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댐, 나흘 동안 뭐했나?”…미리 방류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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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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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용담댐의 방류로 침수 피해를 본 충남 금산과 충북 영동 등 금강 유역 일대 마을에서도 이번 수해는 방류량 조절 실패로 인한 '사실상 인재'라고 성토하고 있습니다.

수자원공사가 용담댐에서 초당 3천 톤의 물을 방류하기 1주일 전에 용담댐은 홍수기 제한수위에 도달했지만, 나흘간 방류량을 늘리지 않다가 하필 폭우가 쏟아지는 날, 갑자기 방류해 수해를 입었다고 주장합니다.

백상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8일 용담댐은 방류량을 초당 700톤에서 3,000톤으로 4배가량 늘렸습니다.

하류에 위치한 충남 금산과 충북 영동, 옥천, 전북 무주 등 4개 군에서 주택 220여 가구와 농경지 670여 ha가 물에 잠겼습니다.

인삼 주 재배지인 금산지역 한 군데만 인삼밭 200ha가 물에 잠겨 3백억 원이 넘는 재산 피해를 입었습니다.

물이 빠지고 난 인삼밭, 진흙 펄로 변했습니다.

농민들은 3, 4년간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워온 인삼 농사를 망치게 됐습니다.

수재민들은 이번 수해는 용담댐 방류로 일어난 '인재'라고 성토합니다.

[고권기/충남 금산군 : "(용담댐에서) 비 올 때, 물이 많이 내려올 때 같이 빼니까 이런 현상이 나는 거예요."]

비가 오지 않았던 지난주 댐 수위를 낮출 기회가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집중호우 일주일 전인 지난달 30일, 용담댐 저수율은 이미 홍수기 제한수위인 85.3%에 도달했습니다.

다음 날에는 90%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위험수위를 한참 넘어선 겁니다.

수자원공사는 댐 관리 규정에 따라 당시 방류량을 늘려야 했지만, 오히려 초당 3백 톤가량 흘려내 보내던 방류량을 45톤으로 줄였습니다.

이렇게 나흘을 보냈다가 집중호우가 시작된 지난 7일에서야 뒤늦게 방류량을 7백 톤으로 늘렸고, 제한수위 100%를 넘어서자 결국 초당 '3천 톤' 방류가 시작됐고 댐 하류 일대 4개 시군 마을 39곳이 물에 잠겼습니다.

이에 대해 수자원 공사 측은 방류량을 늘리지 말라는 민원이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방류를 멈추라고) 연락을 주시더라고요. 래프팅하는 업체들 좀 있고요. 펜션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 방류량이 늘어나게 되면 손님을 못 받으시는 거죠. 위험하니까."]

하지만 전문가들은 적극적으로 예비 방류를 했어야 했다고 지적합니다.

[조원철/연세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명예교수 : "(용담댐은) 저수용이죠. 주로. 용수 댐인데 용수 댐이라고 하더라도 비가 많이 오면 넘칠 수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예비 방류를 반드시 해야죠."]

이런 가운데 침수 피해를 입은 4개 지역 군수들은 내일(12일) 한국수자원공사를 방문해 수위 조절 실패에 공식항의하고 피해복구와 보상방안 마련을 촉구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

백상현 기자 (b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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