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환율 조작" vs 中"이성찾아라"…미궁 속 환율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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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07. 오전 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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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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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데 대해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환율전쟁의 양상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 조짐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성을 찾으라"고 미국을 비판했고, 중국 관영언론들은 환율조작국 지정이 중국에 큰 피해를 주지 못할 것이라며 결사항전을 다짐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환율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인민은행은 6일 성명을 통해 "미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미국 재무부가 설정한 환율조작국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이 같은 처사는 세계 금융과 국제 질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위안화 환율은 시장 공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되기에 환율 조작은 없다"면서 "지난 8월부터 위안화 가치가 떨어진 이유는 세계 경제 상황이 변화하는 가운데 무역 분쟁이 격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은 또 최근 국제통화기구(IMF)가 위안화 가치가 중국의 실물경제와 상응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며 중국이 무역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환율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인민은행은 그러면서 미국에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인민은행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행위는 국제 통화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 "중국은 미국이 벼랑에서 뛰어내리기라도 해서 이성과 객관을 찾으라고 조언해왔다"고 지적했다.

관영 언론들도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환구시보는 "2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에 대한 미국의 보복 조치가 관세 인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면서 "하지만 이미 중국산 제품에 대규모 관세가 부과되면서 환율조작국은 미국 측의 허세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또한 환율 문제는 국가의 주권이고, 미국은 다른 국가에 대해 환율 조작을 자주 비난하는 국가라면서 "환율조작국 발표는 완전히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미국의 입장은 완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사상 최저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떨어뜨렸다. 이는 환율 조작이고 중대한 위반이다"고 했다. 이어 "결국 중국을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역전쟁으로 높은 관세를 물게 된 중국이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고의로 낮췄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듣고 있느냐"며 금리인하를 통해 달러화 가치를 낮출 것을 압박했다. 연준이 지난달 정책금리 목표를 0.25%포인트 내렸지만, 부족하니 더 인하하라는 압박이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 모니터에 달러·위안 환율이 7.0663을, 원·달러 환율은 1215.3원을 나타내고 있다. 6일 미국 재무부(현지시간 5일)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했다. 무역전쟁으로 높은 관세를 물게 된 중국이 고관세를 무력화해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고의로 낮췄다고 본 것이다. 역내 위안화 환율이 7위안 선을 돌파한 것은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5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2019.8.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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