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트] 토비 뤽케 쇼피파이 창업자의 脫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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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피파이는 뉴욕 증시에서 아마존 못지않은 스타 기업이다.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미국에서는 잠재력이 큰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엔 시가총액이 400억달러를 돌파하며 이베이를 뛰어넘었다. 쇼핑몰이지만 아마존과는 비즈니스 모델이 전혀 다르다. 사업자를 입점시키는 게 아니라 이들을 위한 독립 쇼핑몰을 만들어주고 결제와 배송, 대출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쇼피파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업체는 80만개가 넘는다. 이 회사의 성공 뒤에는 창업자인 토비 뤽케의 뛰어난 기술력과 경영 전략이 있다.

캐나다 출신인 뤽케는 10대 때부터 컴퓨터에 푹 빠져 독학으로 프로그램을 익혔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일찌감치 돈을 벌기 시작했다. 20대 중반이었던 2006년 그는 스노보드 용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개설하려 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에 봉착했다. 기존 소프트웨어로는 온라인 쇼핑몰 구축이 너무 힘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쇼핑몰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했고, 이를 커뮤니티에 공개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 그는 사업 방향을 바꿔 스노보드가 아닌 소프트웨어를 팔기로 했다. 이렇게 탄생한 쇼피파이는 꾸준히 성장했고 2015년 증시에 상장됐다.

뤽케 창업자의 경영 전략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탈(脫)패권' 또는 '탈중심'이다. 모든 판매자와 상품을 한곳에 모아 더 많은 쇼핑객을 모으려는 아마존의 패권주의와 대조된다. 그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하며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우리가 결국 아마존과 격돌할 것이고 아마존과 싸워 이긴 곳은 거의 없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쇼피파이는 아마존의 경쟁자가 아니다. 아마존의 경쟁자들을 생산하는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은 아마존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구매할 수 있지만 진짜 원하는 특별한 것은 다른 곳에서 구하려 할 것이다. 쇼피파이 사업자들은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 개성과 독창성을 갈망하는 인간 본성에 기반을 둔 사업이라 승산이 있다는 의미다. 그는 직원을 채용할 때 10년 뒤에도 함께 일할 사람을 뽑는다고 한다. 가능성에 방점을 두고 채용한다는 것이다. 이런 직원들로 구성된 쇼피파이의 10년 후 모습은 어떨까. 아마존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성장했을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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