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아들 “복귀하겠다” 20여분 뒤 상급부대 장교 “휴가로 올리라”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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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9.16. 오후 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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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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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나는 휴가 연장 과정과 의문점

당직병 ‘6월25일 경위서’ 공개
직속 선임병이 ‘미복귀’ 첫 인지
당직사병에 보고…서씨에게 전화
20여분 뒤 상급부대 김 대위 찾아와
서씨도 선임병에 “휴가 처리” 문자

최 보좌관, 중요한 날마다 전화
병가 연장에 부정적인 상관 대신
상급부대 김 대위에 연락 의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사무실이 있는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를 나서 승용차에 오르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2017년 6월25일 군부대에 없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아무개씨에게 전화를 걸었던 당직 사병 현아무개씨가 직접 작성한 경위서가 16일 공개되면서 당시 휴가 연장의 구체적인 과정이 드러나고 있다. 또한 최근 검찰 수사로 추 장관 의원실의 최아무개 보좌관이 상급부대 장교에게 수차례 연락한 것이 추가로 알려진 가운데, 최 보좌관이 서씨의 휴가 연장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한 정황도 뚜렷해지고 있다.

■ 당직 사병이 공개한 ‘2017년 6월25일’ 전말 당직 사병 현씨가 이날 공개한 사건 발생 경위서를 보면 서씨의 미복귀 사실을 처음 인지한 것은 직속 선임병인 선임병장 ㄱ씨다. ‘시니어 카투사’라고도 불리는 선임병장은 병사들의 휴가·외출 등을 관리하는 일을 한다. ㄱ씨는 서씨의 2차 병가(6월15∼23일)가 끝난 뒤인 2017년 6월25일(일요일) 저녁 8시50분께 저녁 점호 중 서씨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당직 사병인 현씨에게 이를 통보했으며, 현씨는 부대에 기록된 ‘출타장부’를 확인한 뒤 서씨에게 복귀를 지시했다. 출타장부에는 서씨의 휴가 복귀일이 6월23일(금요일)로 기록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때(25일)까지 복귀를 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했다는 것이다. 현씨는 지원반에 설치된 유선전화로 서씨의 개인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어 “택시든 뭐든 타고 복귀하라”고 지시했는데, 20여분 뒤인 9시30분께 상급부대 지원장교인 김아무개 대위가 찾아와 “(서씨 상황을) 지역대 통합당직실에 보고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현씨가 아직 보고하지 않았다고 하자 대위가 “지역대에 보고 올릴 때는 휴가자로 올리라”고 지시해, 지역대에 올린 ‘일일보고 문서 파일’에 서씨를 휴가자로 기록했다는 게 경위서의 내용이다. 그 무렵 ㄱ씨도 페이스북 메시지로 서씨로부터 “걱정 안 하셔도 된다. 휴가 처리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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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보좌관은 왜 상급부대 장교에게 연락했나 이처럼 서씨의 휴가 관련 경위가 점차 드러나고 있지만, 최 보좌관의 통화 내용을 비롯해 왜 휴가의 직접적인 행정책임자이자 지역대 지원반장 이아무개 상사가 아닌 상급부대의 지원장교인 김 대위에게 연락을 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점으로 남아 있다. 최씨가 연락한 시점은 1차 병가가 끝나기 전날인 6월14일, 2차 병가 연장을 위해 진단서를 전자우편으로 군에 제출한 21일, 현씨가 서씨로부터 복귀 연락을 받은 25일이다. 최씨는 검찰에서 “서씨의 부탁으로 연락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추 장관과의 연관성에는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씨는 경위서에서 이아무개 상사가 서씨의 2차 병가 기간 중 부대 선임병장을 모아놓고 ‘서씨가 추가 병가 연장을 신청했지만 20일 이상 병가를 쓰는 것은 지나치기 때문에 승인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최 보좌관이 병가 연장에 부정적이었던 이 상사를 건너뛰고 상급부대 장교에게 연락하는 방법으로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보좌관이 부대에 직접 연락해 휴가 연장 관련 문의를 했다는 것 자체가 ‘외압’으로 비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임재우 노현웅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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