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더는 못참겠다"…강남·홍대에 번지는 `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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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20. 오후 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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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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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뎌지는 사회적 거리두기

주요 번화가 유동인구 급증
강남역 주말 이용객 4만명↑
고속도로 통행량도 회복세

4월까지 거리두기 길어지자
피로감 높아지며 외출 늘어


홍대거리 [사진 = 연합뉴스]
# 50대 강 모씨는 지난 화요일 경기도 양평으로 친구 3명과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코로나19가 무서워 미뤄 왔던 모임 약속도 다시 잡았다.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을 피해 승용차를 몰고 한적한 양평의 이탈리아 식당을 찾았는데, 예약 없이 갔다가 만석이어서 대기해야 했다.

정부가 개학을 4월로 연기하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특단의 조치를 꺼내 들었지만, 날씨가 풀리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도 차츰 느슨해지는 모습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야외활동을 참고 계신 분들이 많아 답답할 것 같다"면서 "힘들더라도 서로를 격려하며 조금만 더 사회적 거리 두기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미 지난 주말부터 '느슨해진 사회적 거리 두기'의 흔적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강남역, 홍대입구역 등 2030세대가 즐겨 찾는 장소의 지하철 이용객은 지난 주말부터 크게 증가했다. '심각' 단계가 발동됐던 2월 마지막 주에 주말 평균 20만명이 이용하던 강남역 승하차객은 10만명까지 떨어졌는데, 지난 주말엔 14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클럽이 모여 있는 홍대입구역도 마찬가지다. 2월 마지막 주에 주말 홍대입구역 이용객은 11만2000명이었는데, 지난 주말에는 14만1000명으로 20% 가까이 증가했다.

전국을 잇는 고속도로 교통량도 다시 많아지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해 감염병 위기 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2월 넷째주 고속도로 교통량은 1년 전보다 21.2% 감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감소세는 3월 둘째주(-13.7%)부터 회복되기 시작하더니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로 떨어진 이번주(16~19일)에는 -7.3%를 기록하며 한 자릿수로 꺾였다.

1월 평균 대비 7.5%로 '뚝' 떨어졌던 서울시내 교통량도 이번주 들어 감소율이 -5.8%로 줄면서 시내의 차량이 점점 느는 모습이다. 강남에서 여의도로 출근하는 김 모씨는 "2월만 해도 차가 없어 20분이면 출근이 가능했는데, 최근에는 35분 정도로 코로나19 사태 전만큼은 아니지만 차량이 늘어난 게 확실히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순까지 주말 서울시내 전체 도로 평균 속도(토요일 오후 3~5시 기준)는 시속 25㎞ 이상으로 도로 소통정보에서 '원활'이라고 표시됐지만, 지난 주말부터는 시속 24.6㎞ 수준으로 '서행'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길어지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국민의 피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히려 2월과 3월 초 2~3주를 정부가 행정조치 등으로 강력하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길어지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국민이 피로를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무작정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는 것은 효과도 효율도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재욱 고려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혼자서 하는 산책과 등산을 적극 권한다"고 말했다.

[김연주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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