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2, 제3의 콜센터 집단감염 막아야 한다

입력
기사원문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한풀 꺾이는 듯했던 코로나19에 또다시 비상이 걸렸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90여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서울 거주자가 65명에 이른다는 점에서 새로운 진원지가 될까 걱정이다. 인천과 경기도에서도 지하철이나 버스로 출퇴근하는 직원이 상당수여서 광범위한 후속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만에 하나라도 수도권 방역망이 뚫린다면 큰일이다.

그동안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해졌다고 해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 책임자들이 “세계적 모범 방역”, “변곡점”이라는 등의 자화자찬을 늘어놓은 자체가 섣부른 진단이었다. 자칫 제2, 제3의 신천지교회 사태로 번질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이 닥친 것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근무환경이 취약한 사업장의 집단감염을 통제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밝혔으나 이미 때를 놓친 셈이다.

더욱 걱정인 것은 공공기관과 은행, 보험, 카드사 등이 운영하는 전국 콜센터 근무자가 30만명을 넘는다는 사실이다. 신천지 교인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일하는 작업장인 만큼 예고됐던 사태나 다름없다. 정부는 부랴부랴 이들 사업장에 대해 재택근무와 유연근무 활용, 사무실 좌석 간격조정 등의 관리지침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도 미리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는 얘기는 들려오지 않는다.

늘 그렇듯이 ‘뒷북 행정’이 화근이다. 지난달 말부터 대구의 콜센터 6곳에서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강 건너 불 보듯 하지 않고 각자 위치에서 사전 방역을 서둘렀다면 구로 콜센터의 집단감염은 피할 수도 있었을 게다. 정부가 종교 행사와 대중집회까지 막으면서 감염 우려가 더 큰 콜센터 같은 시설을 방치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지금은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이 지역감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철저한 대응책을 강구할 때다. 콜센터와 유사한 시설들이 더 없는지도 두루 살펴야 한다. 호미만으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게끔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대처하는 게 방역의 기본이다. 확진자가 1만명을 넘어서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6000만명 인구 전체를 대상으로 이동제한 명령을 내려 대혼란에 빠진 이탈리아의 사례를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네이버 홈에서 ‘이데일리’ 구독하기▶
청춘뉘우스~ 스냅타임▶ | 이데일리 기자뉴스룸▶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오피니언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