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프랑크 은신처 나치의 식권암거래 단속 중 우연히 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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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6.12.18. 오전 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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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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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밀고' 통설 뒤집는 연구결과 나와

안네 프랑크[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안네의 일기'를 쓴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의 은신처가 누군가의 밀고가 아닌 우연에 의해 나치에 발각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안네 프랑크의 집' 박물관은 최근 논문에서 당시 암스테르담의 배식권 암거래를 단속하던 나치방첩대(SD)가 건물을 수색하던 중에 우연히 안네의 은신처를 발견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밝혔다.

안네의 가족은 아버지 오토 프랑크의 식료품 공장 창고와 뒷방 사무실에서 다른 유대인 가족 4명과 함께 2년간 은신하다 나치에 발각돼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가 목숨을 잃었다.

지금까지는 오토 프랑크가 일하던 회사의 새 직원 또는 나치 부역자의 부인이 나치에 이들을 나치에 밀고했다는 것이 통설이었지만, 박물관 측은 이런 가능성을 낮다고 봤다.

논문에 따르면 프랑크네 가족의 비밀 은신처가 있던 건물에서 일하던 남자 두 명이 배식권 불법거래에 연루돼 1944년 3월 SD에 체포됐다. 이들의 체포 시점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그해 8월 안네의 가족 은신처도 나치 방첩대에 발각됐다.

논문은 식권 암거래를 단속하던 방첩대가 용의자들의 활동근거지를 정밀 수색하던 중에 안네 프랑크 가족의 비밀 은신처를 발견한 것으로 봤다.

안네 프랑크의 가족이 은신하던 건물[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당시 이들을 체포한 방첩대원들은 유대인 색출이 주임무가 아니고, 주로 식권 위조 사범이나 징집 기피자들을 주로 추적했다고 한다.

또한, 암스테르담의 해당 지역의 전화선이 끊어진 상황이어서 시민이 나치 당국에 전화로 신고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이런 정황으로 미뤄 은신처의 존재를 안 누군가의 신고로 프랑크네 가족의 생활이 드러났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박물관 측의 분석이다.

안네 프랑크의 집 박물관 로날드 레오폴드 관장은 "이런 연구 결과가 밀고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며 다른 가설들도 고려돼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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