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엔 팔아라' 격언 따라야하나…첫날부터 고꾸라진 코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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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기간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및 수출부진 소식
안그래도 밸류에이션 부담 높아…외국인 복귀도 요원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5월엔 주식을 팔아라(Sell in may)’라는 격언이 올해 들어맞을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졌다.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가능성이나 한국 수출 부진 등 황금연휴 기간 쏟아진 여러 뉴스들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까닭이다.

그렇지 않아도 증시가 하락 폭을 상당부분 만회한 시점이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당한 상황. 증권가에선 5월 주식투자를 보수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 무역분쟁 재부각에…5월 첫날부터 고꾸라진 코스피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8%(52.19포인트) 떨어진 1895.37에 장을 마쳤다. 3월 말 1750선대였던 증시가 꾸준히 오르며 지난달 말 1947선까지 회복한 바 있다. 그러나 5월 첫날부터 큰 폭으로 떨어져 1900선을 밑돌게 된 것이다.

파죽지세로 오르던 증시가 5월의 첫거래일부터 주춤하게 된 것은 황금연휴기간 쏟아진 뉴스들 때문이다. 가장 큰 이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재점화될 가능성이 대두됐다는 점이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이유로 관세부과 카드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역시 1일(현지시간) “중국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면서 “(추가적인 대중 관세 여부는)대통령에게 달려 있다”며 거들었다.

증권가에서도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불거지며 증시를 흔들 수 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인한 어수선한 국내 상황을 외부의 적을 지목함으로써 타개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월 코로나19로 인한 하락장에서는 증시 방어를 위해 무역분쟁이 악화될 수는 없었지만, 미국의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실물경기를 안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실물경기 안정을 위해서는 보호무역주의를 택할 가능성이 있어 당장 하락장이 재개될 것으로 보는 것은 매우 섣부른 판단일 지언정 무역분쟁과 관련한 뉴스에 대한 모니터링을 재개할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하 연구원은 미국이 대공황(1930년) 직후에도 경제를 보호하기 위해 보호무역에 나서는 한편 스무트홀리 관세법 통과 및 이민 금지조치 등을 시행했다고도 덧붙였다.

◇ 수출 부진·밸류에이션 부담도 걸림돌

연휴 동안 발표된 한국 4월 수출지표도 한국 증시의 펀더멘탈 취약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다. 연휴 동안 발표된 지난달 한국 수출액은 3692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3% 감소했고, 무역수지는 2012년 2월 이후 처음으로 적자 반전한 상황이다.

이미 상당수준 회복한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은 또 다른 걸림돌이다. 코스피 지수는 3월 저점 대비 4월 말까지 벌써 35%나 올랐다.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첫 발생한 지난 1월 20일 11배 수준에서 지난달 29일 현재 17배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순이익 전망치는 나날이 낮아지는데 주가는 경제 재개만을 기대하며 큰 폭으로 오른 탓이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5·6월 수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20%씩 감소한다고 보면 주당순이익(EPS)은 5%가량 추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감안하면 적정 코스피 PER은 10~12배로, 1650~2000선이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곽 연구원은 “리먼 사태시 EPS가 바닥을 찍고 돌아설 때 PER이 12.5배 내외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스피 지수가 최고로 올라갈 수 있는 지점은 2050선 내외”라고 판다냈다.

외국인의 증시 유입은 여전히 요원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격적인 통화완화로 Libor-OIS 스프레드(달러 자금 시장의 신용경색을 나타내는 지표)가 평균으로 회귀하는 것은 긍정적이나 신흥국 투자심리를 나타내는 EMBI 스프레드(이머징마켓을 대표하는 채권 인덱스인 EMBI와 안전자산인 선진국 채권인덱스간의 스프레드)는 여전히 높다”며 “이 때문인지 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유입은 나타나지 않고 있고 한국 ETF도 마찬가지로 변화가 없다”고 짚었다.

이슬기 (surug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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