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 부는 소년 병사의 모습을 명확한 윤곽선을 가진 평평한 화법으로 그렸어요.

모자를 쓰고 붉은색 바지를 입은 작은 키의 소년 병사가 앞을 보며 피리를 불고 있어요. 마치 그림 속에서 피리 소리를 내며 걸어 나올 것 같아요. 이 그림에서 소년 병사를 칠할 때 쓰인 색은 검은색, 빨간색, 흰색 등 몇 개 되지 않아 단순하고, 배경도 어디가 벽이고 어디가 바닥인지 모르게 아무것도 없이 회색만 보여요. 하지만 그래서인지 소년 병사의 모습이 더욱 생생하고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요.

마네는 황제 친위대의 사령관인 르조슨과 친구였어요. 르조슨이 황제 친위대 곡예단의 페피니에르라는 소년 병사를 데리고 마네를 만나러 왔어요. 소년 병사를 본 마네는 문득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소년 병사를 모델로 그린 작품이에요. 이 그림도 미술 전시회인 살롱에 출품했지만 살롱의 심사 위원들은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리지 않고 배경도 없는 그림이라며 떨어뜨려 살롱에 전시되지는 못했어요.

마네는 명확한 윤곽선을 가진 평평한 그림을 그렸어요. 바지의 잔잔한 주름 몇 개와 발 아래 살짝 그려 넣은 그림자가 있긴 하지만 그 외에는 그림자가 전혀 보이지 않아 평면적이에요. 하지만 배경을 최대한 단순하게 처리하여 평평한 인물이라도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나타내는 것이 바로 마네의 뛰어난 그림을 그리는 방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