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휴가철 2차 사고를 막아라! 불꽃신호기 효과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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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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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광주대구선 대구방향 담양2터널 출구 앞. 한 남성이 사고가 난 자신의 차량 앞에 서 있다. 그런데 순식간에 뒤 차량이 이 남성을 치고 지나간다. 남성은 교량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이번엔 지난해 4월,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 강릉휴게소 부근. 어둠 속을 달리던 승용차가 앞서 사고가 난 화물차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 받는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같은 2차 사고는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간 335건이 발생해 193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고속도로 2차 사고 치사율은 평균 57.6%로, 고속도로 일반사고 9.7%보다 약 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2차 사고는 주로 주간(31%)보다는 야간(69%)에 발생했다. 또 공통점이 있다면 사고 대부분은 뒤 차량에 사고를 알리는 표지를 설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안전표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안전 삼각대가 있다. 이 외에도 경광등, 불꽃신호기가 있다. 경기 여주의 도로공사 전용 시험도로에서 이들 안전용품의 주, 야간 시인성 실험을 진행해봤다. 삼각대와 경광등, 그리고 불꽃신호기를 같은 선상에 놔두고, 주간과 야간에 얼마나 잘 식별되는지를 보는 실험이다.

주간에는 3가지 안전표지 모두 식별이 잘 되는 편이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삼각대 > 불꽃 신호기 > 경광등 순으로 눈에 잘 식별되었다. 하지만 야간에는 불꽃신호기가 3백 미터 밖에서도 맨눈으로 확연히 식별됐다. 나머지는 차량을 타고 100m 앞까지 가야 보였다.

실제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분석 결과에 따르면 불꽃신호기만 설치해도 뒤따라 오는 차량의 속도를 20%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뒤 차량의 속도가 줄어들면서, 일명 세이프티 존(safety zone)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꽃신호기를 비치한 운전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경기도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아 안전 표지 중에서도 '불꽃신호기' 소지 여부를 점검했다. 삼각대를 소지하고 있는 사람은 꽤 많았지만, 불꽃신호기를 어디서 사는지, 얼마 정도에 구매할 수 있는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아는 사람들은 드물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불꽃 신호기는 삼각대와 달리 차량 내 비치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불꽃신호기는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화약류 등으로 분류되어 판매에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올 3월부터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 마트 등에서 한 개에 7천 원~만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일회성이고, 한 번에 20분에서 30분가량 사용할 수 있다. 사고 후 경찰, 렉카차 등이 올 때까지의 시간을 벌 수 있는 것이다.

장택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박사는 "일본의 경우에는 불꽃신호기를 차량 출고 시에 장착 하고 있으며, 정기 차량 검사 시에 불꽃신호기가 없거나, 불꽃신호기의 유효 기간이 지난 경우에는 차량 검사를 통과 시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불꽃신호기가 적극 권장사항으로, 삼각대와 함께 차량 후방에 설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경찰청 등 관계자들과 함께 불꽃신호기 안전성 검사를 충분히 했다"며 "차량 내 자연 발화나, 차량 사고시 폭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평소에 운전자석 가까운 곳에 놓고, 야간 사고 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 "주행하던 본선에서 안전조치를 하기 보다는 빨리 차량을 갓길로 이동시키고, 사고나 고장으로 움직일 수 없다면 일단 비상등을 켜고, 트렁크를 활짝 열어둔 뒤 차량 후방에 안전 삼각대와 함께 불꽃신호기를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도로공사서 개발 중인 ‘차량 트렁크 설치형 LED 삼각대’

P.S.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안전 삼각대와 불꽃신호기를 설치하다 사고를 당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한국도로공사는 '차량 트렁크 설치형 LED 삼각대'를 개발 중에 있다. 모든 차량 출고 시, 트렁크에 LED 삼각대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것을 자동차 안전 기준에 포함시키도록 국토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그 전까지는 불꽃신호기가 '생명신호기' 역할을 할 수 있으니 올여름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면 꼭 챙기시길 바란다.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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