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공장 2025년 가동
법인장에 재일동포 영입
日과 제휴 30년만에 성과
업계에 따르면 코스맥스는 지난 3월 일본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법인을 설립한 후 최근 공장 용지를 계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인은 도쿄에, 공장 용지는 도쿄 도심에서 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이바라키현 반도시에 마련했다. 용지는 1만6000㎡(약 5000평)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철저한 현지화를 위해 법인장은 코스맥스 내부 출신이 아닌 일본 현지 채용을 통해 와세다대를 나온 재일동포를 영입했다. 내년 상반기에 공장 기공식을 한 후 2025년 실제 생산시설을 가동하는 게 목표다. 제품 생산 전까지는 현지 영업에 총력을 기울인다.
코스맥스는 2016년 일본 1위 화장품 기업인 시세이도에 노화 방지 화장품과 CC크림 등을 비롯한 ODM 제품을 공급하며 일본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올해 일본에 법인을 설립하고 제조시설을 확보하면 '메이드 인 재팬(Made in Japan)' 제품을 생산하게 되면서 일본 내 입지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일본 고객사를 확보해 '원조 화장품 강국'으로 불리는 일본 내에서 ODM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 잡는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기준 일본 화장품 시장 규모는 40조원 안팎으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시장이다. 때마침 일본에서는 다시 한 번 한류붐이 불면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화장품은 일본 수입 화장품 분야에서 프랑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일본 내에서 존재감이 강하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의 일본 수출액은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난 7억8000만달러로 전체 화장품 수출액에서 약 8.5%를 차지한다. 중국(49억달러), 미국(8억4000만달러) 뒤를 잇는다.
일본 생산기지는 일본 현지 고객사뿐 아니라 중국 등 일본 제품을 선호하는 국가의 고객사를 위해서도 활용 가능하다. 중국에서는 일본 화장품이 '고급·고품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 브랜드의 경우 일본에서 제조한 화장품을 중국에 들여와 판매하면 일본 화장품이 가진 좋은 이미지를 마케팅 요소로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품질과 관련해 높은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중심의 한국 인디브랜드 업체들 사이에서도 관련 수요가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화장품 업계도 코스맥스의 일본 진출에 주목하고 있다. 코스맥스의 일본 법인 설립을 눈여겨본 일본 화장품 전문지 '국제상업(國際商業)'은 '글로벌 기업 코스맥스의 DNA'라는 제목으로 최근 6쪽에 달하는 특집 기사를 실었다. 국제상업에 관련 기고를 게재한 박희성 후쿠오카여학원대학 교수는 "코스맥스가 일본에 본격 진출한다"며 "최근 '제4차 한류붐'으로 일본 내에서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일본 소비자들이 아마존 등 온라인 쇼핑몰과 한국 쇼핑몰을 통해 화장품을 직접 구매하는 패턴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코스맥스의 일본 진출과 한국 화장품 업체들의 선전으로 일본 화장품 제조 기업들은 바짝 긴장 중이다. 일본 주문자위탁생산(OEM) 전문업체인 '일본색재공업연구소'의 오쿠무라 히로시 회장은 국제상업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BB크림이나 쿠션 파운데이션 등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제품들이 아직도 새로운 기억처럼 느껴지는데, 신선하고 독특한 새로운 제품들이 계속 나온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