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해졌다고 해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책임자들이 “세계적 모범 방역”, “변곡점”이라는 등의 자화자찬을 늘어놓은 자체가 섣부른 진단이었다. 자칫 제2, 제3의 신천지교회 사태로 번질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이 닥친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근무환경이 취약한 사업장의 집단감염을 통제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으나 이미 때를 놓친 셈이다.
더욱 걱정인 것은 공공기관과 은행, 보험, 카드사 등이 운영하는 전국 콜센터 근무자가 30만명을 넘는다는 사실이다. 신천지 교인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일하는 작업장인 만큼 예고됐던 사태나 다름없다. 정부는 부랴부랴 이들 사업장에 대해 재택근무와 유연근무 활용, 사무실 좌석 간격조정 등의 관리지침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도 미리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는 얘기는 들려오지 않는다.
늘 그렇듯이 ‘뒷북 행정’이 화근이다. 지난달 말부터 대구의 콜센터 6곳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강 건너 불 보듯 하지 않고 각자 위치에서 사전 방역을 서둘렀다면 구로 콜센터의 집단감염은 피할 수도 있었을 게다. 정부가 종교 행사와 대중집회까지 막으면서 감염 우려가 더 큰 콜센터 같은 시설을 방치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지금은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이 지역감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대응책을 강구할 때다. 콜센터와 유사한 시설들이 더 없는지도 두루 살펴야 한다. 호미만으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게끔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대처하는 게 방역의 기본이다.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서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6000만명 인구 전체를 대상으로 이동제한 명령을 내려 대혼란에 빠진 이탈리아의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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