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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코로나 시대의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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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7. 11:10827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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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초연

누군가는 헛된 일이라 할지 몰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내 새로운 길을 찾은 사람들을 흔히 ‘업계의 콜럼버스’라고 부른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한 시기, 멈춰 서기보다 앞으로 나아간 공연예술업계의 인물들이 있다. 이들을 보고 있으면 지평설을 믿던 시절, 멈추지 않고 신대륙을 향해 나아간 콜럼버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리고 이들은 새로움에 도전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팬데믹이 공연과 관객의 소중함을 일깨워 줬고, 가진 것에 안주하기보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게 만드는 자극제가 되었다고.
editor 나혜인


"소중한 기회가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 뮤지컬 <문스토리><박열>
연출가 성종완
ⓒ더블케이필름앤씨어터

팬데믹과 함께 다가온 공연계의 위기를 웰-메이드 공연으로 정면 돌파하고자 기획된 ‘2021 더블케이 드림 프로젝트’. 1년 단위로 기획된 만큼 경쟁력을 갖춘 신작으로 구성되어 관객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선사한다. 현재 프로젝트 두 번째 작품 <문스토리>가 호평 속에 막을 내렸고 <박열>이 바통을 이어받을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 앞서 <문스토리>의 연출을 맡은 성종완이 세 번째 작품까지 이끈다. “어려운 시기에 창작과 공연의 기회를 얻을 수 있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소중한 기회가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또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시는 관객분들께 좋은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인간은 더 깊은 사유와 상상을 한다고 믿는 그는 전염병이 많은 자유를 박탈했지만, 인간의 상상과 창조는 막을 수 없다고 말한다. “<문스토리>는 15년 전 집필한 저의 첫 오리지널 스토리입니다. 그래서 공연화된 것 자체가 제게는 큰 감격이죠. <박열>은 재능 있는 신인 창작자들의 작품을 직접 선택해 제작까지 성사시킨 작품이라 잘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과 부담이 무척 큽니다.” 남다른 의미의 두 작품과 함께하게 된 2021년은 성종완에게 연출가로서 기쁜 한 해다. 그리고 그 감사는 오롯이 관객에게 전하고 싶다고. “공연장을 찾아주시는 관객분들께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오시는 발걸음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뮤지컬 <박열>

독립운동가 박열의 이야기를 그린 <박열>은 1922년 관동대지진의 원인이 조선인에게 있다는 괴소문이 퍼지면서 벌어진 조선인 대학살 사건을 그린다. 그 과정에서 조국과 비밀결사단체 불령사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조선인 아나키스트 박열이 구속된다. 실존 인물 바탕에 가상인물 류지의 서사가 더해지며 탄탄한 스토리를 완성한다. 2021년 7월 14일부터 2021년 9월 12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4관.


“인생에서 꼭 좋은 공연 한 편을 만나는 행운이 생기길.”

: 연극 <완벽한 타인>
연출가 민준호
ⓒSBS, 쇼노트

식사 자리에서 일어난 아찔하고 위험천만한 진실 게임. 식탁 위에 핸드폰을 놓고 벌어지는 상황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한다. 동명의 이탈리아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은 이탈리아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 연상되는 무대 구조로 관객을 사로잡고, 디스플레이에 펼쳐지는 다양한 영상들로 시각적인 이해를 높인다. 쉴 틈 없이 쏟아지는 배우들의 연기도 압권이지만, 연극 애호가라면 곳곳에 세심하게 신경 쓴 연출에 더욱 눈길이 갈 것. ‘민준호가 민준호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작품의 연출을 맡은 민준호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무대 언어로 매력적이게 그려낸다. 원작이 있는 작품이지만, 새로운 창작을 해낸다는 기분으로 임하며 부담없이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다던 연출가 민준호. 그는 어려운 시기에도 여전히 무대를 올리는 스스로가, 그리고 여전히 무대를 올리고 있는 모든 공연인들이 대견할 뿐이라고 말한다. “공연에 뛰어들 때 ‘미디어가 가진 매력을 흉내 내지 않는 공연인이 되자.’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시작했어요. 2020년과 2021년은 이러한 마음이 더욱 단단해질 수 있었던 시기였죠. 물론, 팬데믹 이전에도 공연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하지만 우리 모두가 겪은 상황은 공연에서만 만날 수 있는 매력에 집중했던 값진 시간으로 남을 것입니다.”

ⓒSBS, 쇼노트

민준호 연출에게 작은 바람 하나가 있다면, 관객들이 공연장 밖으로 나가는 길에 ‘이래서 공연을 보는 구나.’라는 생각을 갖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작품을 만드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말한다. “같은 작품이어도, 같은 배우여도, 매 공연의 매 순간은 분명히 달라요. 한 공간에서 동일한 시간을 살고 있는 관객과 작품이 교류하죠. 점점 공연을 한 번조차 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걸 체감하고, 기본적인 문화생활에서 멀어져 가는 공연계가 아쉬워요. 그래서 더 고민하고, 더욱 공부하고, 더더욱 쉽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디 그 노력이 닿아 인생에서 꼭 좋은 공연 한 편을 만나는 행운이 생기시길 기원합니다.”


연극 <완벽한 타인>

파올로 제노베제 감독의 동명의 이탈리아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완벽한타인>.저녁 식사 자리에 모인 3쌍의 커플, 한 명의 싱글이 식탁 위에 핸드폰을 놓고 게임을 진행한다. 핸드폰의 알람이 울리는 순간 게임 스타트. 평온해 보이던 저녁 시간이 순식간에 ‘배틀 로얄’ 현장으로 뒤바뀐다. 사생활이 담긴 문자, 전화가 필터링 하나 없이 낱낱이 펼쳐지며 논쟁을 일으킨다. 2021년 5월 18일부터 2021년 8월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모두의 노력과 희생의 성과”

: 뮤지컬 <하데스타운>
프로듀서 신동원
Hadestown Broadway ⓒMatthew Murphy

2020년 팬데믹 초창기 전 세계 공연장이 문을 걸어 잠갔을 때 뮤지컬 <오페라의 유렁><캣츠> 내한 공연을 성공시켰던 에스엔코의 프로듀서 신동원. 그는 ‘K-방역’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며, 국내 공연 시장의 활성화를 도왔다. 올해는 5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위키드>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고, 지방 공연까지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제는 2년간 작품을 건강하게 선보이며 얻은 자신감을 가지고 <하데스타운>과 함께 새로운 도전에 나서려 한다. 완성도는 물론, 예술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 작품을 국내에 선보이는 것은 뜻 깊은 일. 그는 작품이 지치고 상처 받은 시기를 거쳐 회복으로 나아가고 있는 과정에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 믿는다. “<하데스타운>은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진 작품으로 ‘완벽하게 아름답다’는 기억뿐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상업 뮤지컬의 틀에서 완벽하게 벗어나 놀랐고 관객들의 반응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모든 관객이 하나되어 가슴 졸이고 숨 죽여 공감하며 함께 즐기는 모습은 마치 축제의 마지막 불꽃놀이는 기다리는 어린아이 같았습니다.” 첫눈에 반한 작품은 자연스레 호기심을 가져왔고, 그를 프로듀서와 연출 앞까지 이끌었다. “그들과의 만남은 오랜 친구를 만난 듯 편안했습니다. 특히 한국 공연에 앞서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 로컬라이제이션(localization)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깊이 공감하는 모습을 보며 ‘그래서 이렇게 자유로우면서도 멋진 공연을 만들 수 있었구나.’라고 생각했습 니다.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만들어갈 과정이 너무도 설레고 기대됩니다. 제게 <하데스타운>은 아주 오랫동안 함께할 친구가 되어줄 것 같습니다.”

Hadestown Broadway ⓒMatthew Murphy

그는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잠시라도 쉬어갈 수 있는 여유와 위로를 전하려 한다. 하나의 축제가 벌어질 공연장에서 마음껏 즐겨주길 바라며. “<오페라의 유령> 서울 공연을 준비하면서 처음 겪어보는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과 배우, 스태프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결코 공연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이었고, 계속해서 무대를 이어나가는 것에 모두가 동의했죠. 물론 관객분들이 공연장을 찾아주시지 않았다면 이런 노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 것입니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철저하게 방역 수칙을 지킨 결과, 현재까지도 공연장 내 감염 전파는 0%를 유지하고 있으며, 점차 공연장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프로덕션뿐 아니라 찾아주신 관객 모두의 노력과 희생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뮤지컬 <하데스타운>

토니어워즈 8관왕, 그래미어워즈 최고 뮤지컬 앨범상 수상 등 브로드웨이에 혜성처럼 등장한 뮤지컬 <하데스타운>이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한국어 공연으로 막을 올린다. 그리스신화를 바탕으로 최고의 음유시인 오르페우스와 그의 아내 에우리디케, 죽음의 신 하데스,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의 딸 페르세포네의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열정적으로 그려낸다. 2021년 8월 24일부터 2022년 2월 27일까지 LG아트센터.


“지금 이 시기만큼 이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시간은 없습니다.”

: 뮤지컬 <비틀쥬스>
한국 프로덕션 연출가 맷 디카를로
ALEX BRIGHTMAN ⓒMatthew Murphy

팀 버튼 감독의 영화를 무대화한 <비틀쥬스>가 한국에 상륙한다. ‘정체불명 무면허 저 세상 가이드’를 내세운 작품은 죽은 자이지만 가장 생기 넘치는 존재감을 지닌 ‘비틀쥬스’를 중심으로 매혹적인 무대를 완성한다. 추락이나 공중부양 등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마술 같은 연출 기법과 거대한 퍼펫,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해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에 다양한 창작진들과 함께 튼실한 구성의 토대를 닦고 있는 한국 프로덕션 연출가 맷 디카를로는 작품을 ‘유대감에 대한 쇼’라고 표현하며 스스로 역시 극장의 문이 열릴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작품은 현재에 머무르고 있는 인생에 찬사하는 이야기예요. 지금 이 시기만큼 이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시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작품을 통해 고립감을 느끼는 시기를 벗어날 수 있을 거예요. 스펙타클하고 놀라울 정도로 감동적인 이야기를 한국 관객분들과 나눌 수 있어 기쁩니다.”

ALEX BRIGHTMAN ⓒMatthew Murphy

미국에서는 인정 받는 작품이지만, 한국 관객들에게는 아직 낯선 작품일 터. 그는 이에 대해 잘 알고 있었으며, 걱정이 들기보다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자리에 있다는 것이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팬데믹으로 미국에서 1년 넘게 공연을 올릴 수 없었는데, 이곳 서울 공연장에서 이렇게 아름답게 공연을 올릴 수 있음이 스스로에게 매우 큰 선물이라고 생각해요. 하루하루 감사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죠.” 맷 디카를로는 관객들이 작품에 매료될 것이라 생각한다. 문화적, 정서적 차이가 한국 프로덕션 팀과 번역가의 손을 거쳐 성공적으로 녹아들었으니 말이다. 이제 관객과 만날 날만을 기다리고 있는 그는 그저 즐겨달라는 말을 전한다. “저희가 이 작품을 만들면서 느낀 즐거움만큼 뮤지컬 <비틀쥬스>를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올여름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사적이고, 흥미진진하고, 놀라운 네더월드가 펼쳐질 테니, 그 여정을 함께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뮤지컬 <비틀쥬스> 한국 프로덕션 연출가 맷 디카를로 ⓒCJ ENM

뮤지컬 <비틀쥬스>

기상천외하고 발칙한 상상력으로 무장한 <비틀쥬스>는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신혼집에 이사 온 낯선 가족을 쫓아내고자 유령 ‘비틀쥬스’와 벌이는 이야기를 다룬다. 살아있는 자와 죽어있는 자, 살아있기도 하고 죽어있기도 한 자가 펼치는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환상적으로 만끽할 수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악동 ‘비틀쥬스’가 일으키는 소동에 참석할 준비를 할 시간. 2021년 7월 6일부터 2021년 8월 7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Play is a play. 연극은 놀이다.”

: 뮤지컬 <유진과 유진>
연출가 이기쁨
ⓒ낭만바리케이트

연출가 이기쁨에게 공연은 하나의 놀이다. 놀이처럼 즐겁게 해나갈 수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 또는 해내야만 하는 이야기를 만나는 기회라면 주저하고 고민할 이유가 없다. 이는 계속해서 공연을 이어가는 원동력이기도 하고, 동시에 어려운 시기를 딛고 초연을 올리는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늘 하는 이야기 중에 ‘Play is a play. 연극은 놀이다.’라는 말이 있어요.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우선순위로 두는 가치를 담은 말이라 새겨두고 있죠. 새로운 친구를 만나서 신나게 떠들며 잘 놀다 보면 재미난 이야기가 그려진다고 믿어요. 그 모험 속에 자리한 수많은 시도와 시행 착오, 무수한 야근과 피로감 탓에 두려움이 생길 때도 있지만, 결국 좋은 사람들과 함께 겪어내는 과정이기에 기쁘게 마주합니다.” 하지만 팬데믹 상황이 마냥 즐거울 수는 없었다. 사람과 사람 간의 동선이 겹쳐지며 이루어지는 일련의 행위가 투명한 벽에 부딪힌 듯 거리를 둬야 했으니 말이다. 이에 그는 ‘공연’의 개념을 재정립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고, 이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번 팬데믹을 겪고 있는 공연 예술 창작자들은 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는 아주 당연한 사실이 실은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는 것을 강력하게 느꼈을 거예요. 마스크 때문에 함께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의 얼굴조차 알 수 없고, 연습실에서 배우가 어떻게 연기하는지를 모르고 지나가야만 하는 순간들은 답답함을 야기하기도 했죠.”

ⓒ낭만바리케이트

그런 고충 속에서 만난 <유진과 유진>은 이기쁨에게 남다른 작업이었다. ‘연출가 이기쁨’이 아닌, ‘인간 이기쁨’에게 더 큰 의미가 생기는 작품이었기 때문. “연출가로서 아름다운 작품을 만난다는 것은 아주 큰 행운이자 행복이지만, 이 작품은 그보다 더 나아가 인간 이기쁨에게 주어진 치유의 시간이에요. 작품 속 인물들과 이유는 달랐지만, 저 역시 살아오면서 스스로를 미워하고 자책하며 온전하게 인정하지 못 했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니 그 미움들은 당연히 저의 몫이라 여겼던 때였어요. 지금은 그 시간들도 이기쁨이라는 사람을 만들어낸 하나의 부분이라고 받아들이고 있지만, 꽤나 오랜 시간 우울감을 가지고 살아왔죠. 그런 제게 선물처럼 다가온 <유진과 유진>은 ‘그래, 내 잘못이 아니잖아. 괜찮아. 앞으로 더 괜찮아질 거야.’라고 말해주는 아주 소중한 시간으로 남고 있어요.” 작품을 통해 스스로를 마주할 용기를 얻었다고 말하는 그는 관객들 또한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하길 바란다.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소박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에요. 창작들에게도, 관객들에게도 어려운 시기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을 찾아 주신다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뮤지컬 <유진과 유진>

동명의 청소년 소설을 뮤지컬로 탄생시킨 <유진과 유진>. 이름이 같아 ‘큰유진’과 ‘작은유진’으로 불리는 두 사람이 아동 성폭행을 당한 뒤 각자 다른 상황을 겪으며 성인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성장 과정 속에서 이들은 서로를 통해 위로를 얻고, 더 나아가 객석에 앉아있는 관객에게 치유의 손길을 내민다. 가슴 아픈 소재를 정면으로 마주하되 섬세하고 따뜻한 해석으로 풀어낸 작품. 2021년 6월 19일부터 2021년 8월 22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3관.


“누군가 저를 믿어 준다면
저 역시 그들을 믿고,
스스로를 믿어야합니다.”

: 뮤지컬 <와일드 그레이>
연출가 오루피나
ⓒ뉴프로덕션

공연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연출가 오루피나. 어려운 시기임에도 동명의 한국형 오컬트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 <검은 사제들> 초연을 올리고, <와일드 그레이>에 이어 뮤지컬 <메리셸리> 초연까지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이전에 선보였던 뮤지컬 <호프>와 <마마, 돈 크라이>까지. 지난해와 올해 통틀어 가장 바쁘게 공연을 준비하는 연출가라고 할 수 있는 그다. 동시에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극심해지고 방역 조치가 강화되며, 공연장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던 경험이 가장 많은 연출가이기도 했다. 고된 상황에 무기력해질 법도 하지만, 그는 자신의 곁에 있는 배우, 스태프, 그리고 관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마음을 고쳐 잡았다. 더 나아가 힘든 시기에 자신을 찾아주는 이들이 있음에 감사를 표시했다. “감사하게도 그동안 했던 작품의 경험을 높게 사 창작 초연 연출로 선택해 주는 것 같아요. 전 항상 작품을 할 때마다 누군가 저를 믿어준다면 저 역시 그들을 믿고, 스스로를 믿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작업을 해요. 그러한 생각이 작품에 연결되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뉴프로덕션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할 때마다 비상이 되는 연습 속에서 오루피나 연출 역시 3번의 검사를 거쳐야 했다.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긴장하면서 기다리는 시간은 그에게 사색을 가져오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참 많은 생각을 하는 시기였어요. 작품적으로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도 여러 가지 도전과 경험을 하는 시기였죠. 앞으로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어떤 시간도 의미 없는 시간은 없다고 생각해요. 힘들었던 시간도, 지루했던 시간도 그냥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쌓여가요. 이런 시간을 통해 경험과 생각, 시도했던 작품들이 제 안에 쌓일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오루피나의 시간 중심에는 관객이 서 있었고, 그는 “항상 건강 조심하세요.”라는 말로 같은 시간을 이겨내는 관객을 먼저 생각했다. “제가 하는 공연뿐만 아니라 모든 공연이 창작자들과 배우들의 노력과 바람으로 만들어지는 결과물입니다. 지금처럼 애정을 가지고 극장을 찾아와 주신다면 좋겠습니다. 공연을 사랑해주시는 관객 여러분, 정말 언제나 감사합니다.”

뮤지컬 <와일드 그레이> 연출가 오루피나 ⓒ뉴프로덕션

뮤지컬 <와일드 그레이>

19세기 말 런던, 당대 최고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발표와 동시에 논란을 일으킨 그의 앞에 작품 속 주인공 도리안 그레이를 꼭 닮은 귀족 청년 알프레드 더글라스가 나타나고, 오스카 와일드를 동경하며 그의 곁을 지키는 로버트 로스는 두 사람의 관계에 불안감을 느낀다. 예술과 현실 사이에서 자유를 꿈꾸는 세 남자의 엇갈린 관계를 엿볼 수 있을 것. 2021년 6월 3일부터 2021년 8월 15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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