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사장님에 “극우”… 그 친여 유튜버 채널 문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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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6.21. 오후 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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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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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여 유튜브 채널 ‘헬마우스’ 운영 중단
광주광역시 커피 자영업자인 배훈천씨가 '순수한 자영업자'가 맞는지 의심스럽다는 MBC 방송 내용을 지난 15일 공유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페이스북./조 전 장관 페이스북

문재인 정부 정책을 비판한 광주 커피숍 사장 배훈천씨를 ‘정치꾼’으로 몰아간 친여(親與) 작가의 유튜브 채널이 문을 닫기로 했다. 유튜브 ‘헬마우스’에서 스피커로 활약한 임모 작가는 최근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배씨는 단순 자영업자가 아니라 정치적 인물”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런 주장이 담긴 기사를 조국 전 법무장관이 SNS에 올리면서 배씨는 친문(親文) 지지자들로부터 “가게 망하게 한다”는 공격을 받아왔다.

헬마우스 채널 기획자인 하헌기씨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헬마우스 채널을 닫는다. 정확히는 이제 운영을 중단한다”며 “6월을 마지막으로 정식 업로드는 종료한다”고 했다. 하씨는 “한 번 캐릭터와 롤이 고정되니, 그에 부응하는 작업이 아니면 오히려 오해가 쌓이기도 했다”며 “중립적으로 가짜뉴스를 타격할 것을 요구하는 이들과, 민주당 진영을 위해 더 기울여달라는 이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도 어려웠다”고 했다. 하씨는 20대 국회 때 손혜원 의원실에서 인턴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9월 문을 연 이 채널은 주로 보수 유튜버들의 ‘가짜뉴스’를 비판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개장 초반부터 윤서인 등 야권 성향 인사들을 저격하며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유명세를 탔다. 여기서 메인 스피커 ‘헬마우스’ 역할을 한 임 작가는 TBS, JTBC 등 다수 방송에서 시사방송 작가로 활동했다고 한다.

문제는 임 작가가 지난 1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배씨를 공개 저격하면서 불거졌다. 이날 MBC는 ‘文 실명 비판했다던 광주 카페 사장님, 언론들이 숨긴 진짜 정체는?’이라는 제목으로 방송을 했다. 패널로 참여한 임 작가는 “배씨는 단순 자영업자로 토론에 나선 게 아니다”라며 “정치적 인물이 정치적 행사를 연 것”이라고 했다. 배씨가 활동하는 ‘호남대안포럼’에 대해서도 “정치적인 성격을 띄고 있고 극우 주장을 하는 단체”라며 “포럼이 출범한 이후에 5·18역사왜곡처벌법 폐지 운동을 벌였는데 그 당시에도 47명의 서명을 받고 호남시민들의 명의를 걸었다가 대표성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고 했다.

배씨 관련 보도를 언급하며 “광주의 평범한 자영업자의 비판이라는 프레임을 만들기 위한 것이란 의심이 든다”고도 했다.

이런 임 작가의 주장이 고스란히 방송에 실렸고, 조국 전 법무장관이 이 방송 기사를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친문 지지자들은 조직적으로 배씨를 공격했다. 이들은 임 작가가 주장한 내용을 토대로 “광주 사람이 어떻게 5·18을 폄하하느냐” “당신 극우 일베냐” “국짐(국민의힘 멸칭) 당원이냐”는 전화 폭탄을 쏟아냈다. “위생·불법으로 가게를 고발해서 장사를 못 하게 하겠다”는 협박성 댓글도 쏟아졌다. 결국 배씨는 공포감을 호소하며 가게 전화선을 끊기도 했다.

[주희연 기자 jo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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