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민 부동산백서]아파트값 0.1% 상승했다는데, 얼마 오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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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9.05. 오전 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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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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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0개 표본 아파트 조사해 '매매가격지수' 산출
상승·하락 추세 판단 용이…정확도는 월간 통계가 높아
[편집자주]"임장이 뭐예요?" "그거요~현장답사예요", "초품아는?"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부동산 뉴스를 읽다 보면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정확한 뜻이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넷 카페에는 부동산 관련 약어들도 상당하고요. 부동산 현장 기자가 부동산 관련 기본 상식과 알찬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기획한 연재한 코너입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최근에 한국감정원 통계를 두고 말들이 많았지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업체의 통계에 대해 발언하면서 국가통계인 감정원 통계도 덩달아 시장에서 화제가 됐습니다. 감정원과 민간 통계 산출 방식 등에 대해서도 기사들이 쭉 나왔었지요.

아마 감정원이 발표하는 통계 중 독자들께서 가장 자주 접하는 것이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일 것입니다. 보통 목요일 오후에 기사들이 노출되지요. 말 그대로 주간 아파트 가격을 지수화해서 한주의 가격 변화를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기자들 역시 이 수치를 근거로 부동산 시장의 상황이 어떤지 판단하는데요.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은 매주 월요일을 기준으로 집계됩니다. 보통 독자들이 기사를 통해 접하는 수치는 그 전주 대비 몇 %나 변동이 있었느냐, 즉 '매매변동률'입니다.

매매변동률은 '매매가격지수'를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매매가격지수는 2017년 12월4일 당시 가격을 기준으로(100포인트) 잡은 후 이번주 가격이 얼마인지 계산하게 됩니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발표된 주간 자료를 보면 전국 아파트 평균 가격은 101.8입니다. 서울은 108, 수도권은 108.5네요. 전주 대비 전국은 0.1%, 서울은 0.01%, 수도권은 0.07% 상승했네요.

감정원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산출할 때 표본조사를 원칙으로 합니다. 전국에서 9400개 아파트 표본을 정하고 가격변동률을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전국의 감정원 소속 감정평가사와 직원들이 직접 자신들이 맡은 구역의 시세를 입력하면 프로그램을 통해 지수화합니다. 감정원은 표본 아파트가 어디인지, 시도별로 몇 개씩 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네요. 9400개 아파트라…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수치긴 합니다. 이후 기하평균 방식을 적용하고 계절조정, 매매수급동향 등을 적용한 후 지수를 산출하게 됩니다.

만약 이번주에 표본 아파트의 거래가 없었다면 어떻게 할까요? 그런데 해당 표본 아파트의 주변 아파트들, 그 일대가 대부분 가격이 올라서 거래됐다면? 이런 경우 매물 정보를 보고, 감정원 협력 공인중개업소에 가격 탐문을 해서 판단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거래 기반의 가격 조사다 보니 아무래도 표본 아파트의 거래가 없는 경우 상승 혹은 하락세가 늦게 반영될 가능성은 있다고 하네요.

표본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자신이 사는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전주 대비 상승했다고 하더라도 본인 아파트 가격은 그대로일 수 있습니다. 만약 전주 대비 0.1% 올랐다고 해서 아파트 가격이 5억원일 때 50만원, 10억원이면 100만원이 올랐다고 보긴 무리겠죠. 통계를 본인의 집에 그대로 적용하기보단 '이번주에 이 지역이 그 정도의 시세 변화가 있었구나'하고 참고자료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나저나, 주간동향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이 2017년 12월4일과 비교해 8% 올랐다는데 정말 그것밖에 안 올랐을까요? 궁금해서 감정원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긴 기간을 볼 때는 주간 통계와 별도로 조사하는 '월간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를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합니다. 월간 조사 표본수는 전국 1만1719개로 주간 조사 표본 9400개보다 많으니 더 정확할 것이라고요. 부동산통계정보 'R-ONE'에 들어가면 감정원 자료를 모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월간으로 보더라도 8월 기준 서울의 매매가격지수는 112.6으로, 2017년 대비 12.6% 올랐다고 나오네요. 개인적으로는 12.6%보다는 더 오른 것 같습니다. 참고로 표본에는 신축, 구축을 비롯해 저가부터 고가 아파트까지 고르게 들어있어 '대장 아파트'의 상승세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긴 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민간통계가 100% 맞느냐? 그건 판단하기 힘든 문제입니다. 민간 업체는 감정평가사가 아닌 공인중개사들이 직접 시세 입력을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가격이 높게 책정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네요. 호가가 일부 들어갔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고요. 결국 감정원 통계와 민간통계를 모두 참고하시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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