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판이 바뀌고 있다… 전 통일부 장관에게 듣는 새로운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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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대한 여정

정세현 , 황방열 지음 | 메디치미디어 | 304쪽 | 1만6000원

"많은 사람이 ‘저 두 사람이 손잡고 높이 5cm, 폭 50cm의 저 작은 군사분계선을 치우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상황을 상상하면서 눈물이 났을 겁니다."

남북정상회담은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에만 두 차례가 열렸고, 연내 평양에서 한 차례가 더 열릴 예정이다. 한때 ‘핵전쟁’ 설전까지 벌였던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70년 적대관계를 끝내기 위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했다.

과연 한반도 냉전 구조는 해체될 것인가. 한반도의 판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앞으로 어떤 식으로 평화와 통일을 준비해야 할까. 40년 동안 남북 관계와 한반도 문제를 필생의 화두로 삼아온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한반도의 미래를 이야기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 전 장관은 남북회담이 가장 빈번하던 시절에 대북 접촉을 가장 많이 한 사람으로, 197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총 170여 개의 남북합의서가 작성된 가운데 73개를 통일부 장관 재임 중에 작성했다.

저자는 미국은 그동안 동아시아 대외정책에서 상대 국가의 의중을 읽어내는 데 착오가 많았으며, 북한에 대해서도 그동안 압박과 제재로만 핵을 포기하게 했기에 오늘날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더 고도화시킨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핵이 미국과의 협상 수단이 되면서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를 가져왔고, 우리 역시 이 기회를 놓치면 언제 다시 70년 분단체제의 사슬을 끊을 수 있을지 모른다고 단언한다.

북한의 입장에 대해 한쪽에서는 여전히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지만, 저자는 김일성 시대의 고난 행군부터 주체사상의 태동 배경, 김정일의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7·1조치)와 2009년 화폐개혁, 김정은의 경제개혁 조치(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등을 돌아보면서 북한 사회의 변화(개혁개방)가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지적한다.

물론 분단의 세월이 긴 만큼 이제는 ‘같은 민족이니까 통일해야 한다’는 민족주의 정서만 가지고는 통일에 대한 설득력이 떨어진다. 통일비용과 함께 ‘퍼주기’에 대한 냉철한 해석도 필요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남북 간 화해 협력이 심화하면 통일의 구심력이 커지면서 남북 간 긴장이 완화되고, 결과적으로 국가 예산의 10%에 해당하는 국방비에 쓸 돈을 복지와 교육으로 쓸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김은영 기자 key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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