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보는 증시]카카오게임즈가 달빛조각사에 거는 기대

입력
수정2019.09.30. 오전 9:32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인기 소설 원작 게임, 하루만에 사전 예약 100만 돌파
바람의 나라, 리니지 만든 송재경 제작으로 기대 증폭
캐주얼 집중된 포트폴리오 다변화, IPO에 긍정적 영향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100만명. 게임 사전 예약을 시작한 지 하루 만에 몰린 유저들의 수다. 해당 게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카카오게임즈에서 출시 예정인 모바일 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MMORPG) ‘달빛조각사’에 관한 이야기다.

달빛조각사는 남희성 작가가 연재하는 게임 판타지 소설이다. 가상의 회사 유니콘이 개발한 가상현실 온라인 게임 ‘로열 로드’를 배경으로 주인공 위드가 펼치는 모험을 다룬 소설로, 대부분의 게임 판타지 소설처럼 주인공이 검사나 마법사 등의 직업을 갖는 게 아니라 ‘조각사’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져 독자들에게 신선함을 가져다 줬다.

2007년 정식 발매된 이 소설은 2019년 7월 약 85만부가 팔리며 사장돼 가던 판타지 소설 업계를 살린 1등 공신이다. 한국 장르 문학계는 2000년대 초반 쏟아지기 시작한 일명 ‘양판소(양산형 판타지 소설)’로 인기가 시들어 가고 있던 데다 아직 웹소설 시장이 성숙해지지 않아 침체된 상태였다. 그러나 달빛조각사가 출판 소설로서 입지를 굳히고, 이후 웹소설 플랫폼을 통한 연재로 지속적인 인기를 이어 나가며 한국 장르 문학을 다시금 수준급 시장으로 끌어올렸다.

당시 달빛조각사가 연재됐던 웹 플랫폼이 바로 카카오페이지다. 2013년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지는 웹툰, 웹소설, 웹드라마, 드라마, 영화 연재 및 판매 플랫폼이다. 그러나 카카오페이지 설립 당시만 하더라도 콘텐츠 플랫폼 시장 자체가 크게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에 호실적을 기록하지 못해 사실상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지를 실패작 취급했다.

그러나 달빛조각사를 필두로 유명 소설을 카카오페이지에 연재하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2015년 1억원 수준이었던 일 거래액은 지난 9월 10억원을 돌파하며 4년 만에 10배 넘는 성장을 기록했다. 2013년 당시만 해도 3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적자기업이었지만 지난해 12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기업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이번 출시되는 달빛조각사 게임이 주목을 받는 까닭은 원작의 엄청난 인기와 더불어 ‘바람의 나라’, ‘리니지’, ‘아키에이지’ 등 국내를 대표하는 MMORPG를 개발한 송재경 대표가 이끄는 엑스엘게임즈가 맡았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대표임에도 아직도 일선에서 게임 개발을 진행할 정도의 열정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도전정신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키에이지에 도입한 노동력 시스템, 퀘스트 초과 보상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달빛조각사 게임의 유통은 카카오게임즈가 맡았다. 현재 달빛조각사 게임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큰 만큼 게임이 현재 중단된 회사의 기업공개(IPO)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6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지난해 6월 실시한 일반감리에서 카카오게임즈가 지분을 투자한 게임 개발사들의 가치가 문제로 떠올라 정밀감리에 들어가며 상장 작업은 사실상 멈췄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상장을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감리 결과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외려 출시 예정인 달빛조각사가 기대한 만큼 흥행을 거둘 경우 향후 IPO 때 기업가치를 더 높이 인정받을 수도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카카오게임즈는 주로 캐주얼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에 주력해 왔고 최근 펄어비스(263750)와 ‘검은사막’ PC 퍼블리싱 계약이 종결돼 사실상 내세울 MMORPG가 딱히 없다”면서 “테라 클래식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달빛조각사가 성공한다면 부족한 모바일 MMORPG 부분이 강화돼 IPO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짚었다.

김무연 (nosmoke@edaily.co.kr)

네이버 홈에서 ‘이데일리’ 뉴스 [구독하기▶]
꿀잼가득 [영상보기▶] , 청춘뉘우스~ [스냅타임▶]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