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 아직 안 늙었네…1970년대생, 가장 진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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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6.12.12. 오후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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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통계청 ‘한국의 사회동향’
ㆍ외환위기 겪으며 비판 성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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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가장 진보적인 세대는 1970년대생으로 분석됐다. 대표적 민주화 세대인 ‘86세대(1960년대생)’는 물론 1980년대 이후 태어난 밀레니엄세대보다도 더 진보적이었다. 특히 1970~1974년생은 86세대와 달리 나이가 들어도 거의 보수화되지 않았다.

12일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16’에 실린 ‘정치 태도와 행위의 세대 간 차이’ 보고서를 보면 2013년 기준 1970~1974년생의 보수성향은 19.7%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다음은 1975~1979년생으로 26.6%였다. 이는 밀레니엄세대(혹은 에코세대)인 1985~1989년생(30.4%)이나 1990년 이후생(26.9%)보다 낮은 것이다. 1970년대생은 10년 전보다 보수성이 크게 약해진 점도 두드러졌다. 1970~1974년생은 보수성향이 10년 전엔 33.1%, 1975~1979년생은 30.8%였다.

반면 베이비붐 세대인 1955~1959년생은 46.3%, 산업화 세대인 1940~1944년생은 45.5%로 보수성향이 짙었다. 1950년 이전에 태어난 세대는 한국전쟁을 직접 경험했다는 특징이 있다.

1950년대 중후반과 1960년대 초중반에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는 2000년대 중후반까지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50대 중반을 넘어선 2010년 이후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바라며 급격히 보수화됐다. 또 86세대인 1960년대 중후반 세대도 나이가 들수록 빠르게 보수화됐다. 1955~1959년생의 보수성향 정당 지지율은 2002년 대선 54.5%에서 2012년 대선에 74.7%로 급증했다. 1965~1969년생도 같은 기간 28.8%에서 42.6%로 대폭 높아졌다. 하지만 1970~1974년생은 29.5%에서 34.6%로 소폭 높아지는 데 그쳤다.

1970년대생의 보수성이 낮고, 심지어 연령효과(나이가 들어가면서 보수화되는 성향)도 잘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대학 진학률이 급격히 높아진 데다 ‘X세대’로서 과거 패러다임에서 벗어나려는 경향이 강한 세대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또 졸업 때부터 외환위기로 본격 실업난을 겪으면서 어느 세대보다 사회비판적인 성향이 강해졌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석호 서울대 교수는 “이전 세대인 86세대는 사회 기득권이 된 경우가 많아 고령화가 될수록 빠르게 보수화되는 것 같다”며 “반면 1980년대 이후 생은 처음부터 실업난을 겪은 탓에 사회비판보다 순응을 하려는 경향이 짙다”고 평했다.

한편 지난해 자녀세대의 계층적 상향 이동에 대해 한국인 10명 중 5명은 ‘가능성이 낮다’고 응답했다. 외환위기 뒤인 1999년까지만 해도 같은 질문에 대한 긍정적인 응답은 41.2%였다. 소위 ‘흙수저론’으로 대표되는 계층이동의 비관적 인식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특히 자녀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한 30대의 비관적 응답률은 2006년 30%가량에서 지난해 60%로 2배 이상 급증했다.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세대 간에도 계층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한창 결혼하고 출산해야 할 연령대에서 확산되고 있다”며 “이는 추가 출산 전망을 흐리게 하는 등 우리 사회의 재생산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률·박용하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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