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조사 앞둔 박근혜, '객주' 등 읽으며 시간 보내

입력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검찰이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26일 방문조사할 예정인 가운데 지난 10월 ‘재판 포기’ 선언 이후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박 전 대통령이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에 대중의 관심이 쏠린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 안에 있는 10.08㎡(약 3.05평) 넓이 독방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다른 재소자들과 마찬가지로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방 청소와 식사, 설거지 등을 하고 날씨가 좋으면 구치소 운동장으로 나가 1시간 정도 햇볕을 쬐며 걷는 운동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서 밥을 비교적 많이 많이 남기는 편인데 이는 과거 사회에서 활동할 때와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은 원래 식사량이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국제적 법률컨설팅 업체 MH그룹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 의뢰로 박 전 대통령을 돕고 있다. 이 업체 미샤나 호세이니운 대표는 최근 한국을 방문해 “박 전 대통령 건강이 나빠져 외부 병원에 입원해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정당국 판단은 다르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은 지난 3월31일 구속 당시와 비교해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 의료진과 수시로 상담하고 있으며 수감 후 서울성모병원 등 외부 의료기관에서 이미 3차례나 정밀진단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의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독서를 하며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안 변호인단 간사 역할을 한 유영하 변호사가 접견 때마다 필요한 책을 넣어줬는데 지난 10월 유 변호사가 사임한 뒤로는 누가 책을 제공하는지가 불분명하다. 일각에선 청와대 시절 박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구치소를 드나들며 박 전 대통령에게 책을 넣어준다는 얘기도 들려오나 사실관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최근 탐독한 책은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최배달이 등장하는 ‘바람의 파이터’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둘 다 주인공이 온갖 역경을 딛고 각각 대상인, 무림고수로 성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지금의 수감생활을 일종의 시련이자 성장통으로 받아들이면서 이를 발판 삼아 한층 더 원숙한 정치인으로 거듭나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변호인단 총사퇴 이후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은 물론 외부인과 전혀 접견하지 않고 있다.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가 조현권(사법연수원 15기), 남현우(〃34기), 강철구(〃37기), 김혜영(〃37기), 박승길(〃39기) 변호사 등 5명의 국선변호인을 선임했으나 박 전 대통령은 이들의 접견 요청도 거부한 상태다. 피고인과 변호인이 찰떡궁합으로 호흡이 척척 맞아도 모자랄 판에 아예 서로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로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한편 26일 박 전 대통령 구치소 방문조사는 이르면 오전 10시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양석조 부장검사 등 검사 2명과 수사관 2명을 조사에 투입하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여성 수사관을 조사팀에 포함시켰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조사 자체를 거부하는 상황, 조사에는 응하되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상황 등을 가정해 다각도로 대비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글로벌 미디어 세계일보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