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꾸미]"투자 잘하는 사람, 반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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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6.23. 오전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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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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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문가TALK]'주식은 심리다' 저자 최삼욱 진심정신건강의학과 원장①]


주식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건강의학과를 찾아 상담을 받는 투자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정신 건강과 주식 투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가 최근 최삼욱 진심건강의학과 원장을 만났다. 정신과 전문의인 그는 20여년간 주식 및 도박 중독 치료 분야에서 일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주식은 심리다'라는 책을 펴냈다.

최 원장은 "인간의 뇌는 생존에 필요한 일을 우선적으로 하도록 발달해 왔다"며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과잉 반응을 하는 식의 행동이 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주식 시장은 빨리 반응하는 뇌 뿐 아니라 진중하고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뇌의 기능을 활용해야 하는데 이를 충분히 발달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에 나서면 손실을 볼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간의 감정과 생각이 각각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는데 감정에 너무 치우치게 되면 투자를 그르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또 "자극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주로 투자에 실패하는 사례가 많다"며 "주식 투자를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반은 타고 난다"고 말했다.

최 원장과의 1편에서는 △투자자들이 실패하는 의학적 이유 △인간의 뇌가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이유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오는 27일 공개될 2편에서는 △주식 투자를 잘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 △주식으로 실패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하락장에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 등을 소개한다.

※이 기사는 머니투데이 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부꾸미-부자를 꿈꾸는 개미'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부꾸미'에 오시면 더 많은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매번 실패만 하는 의학적 이유


▶한정수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할 때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주 실패를 경험하게 되기도 합니다. 왜 그럴까요. 의학적으로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요.

▶최삼욱 원장
주식 투자 하다가 문제가 생기는 분들의 공통점이 있어요. 처음에 투자를 어떻게 시작했느냐고 물어보면 첫 번째 코스는 남들이 이거 뜬다, 저게 뜬다 하니까 그냥 준비 없이 들어가는 경우. 나름대로 내가 내 일 열심히 하고 내 속도로 내 방향으로 안전운전을 하고 있는데 누가 옆에서 이렇게 쌩하고 지나가고 계속 여러 사람이 지나가는 소식을 들으면 불안하죠.

왠지 '나도 쫓아가야 되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갑자기 "누가 뭘 샀는데 돈을 많이 벌었다" 이런 소식이 들려오니까 급한 마음으로 들어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또 나뉘는데 처음에 한 번 이득을 보는 경우. 소위 말하는 초심자의 행운. 이런 걸 느끼면 '와 이런 게 있구나. 세상에 공부 안하고 노력 안해도 돈을 벌 수 있는 데가 있구나' 이러면서 돈을 더 끌어모읍니다. 왜냐하면 더 큰 돈으로 레버리지 사용하면 빨리 내가 돈을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주식은 심리다' 저자 최삼욱 진심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사진=김윤희 PD

그래서 자기 실력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더 무리하게 투자를 하면서 지금과 같은 약세장이 오면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되는 그런 과정이 있고요. 반면에 들어갔는데 처음부터 손실을 보는 분들. 그런데 이제 손실을 메꾸는 데 초점이 있지. 이것들을 어떻게 좀 더 이성적으로 극복할지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판단을 못하기 때문에 그 손실을 빨리 메꾸려는 심리가 강해서 또 돈을 빌리고 대출하고 이 과정을 또 진행하거든요. 그러면서 손실이 더 커지는 경우가 있죠.

그래도 최근에는 공부를 하는 분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주식과 관련된 미디어가 굉장히 많이 생겼잖아요. 특히 이제 코로나19 상황에서 공부도 하고, 남들 얘기도 많이 듣고, 준비해서 시작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주식시장이라는 곳이 기업을 분석한다고 매출이나 성장을 맞힐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수많은 요인들이 주가에 영향을 주잖아요.

주식시장의 본질적인 이 불확실성이라고 하는 너무나 다양한 요인들이 주식시장과 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공부를 나름대로 한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그 공부한 대로 답이 나오지 않아요. 결국은 사람의 의사결정, 심리가 작용을 하면서 합의를 보는 그것이 이제 주가가 되는 건데요.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이 복잡한 주식시장의 특성상 공부를 한다고 항상 성과가 나오는 그런 곳이 아닌 상황들에 대처를 못하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들이 또 많습니다.



"인간의 뇌, 원래부터 투자에 적합하지 않아"


▶한정수 기자
책 내용에 인간의 뇌가 주식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최삼욱 원장
우리 뇌가 원시시대 때는 생존에 필요한 일을 우선적으로 했겠죠. 저 멀리서 사자와 비슷한 것이 나타나면 과잉 반응을 해야, 빨리 반응을 해서 도망가야 살아남을 수가 있었고 나보다 약한 놈이 있으면 빨리 쫓아가서 잡아야 생존할 수가 있었던 그런 뇌이기 때문에 실제 상황보다는 과잉 반응을 한다든지 아니면 위험에 빨리 회피를 한다든지 우리 원초적인 뇌가 우선적으로 이런 식의 의사결정을 하거든요.

그런데 주식시장은 그렇게 빨리 반응하는 뇌뿐만 아니라 진중하게 논리적으로 생각해야 되는 그런 뇌, 이성적인 뇌, 쉽게 얘기하면 이제 전두엽이 그런 이성적인, 논리적인 기능을 담당합니다. 이것들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를 하게 되면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우리가 이런 상황에서 의사결정 과정을 도대체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좀 생각해보면 도움이 됩니다.

우리 감정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고요, 우리 생각이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데요. 이 감정과 행동과 관련된 시스템이 대표적인 두 가지 시스템이 있어요. 첫 번째가 보상 시스템이라는 게 있습니다. 일명 도파민 시스템이죠. 보상 시스템은 내가 어떤 행동을 해서 나온 결과가 좋으면 그 행동을 계속 더하게 만드는, 그래서 동기를 부여하고 의욕을 부여하고, 그 결과가 너무 좋기 때문에 계속 그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겁니다.

문제는 이 보상 시스템이 너무 과도하게 작동을 하게 되면 지나친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가장 극단에 있는 게 중독 문제입니다. 이 보상 시스템이 그런데 어떤 식으로 작동을 하느냐? 3가지 특징이 있어요. 첫 번째 특징은 즉각적인 만족이 나중에 나오는 만족보다 훨씬 더 강력하게 작동을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마시멜로 스터디를 아실지 모르겠네요. 다섯 살 아이들에게 마시멜로를 주고 지금 먹어도 되는데 5분 동안 안 먹고 잘 참으면 2개를 더 줄게. 그러면 어떤 아이는 지금 당장 그게 먹고 싶어서 먹는데, 만족을 지연시킬 수 있는 아이는 5분 기다렸다가 더 큰 보상을 받게 되고 그 후자 같은 경우는 나중에 성인이 돼서 더 잘 살더라. 이런 연구죠.

▶한정수 기자
중간에 말씀을 끊어서 죄송한데 마시멜로를 5분 기다렸다가 먹는 아이들과 바로 먹는 아이들은 그냥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타고나는 건가요?

▶최삼욱 원장
네. 기질이 좀 다릅니다. 그래서 당장의 만족에 취약한 그런 분들은 자극추구 성향, 자극추구 기질 이렇게 얘기하고 이게 강한 분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은 새로운 걸 좋아하고, 호불호가 아주 명확합니다. 그리고 어떤 규칙을 따르는 것보다 자기가 선호도가 명확한 특징도 있습니다.

▶한정수 기자
그러면 조금 비약을 하면 주식투자를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과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그냥 타고나는 거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최삼욱 원장
제가 볼 때 반은 타고나는 것 같아요, 반은 길러질 수 있지만요. 자극추구 성향이 다 나쁜 건 아닙니다. 이분들은 뭔가 새로운 걸 도전하는 분들이거든요. 그러니까 주식 투자를 한다는 것 자체가 기본적으로 약간은 낙관적이어야만 투자를 하게 돼 있기 때문에 실제로 자극추구 성향이 매우 낮은 분들은 시도조차 안 할 수도 있거든요. 그러니까 실제로 이제 타고나는 부분들이 분명히 있는데 이런 분들이 충분히 훈련하지 않고 경험하지 않으면서 단기적인 어떤 성과에 집착을 한다고 그러면 결국은 장기적으로 어떤 수익을 내기는 굉장히 어렵다. 이렇게 보여질 수도 있죠.

출연 최삼욱 진심건강의학과 원장, 한정수 기자
촬영 방진주 PD, 김윤희 PD
편집 김윤희 PD
디자인 신선용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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