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생기탱천

생기탱천 Vol.4 이희문

PLANKTON MUSIC님의 프로필 사진

PLANKTON MUSIC

공식

2019.10.10. 14:283,328 읽음

생기스튜디오×플랑크톤뮤직 

생기탱천
生氣撐天
싱싱하고 힘찬 기운이 하늘 높이 솟아오르다
 
홍대의 핫플레이스 생기스튜디오에서 만나는 생생한 전통음악
 
생기탱천은 전통음악이 가진 매력과 풍류의 기운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만들어진 공연 시리즈이다풍류는 그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세상의 속된 일을 떠나서 음악과 함께 운치 있고 멋진 인생을 즐기려는 음악 애호가들이 모여 사사로이 발전시킨 문화를 말한다오늘날 조선의 사대부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음악과 함께 운치 있고 멋진 인생을 살고자 하는 풍류객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5월부터 두 달에 한 번씩 생기스튜디오에서 열리는 생기탱천은 전통과 그 주변에서 호시탐탐 멋진 인생을 좇아온 특별한 예술가들과 음악 애호가들을 위한 공연이다전통음악에 대한 이해가 있건 없건 간에 ‘운치 있고 멋진 인생을 즐기려는’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만족할 만한 공연이 될 것이다
 

생기스튜디오, 출처: 생기스튜디오 인스타그램

생기스튜디오 
2018년 3월 홍대 미술학원 거리에 문을 연 생기스튜디오는 지상 4층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공연을 즐길 수 있는 공연장이자 리허설 스튜디오이다이제 겨우 1살 생일이 지났지만 대한민국 밴드, DJ 씬(scene)의 현재를 대표하는 수많은 아티스트의 무대를 선보이며 주목할 만한 공간으로 떠올랐다. 2018 인디포스트 선정 올해의 라이브 베뉴로 꼽히기도 했다


생기탱천 Vol. 4 
생기탱천의 네 번째 주인공 11월의 아티스트  

이희문컴퍼니(LEE HEE MOON COMPANY)

이희문컴퍼니는 소리꾼 이희문을 주축으로 성악, 기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모인 집단이다. 이희문은 방대한 레퍼토리의 보고인 경기민요(한국 경기도 지역의 토착민요)를 모티브로 이종 장르의 융합을 시도하고 실험하는 공연을 만든다. 그는 한국 예술계의 변방에 놓인 전통성악을 공연의 중심으로 끌어와 자신만의 소리로 관객에게 노래를 듣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 오고 있다

그러한 행보 속에서 탄생한 올해의 신작 <이희문프로젝트 날[]>을 생기탱천에서 만나본다.

이희문프로젝트 날[陧] 하이라이트1


Interview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A 경기소리를 하는 소리꾼이다. 주요무형문화제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이며 이희문컴퍼니 대표,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경기소리를 모티브로 해서 매년 레퍼토리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Q 학창시절 내내 가수가 되고 싶었다고 들었다. 어떤 음악을 좋아했고 어떤 가수가 되고 싶었나?
 
A 어릴 때부터 어머니(고주랑 명창)의 노래를 좋아했다. 대중음악으로는 민해경, 주현미 등 가창력을 겸비한 댄스음악을 좋아했다. 언젠가 나도 늘 춤을 추면서 노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연습했다.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때 마돈나의 블론드 앰비션(Blonde Ambition)’ 콘서트 비디오를 보게 되었고 완전히 다른 세상을 만나 충격을 받았다.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 영향을 준 사람들 중에 무대 위의 디바(diva)가 많았다.

이희문의 어머니 고주랑 명창

민해경
마돈나


어머니와 함께 본인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예술가로 안은미를 꼽았다. 안은미를 만나게 된 인연이 궁금하다.
 
안은미와는 2007<프린세스바리이승편>에 출연하면서 처음 작업을 같이 했다. 그 작품에 박민희, 안이호, 정은혜 같은 보컬들이 모두 출연했는데 노래방에서 오디션을 봤다. 시간 동안 본인의 끼를 모두 보여줘야 했는데 민해경 노래도 부르고 트로트도 부르면서 신나게 놀았다. 그 작품에서 바리공주 역을 맡아서 투어를 다니면서 신나게 노래를 했다.
 

Q 안은미가 미친 영향이 있다면? 
 
 
안은미는 내가 가진 어떤 가능성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밀어붙인 사람이다. 바리공주 역을 하면서 남자도 여자도 아닌 역을 맡았는데 그 후로는 점점 더 파격적인 여자역할을 주문했다. 처음엔 내가 받아들일 수가 없어서 피해다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다 2013년에 내가 스스로 오더메이드 레퍼토리 <()>  제작하면서 스스로가 무얼 잘하고 무엇에 어울리는지 깨닫게 되었다. 결국 안은미의 말이 맞았다. 

프린세스바리_출처 플레이DB
프린세스바리_출처 플레이DB



음악 이외에 , 영상, 무대미술 작품의 다양한 측면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특히 무대에서 본인의 스타일을 항상 신선하고 파격적인 모습으로 연출하는데 어떤 지향점이 있는가?

공연계에 오기 전에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가수가 본인을 표현을 하는 데에 있어, 컨셉과 시각요소가 음악과 한데 어울려 만들어내는 시너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희문 컴퍼니의 첫 공연인 오더메이드 레퍼토리 <()> (2013)때 연출에 1억을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언제나 이렇게 아낌없이 투자를 하는 편인가?

당시에 이희문 컴퍼니를 만들고 작품을 제작하며 고민이 많았는데 안은미에게 연출을 부탁했다. 안은미는 늘 어중간하게 하지 말라고 이야기 해왔는데 그 작품을 통해 제대로 돈 쓰는 법을 알려주었다. 무대 위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제대로 준비하다 보니 그 금액이 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공연을 한 번 하고 난 뒤, 나 자신과 내 작품에 대한 이미지가 완전히 변했다. 실제로 투자를 해봐야 배우는 것이 있다. 공연 연출을 할거면 정말 제대로 아낌없이 하고 어중간할거면 아예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오더메이드 ‘잡’_이희문컴퍼니, Photo © KWAK Ki Gone
오더메이드 ‘잡’_이희문컴퍼니, Photo © KWAK Ki Gone
오더메이드 ‘잡’_이희문컴퍼니, Photo © KWAK Ki Gone

Q 2013 오더메이드 레퍼토리 <()> 시작으로 2014 <()>, 2016 <()> 이어, 깊은舍廊사랑 3부작 시리즈 1 <깊은舍廊사랑>(2016), 2 <사계축四契軸>(2017), 3 <민요삼천리民謠三千里>(2018) 꾸준한 레퍼토리 작업을 해왔다. 뿐만 아니라 프렐류드와 함께하는 경기재즈프로젝트 <한국남자>(2016), 씽씽, 최근에는 프렐류드, 노선택과 소울소스와 함께 <오방神과> 공연까지 정말 다양한 시도와 변화를 보여줬다. 과정을 통해 정립된 방향성이 있는가?

매년 신작을 올리는 것이 나와의 약속이었다. 다만 나는 신작을 준비할 미리 내년의 작품을 구상하진 않는다. 결국 작품은 나에 대한 이야기인데 미래의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고민을 할지는 미리 없다. 모든 작품은 당시 나의 고민과 조건에서부터 시작되었고 어떤 시행착오들을 포함한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만 레퍼토리를 쌓으면서 좋은 점은, 공연을 반복하면서 멤버들 미가 생기고 거기서 오는 다른 재미가 만들어지는 거다. 그러면서 작품들이 좋아지고 나도 하면서 느끼는 재미가 있다.

한국남자 KOREAN MEN ©Kii STUDIOS PHOTOGRAPHY
한국남자 KOREAN MEN ©Park Jungin
오방神과 (c)Hyun-ju Cho
오방神과 (c)Hyun-ju Cho

공연 연출이나 스타일링에서의 변화는 없었나.
 
A 최근에 분명히 느낀 건 있다. 의상에 가슴을 넣으면 안 되겠더라. (웃음) 씽씽 뉴욕 공연 때 빅토리아 씨크릿 매장에서 가슴이 있는 의상을 구매해서 입은 적이 있는데 공연 중에 알 수 없이 계속 불편한 점이 있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가슴이었다. 그때 내가 무대에서 디바를 연출하는 것이 문자 그대로의 여장과는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아직 완전히 정립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해 보면서 내가 불편한 건 지양하고, 해 보니 괜찮은 건 채택한다.

깊은舍廊사랑 Deep Love Trilogy 1 ©ROHSH
사계축 Deep Love Trilogy 2 ©Jinhwan Lee
민요삼천리 Deep Love Trilogy 3 ©Jinhwan Lee


 

씽씽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결성과 해체에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씽씽은 개인적으로 부피감이 가장 큰 활동이었다. NPR 방송 출연 이후 생각보다 엄청난 관심을 받게 하기도 했고, 내 활동의 방향 자체를 고민하게 했다. 사실상 씽씽의 모태는 2014년 오더메이드 레퍼토리 <(쾌)>였는데 당시 음악감독인 장영규가 민요를 클럽에서 부르는 형태를 떠올려 냈다. 씽씽 활동을 하면서 실제로 전통음악 씬과 홍대음악 씬의 융합이 발생하기도 했다. 씽씽이 없어진 이후, ‘이제 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를 한참 고민했다. 올해의 신작인 <이희문프로젝트 날[]>이 그런 고민에서 만들어졌다.
 

Q <>의 탄생에 씽씽이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는 건가?
 
A 많은 사람들이 씽씽의 이희문으로 나를 기억하는 상황에서 밴드가 없어진 이희문은 뭘 할 수 있는가 고민했다. 씽씽은 사실 노래를 제외한 모든 것이 서양음악이었다. 거기서 내가 담당한 것이 전통창법이었는데 그렇다면 결국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민요의 소리, 시김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경기소리를 올곧게 들려줄 수 있는 공연의 방향이 만들어졌다. 선율악기를 과감하게 배제하고 리듬과 목소리만으로 과연 한 시간을 채울 수 있을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했다. <이희문프로젝트 날[]>에서 ‘날’은 나를 위한, 날이 선, 날 것 그대로의 의미들을 담고 있다.
  
Q <>을 같이 작업하는 멤버들을 소개해 달라.
 
장구의 박범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82-1호 동해안별신굿 이수자로 엄청난 에너지와 리듬감을 가진 사람이다. 굿판을 아는 사람이라 노래도 잘하고 작품을 함께 만들 때 빼는(수줍어하는) 게 없다. 내가 모르는 굿장단을 제안해 주기도 한다. 
 
드럼의 한웅원은 나와 경기재즈프로젝트 한국남자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고 여우락을 통해서도 같이 작업을 했다. 내가 의지할 수 있는 훌륭한 음악가다.
 
아날로그 모듈러 신디사이저를 다루는 임용주는 가장 마지막에 합류했다. 동서양의 리듬악기를 모아두고 노래를 부르던 중에 뭔가 한 가지 아쉬웠다. 사실 나는 모듈러라는 악기 자체를 잘 알지 못했는데 국악방송 <예술가의 백스테이지> DJ하면서 ‘모듈라서울’의 오거나이저인 용주씨를 만났다. 모듈러 연주자마다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용주씨는 리듬적인 면에서 강하다. 그래서 작품과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박범태(장구)

박범태(장구)
한웅원(드럼)
임용주(사운드 퍼포밍)

Q <이희문프로젝트 날[]>의 공연을 보면 모듈러를 통해 변조된 목소리가 들린다. ‘날 것 그대로가 작품의 컨셉이라고 한다면 모듈러를 통한 변조가 조심스러웠을 것 같기도 하다.
 

A 처음에 모듈러를 통해 목소리에 효과를 줬을 때 이게 맞는 건가?’하는 고민을 잠깐 하긴 했다. 하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전통을 소환하는 사람이지 복원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렇기에 현재의 시대적 흐름과 함께하는 것이 나에게 중요하다. 또 전자악기이긴 하지만 아날로그 악기이기 때문에 사람의 목소리와 함께 했을 때 더 어울리고 편안한 느낌이 있다. 매번 다른 소리가 나고 난 그것이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또 임용주의 모듈러는 리듬이 강해서 노래의 추임새 같은 역할을 해준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모듈러와 함께 했을 때 내가 더 흥이 나더라.  

아날로그 모듈러 신스



  

Q 노래의 선곡은 어떤 식으로 했나?

A 이 부분은 사실 처음 이야기 하는 건데, 씽씽의 음악감독이자 나의 다른 많은 작품에도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던 장영규와의 관계로부터 아무래도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밴드 없이 나 혼자 공연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곡들이 <프린세스 바리-이승편> 때 불렀던 회심곡이었다. 다른 곡들도 대부분 어떤 연결성을 가지고 있다. 꼭 그렇게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는데 작품을 만들고 보니 함께 작업했던 노래들을 다시 부르면서 나의 길을 새롭게 찾아가고 있었다.

Q <>은 올해 5월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의 기획공연으로 처음 공개됐다. 그 후 제비다방, 채널 1969, 더노라 스테이지, 벨로주 등 홍대의 작은 공연장에서 무대를 했고 김어준의 뉴스공장, 한겨레 기자실 등 의외의 공간에서도 연주를 했다.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공연을 많이 하는 이유가 있는가?

A <>을 처음 만들 때 이전작들과 다르게 부담감이 있었다. 예전에는 선율악기와 풍성한 밴드 사운드에 기댈 수 있었고 별 걱정 없이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었는데 이 작품은 ‘과연 내 목소리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그래서 다양한 무대에서 경험치를 쌓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멤버들도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 장구의 박범태 같은 경우는 이 작품을 통해 홍대 클럽에 처음 와 봤다. 씽씽 활동을 통해 느낀 점도 결국은, 어떤 공간에서든 공연을 잘 해낼 수 있는 내공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앞으로 이 멤버들과 더 다양한 곳들에서 멋진 공연을 할 거다.

Q 같은 <>작품이라고 해도 공연장 마다 다른 느낌이 나는가?

A 소규모의 편성이다 보니 에너지를 많이 주고 받는다. 특히 공간이 달라지면 모듈러가 만들어내는 사운드 이펙팅이 굉장히 달라진다. 그래서 <>에는 음향감독이 굉장히 중요하기도 하다. 현재 장태순 음향감독이 제5의 멤버로 함께하고 있다.


Q 다른 인터뷰에서 본인의 최대 관심사가 건강이라고 했다. 건강유지에 본인만의 비결이 있다면?
 
A 관심사가 건강이라는 말은 곧, 사실 건강하지 않다는 말이다. 그래서 활동 틈틈이 충분히 쉬려고 한다. 재미있는 건 쉬려고 하면 몸이 꼭 안 좋아진다는 거다. 올해도 베를린에 휴식 차 3주 여행을 갔는데 가자마자 병이 났다. 그런데 거기서 우연한 계기로 공연을 만들게 되었다. 놀랍게도 공연을 준비하니 다시 몸이 좋아졌다.


Q생기탱천이 나아갈 길에 대해 조언을 해주자면?
(이희문은 사실 생기탱천의 작명에 큰 영향을 줬다. ‘생기방방’, ‘생기방정 등의 이름을 추천했었다.)


A 공연보다 공연에 출연할 아티스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아마 전통음악인이 낯선 베뉴에 설 때 여러가지 고민을 하게 될 거 같다. 나와의 타협 혹은 대중과의 타협을 고민하는 순간들이 올 텐데 그게 자칫하면 이상한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거 같다. 그런 부분에서 더 많은 고민을 했으면 한다.
 
또 나에게 어떤 무기, 밑천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생각하고 그걸 쓰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당장 새롭고 매력적인 무대에 서지 않더라도 갈고 닦는 시간이 뒤쳐지는 시간은 아니다.
 
*<이희문프로젝트 날[]> 멤버별 질문*

각자의 분야에서 굉장한 커리어와 명성을 갖고 있는 분들이다. 그래도 이희문프로젝트 을 통해 드러내고 싶은 면은 따로 있을 것 같다. 그것을 중심으로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A (박범태) 한평생 장구치고 노래하다가 날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드러내고 싶은 건 특별히 없고 그냥 드러날 거라고 생각한다.

A (한웅원) 리듬이라는 요소를 통해 온전히 이 팀 안에서 호흡하고 싶은 드러머 한웅원이라고 한다.

한웅원 X 공명 - Anthem For A New Korea



A (임용주) 우선 내가 명성이랄 게 있는가 싶다. (웃음) 월드뮤직 그룹 공명에서 활동하고 있는 임용주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전통음악 말고도 모듈러신스를 이용한 프로젝트 작업이나 전자음악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던 차에 프로젝트에 모듈러신스로 합류를 하게 되어서 즐겁게 임하고 있다. 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모듈러신스(로그 신디사이저)의 알고리듬 예술이 전통적인 방식의 합주 작업과 라이브를 얼마나 구현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두고 작업을 해 나가고 있다.

[Eurorack Modular Synth Live] 기경결해_studio

Qubit Nebulae + Grayscale Supercell _ No Patch Live~!!




Q 한국 소리와의 만남, 혹은멤버들과 만남이 본인의 음악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가. 혹은 어떤 영감을 가져다 주었는가.

A (박범태) 날 맴버들과 함께 공연하면서 전통공연예술에서 숨겨야 했던 혹은 절제하려 했던 부분들을 새롭게 발견, 혹은 발굴하는 짭짤한 맛이 있다.

A (한웅원) 한국의 소리가 지금 이 시대에 어떻게 불려졌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이 있었고, 본질적인 사운드로만 음악에 부딪히고자 하는 욕망이 있었는데 멤버들과 만나면서 그 욕망이 해소되며 사운드의 갈 길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A (임용주) 전자음악 이전에 전통 타악을 하는 사람의 입장으로 멜로디 파트가 없는 프로젝트는 굉장히 흥미롭다. 참여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노래와 리듬파트(타악기, 모듈러신스)로만 음악을 구성하고 있다. 이것은 전통음악의 기본 형태이기도 하지만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굉장히 진보적인 음악 형태라고 생각한다. 평소에도 이런 구성의 작업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현재 프로젝트에서 상당히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날’은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초연 이래 굉장히 다양한 곳에서 공연을 했다. 이희문에게 했던 질문이 나머지 멤버들에게도 궁금한데, 공연을 하면서 달라지는 것, 또는 공연장 별로 다르게 준비를 하기도 하는가?

A (박범태) 공간에 따라 공연이 달라지는 건 어색한 공간의 불편함은 있겠지만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게 되어 불편함마저 잊곤 한다. 공간에 의한 공연의 변화보다는 관객의 반응에 의해 조금 달라지는 것들이 생기는 것 같다.

A (한웅원) 공간과 상관없이 본질적인 부분을 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관객과 상당히 가까이 호흡해야 하는 음악이기 때문에 그만큼 예민한 감각을 가지고 리듬을 연주하려 한다.

A (임용주) 공간에 따라 준비를 다르게 한다기보다는 매 회차 별 공연을 다르게 생각해보려 노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매번 조금씩 수정을 하고 보완작업을 하기도 한다. 모듈러신스 특성상 공연 며칠 전부터 혼자 패치를 구성하고 보완작업을 하곤 하는데 아무래도 공연장의 사운드 환경을 상상하면서 작업을 하게 된다. 그때 여러 가지 시도를 통해 노래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무언가를 더 가미해보기도 하고 수정하기도 한다.

이희문프로젝트 날[陧] Leeheemoon Project NAL ⓒKigon Kwak
이희문프로젝트 날[陧] Leeheemoon Project NAL ⓒKigon Kwak


 

*사진 카피라이트: 박기덕


생기탱천 Vol. 4 이희문
초대 이벤트 

●초대일시: 11월 7일(목) 오후8시
●초대인원: 3쌍(1인,2매)
●응모기간: 2019년 10월 14일(월)-27(일)
●당첨자 발표: 2019년 10월 28일(월)
●응모방법: 공개 댓글로 공연에 대한 기대평을 남겨주세요.


생기탱천은 생기스튜디오와 플랑크톤뮤직이 함께 기획하는 공연입니다. 플랑크톤뮤직은 국악-월드뮤직-재즈-컨템포러리-팝의 영역을 넘나들며 관습적인 틀을 깨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음악가들과 함께 한국음악의 깊이와 외연을 확장하는
전통음악씬(Scene)을 만들고자 합니다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