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구조 "못한 게 아니라 안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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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4.08. 오후 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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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앵커 ▶

일주일 뒤면 세월호 참사 4주기가 됩니다.

MBC는 4년 전 참사 당시의 해경 교신기록 7천 건을 입수해서 당시 구조 상황을 분석했습니다.

"구조하지 않았다" 교신기록을 분석한 전문가들이 내린 결론입니다.

양윤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48분 세월호는 침몰하기 시작했습니다.

공중에선 해경 초계기와 헬기가 달려갔고, 해상에선 경비정 123정이 출동했지만 어느 누구도 세월호와 교신 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치 교신을 시도했는데 연결이 안 된 것처럼 보고합니다.

[서해해경청 상황실]
"(세월호와) 교신되고 있습니까?"
[김경일 123정장]
"현재 교신은 안 되고 있음."

퇴선 방송과 선내 진입 구조도 전혀 없었습니다.

이미 배 밖으로 탈출한 승객들만 헬기와 함정에 옮겨실었을 뿐입니다.

[김경일/123정장]
"현재 승선객, 승객 안에 있는데 배가 기울어져 가지고 현재 못 나오고 있답니다. 밖에 지금 나온 승객 한 명씩 한 명씩 지금 구조하고 있습니다."

관할 목포해양경찰서장이 한참 뒤늦게 처음 내린 지시는 자세한 구조 계획이 아니라 '힘내라'였습니다.

[김문홍/목포해양경찰서장]
"…힘 좀 내봐!"

해경 지휘부의 뒤늦은 지시 역시 어이없기는 마찬가지.

탈출시켜라, 퇴선방송을 하라가 아니라, '동요하지 않게 안정시키라'는 게 전부였습니다.

[고봉군 경감/서해해경청 상황실]
"(123정 직원들이) 안전장구 갖추고 여객선 올라가 가지고 승객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안정시키기 바람."

전문가들은 구조를 못 한 게 아니라 안 한 거라고 말합니다.

[진교중/해군 SSU 예비역 대령]
"지금 이 사람들은(배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다 구조된 사람들이거든요. 구조된 사람들을 구조하는 것이나 똑같은 것이다…100명을 구할 수 있는 작전을 써야지 1명을 구할 수 있는 작전을 쓰면 안 된다는 얘기죠."

[박영대/세월호 국민조사위 상임연구원]
"해경이 선내 상황 파악도 안 하고 선내 진입도 안 하고, 퇴선 명령도 안 하죠…구조라는 게 없다는 겁니다. 했는데 무능했다가 아니라, 안 했다는 거예요, 전혀."

이런데도 해경은 10여 일 뒤 기자회견을 자청해 퇴선 명령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경일/123정장]
"도착과 동시 단정을 내리고 또 함내 경보를 이용해서 승객 총원 퇴선하라는, 바다로 뛰어내리라는 방송을 실시했습니다."

거짓말입니다.

4년 전 그날, 왜 선내 진입과 퇴선 방송을 안 했는지, 왜 거짓 기자회견까지 했는지.

의혹의 출발점이자 구조 책임자 가운데 유일하게 형사 처벌을 받은 김경일 전 123 정장을 찾아갔습니다.

[김경일/전 123정장]
(선생님, 304명이 죽었지 않습니까? 그렇죠? 304명이 죽었는데 그러고 나오셔가지고 기자회견까지 하시면서 거짓말하셨잖아요.)
"누가 거짓말해요?"
(선생님이 거짓말하셨잖아요, 퇴선 명령했다고 거짓말하셨잖아요. 근데 선생님 혼자서 그렇게 기자들 다 불러 놓고 거짓말하지 않았을 거 아닙니까?)
"언제요? 나 몰라, 모르는데."

아직도 인양되지 못한 세월호의 진실, 오늘(8일) 밤 11시5분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MBC뉴스 양윤경입니다.

양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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