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가 부러운 동남아 정상 부인들…무슨 사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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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11.12. 오후 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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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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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9일 오후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열린 조코 위도도 대통령 주최 국빈 만찬에서 사진첩을 선물받고 있다.(청와대) 2017.11.10/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文대통령 취임 후 첫 동남아 순방…각종 에피소드 화제

(마닐라=뉴스1) 김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이후 첫 동남아 순방은 7박8일이라는 긴 일정만큼 많은 에피소드를 낳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아직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필리핀 일정이 남아 있어 더 많은 에피소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잉꼬부부' 文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부러운 동남아 정상부인들?

경희대 캠퍼스 커플로 7년 열애 끝에 결혼한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잉꼬부부'로 알려져 있다. 대학 재학 시절 반독재 투쟁 도중 최루탄을 맞고 기절해 있던 문 대통령을 2년 후배였던 김 여사가 물로 적셔 깨우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됐다.

이후 김 여사는 군대로, 감옥으로, 해남 대흥사로 문 대통령을 찾아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있던 문 대통령을 찾아가 "재인이 너 나랑 결혼할 거야 말 거야? 빨리 말해"라고 '선빵' 프러포즈를 했던 일화도 유명하다.

김 여사는 각종 인터뷰를 통해 문 대통령과 결혼한 이유에 대해 "미래의 배우자는 개방적인 사람이길 바랐는데 남편은 만나면 만날수록 민주적이었다"며 "문 대통령은 무슨 일이든 함께 하고 함께 결정하는 사람으로 '이사람과 같이 살면 마음이 편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혀 왔다.

그런 만큼 문 대통령의 김 여사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취임 이후엔 순방에 나설 때마다 다정하게 손을 잡고 전용기에 오르내리는가 하면, 외국 정상들과 만날 때도 김 여사를 항상 에스코트 하듯 배려하고 있다.

이번 순방에서도 문 대통령과 김 여사의 잉꼬부부 행각은 아직은 가부장적인 문화가 남아 있는 동남아 정상 부인들의 부러움을 샀다. 지난 9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문 대통령과 보고르 대통령궁을 찾은 김 여사는 방명록을 작성할 찰나에 탁자 위에 있어야 할 펜을 찾지 못하자 옆에 있던 문 대통령의 재킷 주머니를 뒤졌다.

이를 눈치 챈 문 대통령이 바로 앞에 꽂혀 있던 펜을 찾아 김 여사에게 전해주면서 김 여사의 주머니 수색이 중단됐고, 방명록 작성도 마무리됐다. 이런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던 조코위 대통령 내외는 두 사람의 모습에 환한 웃음을 보였다.

당시 정상회담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슬람 문화가 강한 조코위 대통령은 부인인 이리아나 여사를 살뜰하게 챙기지 않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두 정상 내외가 함께 걸어갈 때도 조코위 대통령만 먼저 가고 이리아나 여사가 뒤처져서 오자 오히려 문 대통령이 이리아나 여사를 챙겼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모두 마친 뒤 김 여사와 단둘이 숙소 인근의 커피숍을 찾아 다정한 '커피 타임'을 보냈다고 한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전력질주'를 두 차례나 했던 사연은?

이번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책임을 맡고 있다. 굵직한 정상회의나 정상회담의 경우, 참석 범위가 제한돼 윤 수석이 직접 회담 내용을 정리하고,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야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그런 만큼 윤 수석은 종종 고난의 시간을 겪기도 한다.

지난 9일 문 대통령과 조코위 대통령간 정상회담 당시 윤 수석은 '전력질주'를 해야만 했다. 문 대통령과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깜짝 행사'를 준비했던 조코위 대통령은 직접 카트를 끌고 문 대통령과 대통령궁 인근의 시장을 방문했다.

당초 예정에 없던 깜짝 이벤트였던 만큼 우리 측에도 직전에 극소수에게만 통보를 해 윤 수석이 전달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우천 속에서 식수 행사를 마친 뒤 두 정상이 나란히 걷는 동영상을 찍던 윤 수석은 조코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카트에 오르자, 별다른 생각 없이 뒤따르며 동영상을 계속 촬영했다.

그러나 카트가 속도를 내면서 윤 수석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졌고, 한 손에 우산을 든 채 동영상 촬영을 계속하던 윤 수석의 걸음도 빨라져야만 했다. 카트가 대통령 궁을 빠져 나가자 깜짝 이벤트를 눈치 챈 윤 수석은 동영상 촬영을 멈추고 달리기 시작했다. 때마침 인도네시아 측 인사가 윤 수석에게 다가와 달릴 때마다 '런(RUN)' 구호를 해줬다고 한다.

윤 수석은 전력질주로 타이밍에 맞춰 시장에 도착했고, 문 대통령과 조코위 대통령이 시장에서 전통의상을 함께 고르며 인도네시아 국민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아낼 수 있었다.

다른 이유였지만 윤 수석은 베트남에서도 또 한 번 전력질주를 해야만 했다. 베트남 다낭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한중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을 마친 윤 수석은 동행기자단과 저녁을 함께 하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잠시 뒤 윤 수석은 프레스센터를 가쁜 숨을 몰아쉬며 들어왔다. 브리핑 때 연단에 놓아둔 자신의 수첩을 두고 나왔기 때문이었다. 해당 수첩엔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물론 정상회담과 관련한 각종 주요 사항이 기록돼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윤 수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큰일 날 뻔했다"고 말을 했고, 이에 현장에 남아 있던 기자들은 특종의 기회를 놓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APEC에서 뒤바뀐 지각왕 순서?…푸틴 꺾은 시진핑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한반도 주변 4강국을 포함한 전 세계 21개국 정상이 모두 참여한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선 '세계의 지각왕'이 바뀌었다. 그간 정상들 중에선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각왕'으로 악명이 높다.

실제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 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때 이뤄진 한러정상회담에 34분이나 지각했다. 외교적 결례이지만, 푸틴 대통령에게만은 '시간을 잘 지킨 약속'으로 분류됐다. 푸틴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1시간 45분을 늦었고, 2차 세계 대전 당시 전쟁을 치렀던 독일의 메르켈 총리와의 정상회담에는 4시간이나 지각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APEC에서 나머지 20개국 정상들을 기다리게 한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었다. 지난 10일 열린 APEC 정상들간 갈라 만찬에 시 주석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각국 정상들이 기념촬영 때까지 대기실에서 기다려야만 했다. 이전 지각왕이었던 푸틴 대통령은 '뒤에서 세 번째' 순서로 입장했다.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일찍 도착한 편이었다고 한다.

cho1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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