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잠복기가 최장 50일에 달해 역학조사를 해도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건당국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A형 간염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를 강화하고 있지만,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28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A형 전국의 간염 확진자는 3549명이다. 지난 한 해 감염자 2436명보다 1113명(45.7%)이 늘어난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최근 감염자가 가장 많았던 2017년 수준(4419명)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도별로는 경기도가 1035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서울(570명)이다. 두 지역 감염자가 전국의 45%다. 인구가 많은 탓도 있겠지만 문제는 두 지역의 감염자 수가 매달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의 경우 지난 1월에는 122명, 2월에는 142명, 지난달에는 347명이 각각 A형 간염에 걸렸다. 이달 들어서는 424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은 지난 1∼3월 각각 72명, 81명, 199명이 감염됐다. 이달 들어 218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경기·서울 다음으로 감염자가 많은 시·도는 대전(615명), 충남(306명), 충북(229명), 인천(212명) 순이다.
노로바이러스나 세균성 이질, 장티푸스 등의 수인성 감염병은 짧게는 하루, 길게는 2∼3일 뒤 증상이 나타나는 감염병과는 다르게 A형 간염은 잠복기가 15∼50일로 다른 감염병보다 훨씬 길다. 긴 잠복기는 집단 감염자들이 이 기간 무엇을 함께 섭취했는지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
A형 간염 확진자의 70% 이상은 30∼40대이다. 올해 A형 간염 확진자 3549명의 연령대를 보면 30대가 37.4%(1326명)로 가장 많고 40대가 35.2%(1250명)에 달한다. 다음은 20대 13.4%(477명), 50대 9%(319명) 순이다.0∼9세는 0.1%(5명)밖에 되지 않고, 60대와 70대는 각 1.9%(66명), 1%(37명)에 그쳤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20대 이하는 예방접종을 통해, 50대 이상은 자연감염을 통해 항체를 가진 경우가 많다”며 “A형 간염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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