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변호사 6급 → 7급 하향 채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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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부터 적용… 반발 움직임 / 행정직 공무원과 동일 임금 지급 / 자격증 별도 수당 책정 계획 없어 / 임기제 임용은 직무별 급수 조정 / 로스쿨 도입 따라 공급 2배 늘어 / “나쁜 일자리 양산” 보이콧 주장도

서울시가 올해부터 변호사를 일반직 공무원으로 채용할 때 기존 6급에서 7급으로 직급을 낮춰 임용키로 하면서 변호사들 사이에서 반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변호사를 공무원으로 채용 시 6급에서 7급으로 낮춰 임용한다. 이날 본지가 입수한 ‘서울특별시 민간경력채용자 및 변호사 보직관리 개선계획’을 보면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제도 도입 후 변호사 수가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임용직급을 하향 조정해 확대 채용한다”는 게 서울시 입장이다.

그동안 정부 일부 부처와 지자체, 공공기관이 계약기간 동안만 근무하는 임기제 변호사를 7급으로 채용했지만, 정규직에 해당하는 일반직 공무원·직원으로 채용할 땐 6급으로 임용했다. 서울시처럼 변호사를 일반직 공무원으로 임용하면서 일괄적으로 7급으로 하향해 임용하기로 확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통화에서 “변호사들을 기존보다 확대 임용하기 위해 직급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 상반기부터 적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변호사들을 6급 일반직 공무원(임기제 공무원 제외)으로 임용해 현재 23명이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임용되는 변호사의 경우 7급부터 시작하고 기존 행정직 공무원들과 동일한 임금을 받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군대 복무를 마친 기존 공무원들과 동일하게 남성 변호사는 7급 2∼3호봉, 여성 변호사는 7급 1호봉 급여를 지급할 계획”이라며 “추가적인 변호사 자격증 수당 등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서울시 7급 1호봉∼3호봉 공무원의 월지급액은 182만1900∼199만3000원(야근 등 추가수당 제외)이다. 다만 서울시는 특정 부서에서 별도로 임용하는 임기제 변호사는 담당 직무에 따라 급수를 별도 조정해 채용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가 올해부터 변호사들의 직급을 하향해 임용토록 한 배경은 로스쿨 도입으로 시장에 배출되는 변호사 숫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기준 전국 변호사 숫자는 2만7580명으로, 로스쿨을 통한 변호사가 배출되기 직전인 2011년(1만2607명)보다 9년 만에 두 배로 ‘껑충’ 뛰었다.

변호사업계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올해 서울시의 상반기 임용에 집단으로 보이콧해야 한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7급 임용 계획은 변호사들이 자격증을 위해 투자한 시간과 전문성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며 “별도 자격증 수당도 없는 상황에서 직급까지 낮추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닌가. 서울시가 ‘나쁜 일자리’를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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