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명의 인명피해를 낸 의암호 사고 한달 만에 지방자치단체에서 태풍이 부는 와중에 한국전력 측에 끊어진 전력을 복구해달라고 요청해 논란이 되고 있다.
부산 기장군은 지난 3일 오전 1시35분쯤 “기장군수가 한국전력 기장지사를 방문해 복구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습니다만 한전측에서 강풍으로 인한 안전 상 문제로 복구작업이 현재 불가능하다고 합니다”라는 내용의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당시 행정자치 국장, 교육행복 국장과 함께 한전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수가 방문한 시간은 제 9호 태풍 ‘마이삭’이 부산에 상륙하기 직전이었다. 태풍은 45분 후인 이날 오전 2시20분쯤 부산에 상륙했다. 태풍이 한창 부산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에서 군수가 한전에 찾아가 복구를 요청한 것이다. 부산 전역에는 태풍 경보로 외출 자제 권고가 내려진 상태였다.
특히 지난달 초 의암호 사고가 있었다는 점에서 군수의 태도를 두고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불과 한달 전인 지난달 6일 강원 춘천 의암호에서도 폭우 와중에 무리한 인공 수초섬 고정 작업을 하다가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불상사가 일어난 바 있다. 당시 정세균 국무총리는 “사람 생명이 걸렸는데 (수초섬이) 떠내려가면 그냥 두어야 하지 않나”라며 춘천시청 측을 질책했다.
누리꾼들은 의암호 사고와 비교하며 ‘정치쇼’라는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복구하려면 이 비바람에 전신주에 올라가야 하는데 죽으란 소리”라고 분개했다. 다른 누리꾼 역시 “저런 사람이 있으니까 저번 의암댐 인공섬 같은 인재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한전 직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도 “상황실에서 정신없을텐데 군수까지 응대해야 하냐. 이게 의전”이라며 “기장지사 사우분들 고생이 많으시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오규석 기장군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논란에 대해 “절대 오해”라며 “강풍이 잦아진 뒤에 최대한 빨리 복구를 요청해달라고 했다. 그 당시 바로 나가달라 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태풍이 오는 시점에 한전을 찾아간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정전 때문에 기장군 주민들의 전화가 끊이질 않아서 한전을 찾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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