세련된 문화 체험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해서 이길이구갤러리는 사람들이 미적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르의 국내외 현대 미술품을 소개한다. 미술 작품을 재산 가치로만 여기는 시각에서 벗어나 누구나 갤러리 공간을 즐기길 바란다”라고 전한다.

이길이구 갤러리가 선호하는 전시는 어려운 창작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는 젊고 재능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다. 이 작가들이 60대, 70대가 돼도 작품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지한다. 오일 파스텔로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콰야, 리사이클링 작업으로 주목받는 홍지희 작가, 바느질하는 전재은 작가, 가수에서 회화작가로 변신한 마이큐 등이 좋은 예다. 4월23일까지 마이큐 작가가 ‘What are you doing the rest of your life?(남은 생애 동안 당신은 뭐를 할 건가요?)’를 주제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예화랑의 전시장 모습.  |예화랑 제공

▶작품을 많이 봐야 작품을 보는 안목이 생긴다

1978년 인사동에 자리 잡은 ‘예화랑’은 1982년 강남구 신사동으로 이전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강남 지역에서는 처음 개관한 갤러리다. 현재 2대 대표 김방은씨가 화랑을 운영한다. 예화랑의 뿌리는 김 대표의 외조부가 운영했던 천일화랑에서 찾을 수 있다. 1954년에 개관한 천일화랑은 고희동·이중섭과 같은 근대 대가들의 작품을 전시했고, 그 인연으로 당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예화랑은 근·현대에 걸쳐 회화·조각·미디어·설치미술·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함께 순수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9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좋은 전시를 기획해 예술을 사랑하는 분들께 소개하고, 작품을 소장할 기회를 만들어 드리고 있다. 훌륭한 작가들의 전시를 통해 컬렉션 문화를 만들고, 나아가 세계에 우리나라 작품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김 대표는 “본인이 좋아하는 작품을 많이 봐야 한다. 그러다 보면 힐링이 되고, 마음이 움직여 깊이 있는 작품, 울림이 있는 작품, 좋은 작품을 보는 안목이 생긴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외벽이 독특한 예화랑 건물 또한 눈여겨봐야 할 작품이다. 2005년 장운규 건축가가 건축한 것으로, 설계에만 1년 가까이 걸렸다고 한다. 젊은 건축가에게 수여하는 최고 영예이자 세계적 건축상인 ‘AR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코리아나화장박물관 6층에는 한·중·일 화장문화를 비교하는 전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서울관광재단 제공

▶우리 선조들은 어떤 화장품을 사용했을까?

‘스페이스 씨’는 ㈜코리아나화장품에서 설립한 복합 문화공간이다. 국내외 예술 작품을 소개하는 코리아나미술관과 한국 화장문화의 역사와 우수성을 알리는 코리아나화장박물관으로 구성돼 있다. 미술관은 현재 휴관 중이다.

2003년 11월 개관한 코리아나화장박물관은 국내에 하나뿐인 화장 전문 박물관이다. 스페이스 씨 5층과 6층에 자리해 있다. 삼국시대부터 근대까지의 화장 용기, 화장 도구, 장신구 관련 유물 300여 종을 상설 전시한다. 이 유물들은 코리아나 유상옥 회장이 국내외에서 수집한 것이다.

5층 전시실은 한국 전통 화장문화를 소개하는 상설전시 공간이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든 세안제·분·연지 등의 전통 화장품과 화장할 때 필요한 동경·빗·경대 등의 화장 도구, 그리고 화장 재료를 담는 분합·분항아리 등의 화장 용기를 통일신라 시대부터 근대까지 시대별로 구분해 소개한다. 전통 사회에서 화장의 개념에 속했던 노리개·은장도·비녀와 같은 장신구도 전시돼 있다.

6층에는 한·중·일 화장문화를 비교하는 화장 도구 전시 공간과 연 2회 생활 민속 관련 소장품을 기획전시하는 특별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4월 초에 칠공예를 테마로 한 기획전이 열릴 예정이다. 옻칠, 주칠, 나전칠기 관련 소장품과 작가의 작품을 함께 전시한다.

▶가로수길·세로수길이 식상하다면 ‘뒤로수길’이 있다

이미 잘 알려진 가로수길과 세로수길이 식상하다면 ‘뒤로수길’에 눈길을 돌려도 괜찮다. 가구 브랜드 ‘DESKER’와 ‘안테룸 서울’이 협업한 ‘뒤로수길 프로젝트’는 가로수길 뒷골목에 입점한 색깔 있는 상점들을 소개하는 지역 상생 프로젝트다.

안테룸 서울 19층 텔러스9.5의 아트북 스토어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어쩌면 새로운 영감을 얻을 지도’를 보면 뒤로수길의 맛집들이 빼곡하게 표시돼 있다. 크로플 맛집 새들러하우스를 비롯해 지중해식 샐러드 맛집 칙피스, 도넛 맛집 피르마, 밀가루·설탕·달걀 없이 빵을 만드는 빵어니스타, 숯으로만 요리하는 그릴 전문점 SOOT, 미슐랭 2스타 셰프가 만드는 베트남 요리를 맛볼 수 있는 I Pho U 등이다. 모두 하나같이 줄을 서서 군침을 흘려야 맛볼 수 있는 맛집들이다.

<엄민용 기자 margeul@kyunghyang.com
엄민용 기자/서울관광재단 자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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