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제 지역 발표 후 신축 희소성 더 부각…상승세 확대 가능성"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규제 발표에도 서울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다. 분양가상한제 주타깃인 강남권 재건축 상승세는 잡았지만 신축 아파트값은 상승 폭이 더 가팔라졌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지역을 발표하면 해당 지역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은 더 높아져 집값 상승세가 확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2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집값은 지난 7월부터 8주 연속 상승세다. 상승 폭도 0.01~0.03% 사이를 유지 중이다.
앞서 정부는 잠잠하던 서울 집값이 오름세로 돌아서자 분양가상한제 카드를 꺼냈다. 지난 12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분양가상한제 규제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겨냥했다. 시장 불안의 배경에 재건축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번 개정안에서 재건축 단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점을 종전 '관리처분계획 인가'에서 '입주자모집공고 전'까지 확대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에 재건축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지난 7월12일 0.3%(부동산114 기준)까지 치솟았던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 상승세가 급격히 둔화했고, 지난 23일(-0.03%) 19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실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 재건축 시장 대표단지의 호가가 1억원 이상 하락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분양가상한제 발표로 시장에서 재건축 메리트가 떨어졌다"며 "기간은 단정 지을 수 없겠지만 재건축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집값 불안의 배경으로 꼽혔던 재건축 가격은 잡았지만 여전히 시장은 오름세다. 재건축 대신 신축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다. 재건축 시장으로 몰렸던 매매수요가 신축 아파트로 흘러갔다. 최근 강남권에서 실거래가 경신 단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 신축 아파트 대장주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전용 59㎡)'는 지난 7월 22억1000만원을 기록, 이전 최고가(20억3000만원)를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송파구 헬리오시티(전용 84㎡)도 지난 7월 17억5000만원에 손바뀜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신축 아파트값의 고공행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정부의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을 발표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 이후 오름세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분양가상한제로 시장에 '공급 위축' 메시지를 던진 상황에서 특정 지역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분양물량은 전매제한이 최대 10년에 달한다"면서 "결국 입주를 해도 거래할 수 있는 매물이 적어 시장 회전율이 떨어져 희소성을 부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똘똘한 한 채 현상으로 서울 대기수요는 여전하다"며 "정부가 정책을 펼칠 때 반대급부도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yagoojoa@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