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열사'·안중근 '의사', 같은 독립운동가인데…호칭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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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3.02. 오후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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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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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순국선열·애국지사 삶 재조명
총·폭탄 등 무력(武力) 사용으로 공적 세운 이들은 '의사'
무력은 없었지만 죽음으로 정신적 저항의 위대성 보인 이들은 '열사'
대통령 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내년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 홍보탑 제막 행사를 열었다. 이날 안중근 의사와 유관순 열사로 분장한 동상 연기자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올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독립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삶이 재조명되고 있다.

독립운동가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항거)'는 삼일절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항거는 전날(1일)에만 관객 26만2504명을 모아 일간 순위 1위를 기록했다. 개봉일인 지난달 27일 3위로 출발했으나 삼일절을 계기로 사흘 만에 정상에 등극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만 19세 이상 국민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국민인식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절반 가까운 응답자(43.9%)가 3.1운동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로 유관순 열사를 꼽았다.

유관순 열사처럼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까지 바친 선열에 '열사' 혹은 '의사'라는 호칭이 붙는다. 1909년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과 1932년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열린 일왕 승일 기념행사장에 폭탄을 투척한 윤봉길의 경우가 의사라는 호칭으로 널리 알려진 사례다.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 스틸컷


같은 독립운동가로 존경 받으면서도 호칭이 다른 열사와 의사는 어떤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일까. 문체부 산하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은 열사를 '나라를 위하여 절의를 굳게 지키며 충성을 다하여 싸운 사람'으로 정의했다. 의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제 몸을 바쳐 일하려는 뜻을 가진 의로운 사람'을 뜻한다.

그러나 이를 토대로 열사와 의사의 뜻을 확연하게 구분하기는 어렵다. 둘의 차이를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서는 국가보훈처에서 내린 정의를 참고하는 게 좋다. 국가보훈처에 따르면 열사는 '맨몸으로 저항하여 자신의 지조를 나타내는 사람'이고, 의사는 '무력으로 항거하여 의롭게 죽인 사람'이다.

국가보훈처의 전신 원호처의 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는 1970년대 항일 선열들의 공적을 조사하면서 '무력의 사용 여부'를 기준으로 열사와 의사의 뜻을 구분했다. 직접 무력 행동은 하지 않았지만 죽음으로 정신적인 저항의 위대성을 보인 독립운동가는 '열사', 무력으로 행동을 통해서 공적을 세운 이들은 '의사'로 정의한 것이다.

한편 순국선열은 목숨을 바쳐 독립운동한 이들을 지칭하며, 애국지사는 일제에 항거하고 고초를 겪은 뒤 살아서 광복을 맞이한 독립운동가를 뜻한다. 대한민국임시정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나 이미지로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오른 백범 김구 선생(31.4%)은 대표적인 애국지사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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