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와 종족의 경계

오크

판타지 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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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추악한 돼지머리 괴물

오크의 머리칼은 거의 없거나 벗겨진 상태에 코는 돼지처럼 납작하다. 흔히 오크를 연상할 때 돼지머리를 떠올리게 되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다.

팔과 다리는 짧고, 덩치마저 왜소해 성인 오크의 경우에도 그리 크지 않다. 성격은 포악하고 잔인한 편. 항상 기뿐이 나쁜데, 조금만 수틀리는 일이 발생하면 동족이건 아군이건 상관없이 살해한다.

때문에 동족의식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식량이 부족한 전쟁터에서 동족은 중요한 식량원이 될 때도 있다).

이렇듯 험상궂은 외모와 포악한 성격으로 인해 종종 오해를 사곤 한다. ‘오크는 강할 것이다’라고. 하지만 생각하는 것보다 오크는 강하지 않다.

그들이 강인해 보이고 약탈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무리를 지어 다니는 습성 때문이다. 수만 많지 실상 일대일 상황에서는 그리 위협적이지 않은 괴물이다.

평소에는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약탈을 감행하는 그들이 유일하게 목적의식을 가질 때가 있다. 바로 당대의 대마왕이 나타났을 때다. 오크들은 마치 그것이 순리인 듯 자연스레 대마왕의 휘하에 모여든다.

그리고 마왕의 명령에 따라 전쟁을 벌이게 되는데, 슬프게도 그들의 용도는 소모품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전쟁 중 소모품으로 죽어야 하는 숙명 때문인지 그들의 태생적인 수명도 굉장히 짧다).

2 재미로 보는 (구)오크의 프로필

개요표
종족(구)오크
수명30~40살
120~140센티미터
몸무게50~60킬로그램
힘(1~99Lv)20
민첩(1~99Lv)25
체력(1~99Lv)30
지능(1~99Lv)10
공격력(1~999)60
방어력(1~999)40
주요특성군중 심리: 무리를 이룰 경우 용기 상승

어둠의 맹약: 당대의 강력한 대마왕에게 복종

광기: 전투 중에는 공포심을 느끼지 않음

| 이 프로필은 알려져 있는 오크의 정보와 필자의 상상력이 더해진 결과임을 밝힌다. <이미지: 영화 [반지의 제왕]>

3 오크,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지금까지 다뤘던 종족들과는 달리 오크는 톨킨의 순수 창작물이다. 물론 그 근원을 되짚어 올라가다 보면 로마 저승의 신인 오르쿠스가 있음을 유추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돼지머리 얼굴이라는 특징 이외에는 유사점을 찾아볼 수 없다.

Q : 오크가 엘프를 싫어한다고 들었는데 이유가 있나?

A : 항간에 엘프가 잘생겨서 싫어한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사실 오크가 엘프를 싫어하는 이유를 따지고 들면 그들의 탄생 비화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창조신 일루바타르에게 반기를 든 멜코르(대천사쯤으로 생각하면 될 듯)는 엘프들이 창조되자 다른 신들보다 앞서 그들을 잡아들인다.

그리고 모진 고문을 통해 마침내 엘프를 타락시켰고, 이렇게 탄생한 존재가 오크다. 태생적인 이유로 오크는 한때 동족이었던 엘프에게 기이할 정도의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Q : 오크와 인간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A : 앞서 언급한 바가 있지만 오크는 약하다. 물론 저 질문에 위상이 높아진 요즈음의 오크를 대입하자면 당연히 오크의 승리를 점칠 수 있겠지만, 적어도 톨킨의 세계관을 중심으로 비교를 하자면 인간의 승리다(아라곤의 손에 우수수 떨어져 나가던 오크를 생각해 보라).

Q : 길 가다가 만날까 무섭다. 오크의 약점이 있다면?

A : 그럴 리는 없지만(오크는 실제 존재하지 않으니까) 혹시 꿈속에 나타날까 두려운 이들을 위해 귀띔을 해주자면. 오크는 햇빛을 무서워한다. 아니, 무서워하는 게 아니라 야행성이기 때문에 빛에 노출되어 있으면 제대로 움직이지를 못한다(요즘 오크는 광합성을 할 정도로 햇빛을 좋아하지만 말이다).

Q : 오크는 정말 ‘취익’거리는 콧소리를 내나?

A : 본래 오크는 콧소리를 내지 않았다. 헌데, 사람들이 오크를 떠올릴 때 이 콧소리를 함께 떠올리는 이유는 [드래곤 라자]의 영향 때문이다. 최초로 [드래곤 라자]에서 오크의 ‘취익’거리는 콧소리를 도입했고, 이것이 유행처럼 번져 오크의 개성으로 자리 잡았다.

4 몬스터에서 종족으로 거듭나다

앞서 본 것처럼 오크는 허약한 몬스터에 불과했지만 요즘은 이러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얼마나 많이 바뀌었느냐면 몬스터가 아닌 종족으로서 대접받고 있을 정도다.

그럼 이 변화를 누가 이끌었는가. 재밌게도 이러한 변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게임이다.

특히 지금의 녹색 피부를 가진 오크를 만든 것은 미니어처 게임인 [워해머 판타지]이고, 대중적으로 널리 퍼뜨린 것은 블리자드 사의 [워크래프트], 그리고 이 세계관을 바탕으로 구현된 MMORPG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되겠다.

[워크래트프트](좌)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톨킨에서의 몬스터 ‘오크’는 게임을 거쳐 종족 ‘오크’로 거듭났다. <이미지: Blizzard>

게임 속 오크는 녹색 피부에 타고난 힘과 체력을 가지고 있으며 사각 턱에 위로 솟은 뾰족한 송곳니를 특징으로 삼는다(초기 돼지 얼굴을 한 오크의 생김새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놀라운 것은 굶주림을 호소하거나 화만 낼 줄 알던 그들이 게임에 등장하면서부터 인간 이상의 지능을 갖게 되었고, 또한 고도의 문명을 세웠다는 것이다.

게다가 동족을 위해 목숨마저 바치는 특출 난 동족의식까지. 겉모습이 조금 추악하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이상적인 모습에 가까운 신종족의 탄생이라 할 수 있다.

5 위대한 오크 영웅 스랄

예전에만 해도 악당의 하수인에 불과했던 오크는 여러 변화를 거쳐 영웅으로 거듭나는데, 당연히 그 선봉에는 스랄이 있다.

스랄은 [워크래프트]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등장하는 중요한 오크 영웅으로, 위의 두 게임을 플레이 해보지 않은 이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인사가 되었다.

스랄. 스랄(Thrall)이라는 말은 본래 바이킹 시대 때 가장 하층계급, 혹은 실력없는 노동자를 칭하는 명칭이었다. <이미지: Blizzard>

본래 스랄은 서리늑대부족 족장 듀로탄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오크 부족 간의 불화로 부모는 살해당하고 그는 버려지게 된다.

이런 그를 엘레라스 블랙무어라는 인간 장교가 발견하게 되는데, 그때 그는 어린 오크를 죽이지 않고 사악한 계획을 꾸몄다.

그것은 다름 아닌 버려진 오크를 이용해 오크 부족을 지배하는 것. 이 계획을 실행키 위해 던홀드 요새로 오크를 데려가고 그에게 스랄(노예)이라는 이름을 준 후, 검투사 훈련을 시킨다.

하지만 블랙무어의 계획은 뜻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교육을 위해 고용했던 집사가 스랄을 단순한 몬스터가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주었기 때문이다.

이후 블랙무어는 집사를 내쫓은 후 하사관을 교관으로 들이지만 그 역시도 스랄을 인격적으로 대해주면서 계획은 엉망이 되어갔다.

이후 시간이 지나고 우연한 계기(포획된 오크 동족의 외침)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던 스랄은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검투사 경기에서 패하게 되고, 감옥에 갇힌 채 모진 고문을 받게 된다.

이때 스랄은 깨달았다. 더 이상 노예로 갇혀 살 수 없음을. 그는 끝까지 자신을 믿어주는 집사의 딸, 테레사 폭스턴의 도움으로 무사히 요새를 탈출하게 된다.

이후 뿌리를 찾는 여행이 시작되었고, 자신이 서리늑대부족 족장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그는 전쟁노래부족의 족장 그롬 헬스크림과 오크 주술사 드렉타르, 아버지의 지인이었던 오그림 둠해머의 도움을 받아 오크의 해방을 위해 칼을 빼어든다.

그렇게 수많은 오크를 해방한 스랄은 마침내 오크의 왕국(오그리마)을 건설하고 스스로를 대족장이라 칭하며 수많은 부족(트롤, 타우렌 등)을 보살핀다.

스랄의 성장을 살펴보면 인간에서 오크로 종족만 바뀌었을 뿐, 기존 ‘영웅의 일대기 구조’와 동일한 것을 알 수 있다.

6 오크와 관련된 주요 판타지 콘텐츠

먼저 ‘게임’ 속 오크를 중점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워크래프트]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오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대표적인 게임이지만 이전에 출시된 다른 게임(그중에서도 MMORPG만)에도 오크가 등장했었다.

물론 대부분이 하급 몬스터에 불과했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오크의 비중이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는 국내 게임에서 등장한 오크에 대해 살펴보자.

[리니지]
1997년에 출시된 MMORPG [리니지].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게이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게임 속에서 오크는 어떻게 등장할까? 간단히 말하자면 하급 몬스터다.

초보 필드에서 볼 수 있는 몬스터로, 특이할 만한 사항은 동료가 공격받으면 근처에 있는 모든 오크들이 그에 반응해 동료를 돕는 동족애가 있다는 것. 그리고 게임 내 중요한 콘텐츠 중 하나인 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리니지] 속의 오크는 하급 몬스터로 등장한다. <출처: 리니지 홈페이지>

[라그나로크]
라그나로크 또한 리니지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아직까지는 딱히 오크를 중점적으로 다루지 않는 시기였기 때문에 몬스터 중 하나로 등장한다. 그래도 다른 게임 속 오크보다 비중이 높아, 오크 마을이나 오크 던전 등이 존재한다.

[라그나로크]의 오크는 리니지와 유사하지만 마을이나 던전이 구성되어 있을 만큼 비중이 높아졌다. <이미지: 라그나로크 홈페이지>

[아크로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등장하기 이전, 오크를 종족으로 채택한 국내 MMORPG다(이보다 앞서 리니지2가 오크를 종족으로 채택했지만 앞서 리니지를 소개했기에 제외한다).

게이머는 휴먼과 오크 중 한 종족을 선택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데, 게임의 중요 콘텐츠도 이 두 종족의 전쟁을 그리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종족으로 채택되었기 때문에 용맹한 전사, 혹은 우수한 지능을 가진 마법사로도 등장한다.

아크로드는 오크를 하나의 종족으로 채택한 국내 유일 MMORG이다. <이미지: 아크로드 홈페이지>

사실 초기 오크는 몬스터였다. 톨킨의 세계관에 영향을 받은 국내 장르 소설에서 오크는 한낱 몬스터에 지나지 않았고, 그다지 중요한 비중을 차지 않았다(마치 무협 소설에서 길을 지나가다가 산적을 만나는 맥락과 비슷할 정도로 비중이 적었다).

하지만 이후 국내 판타지에 바람을 일으킨 [드래곤 라자]에서 오크를 특유의 ‘취잇’거리는 콧소리와 함께 등장시켰는데, 지금까지 등장했던 오크와는 달리 상당히 코믹한 그 모습이 개성을 부각시켰다. 그건 곧 캐릭터, 혹은 종족으로 인정받는 길에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었다.

이후 사람들에게 몬스터가 아닌 어엿한 종족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 시작한 오크는 게임과 소설 등을 거쳐 복잡한 문화를 가진 종족이자, 주인공으로서 인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아래는 오크가 출현하는 주요 판타지 컨텐츠 요약이다.

개요표
[호빗]
[반지의 제왕]
[실마릴리온]
최초로 오크를 탄생시킨 작품. 현재의 오크가 있기까지 큰 공헌을 했다.
[드래곤 라자] 주인공 후치를 쫓아다니는 익살스러운 괴물로 등장한다. 이후 많은 판타지에서 오크를 좀 더 비중 있게 다루기 시작했다.
[워해머 판타지] 녹색 피부, 그리고 종족의 이미지를 완성한 미니어처 게임. 이후 이 세계관을 바탕으로 [워해머 온라인]과 [워해머 4000] 등이 서비스되었다.
[워크래프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우리에게 잘 알려진 블리자드 사의 전략 시뮬레이션, MMORPG. [워해머 판타지]의 오크를 차용했지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대중적으로 오크의 종족 이미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 발행일2013. 0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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