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대란]③1년새 2배나 뛴 열연·철근價…시멘트도 인상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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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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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열연 유통價 130만원, 2008년 집계 이후 최고치
철근도 전년比 110% 올라, 후판·車강판도 일제히 인상
원료 부담·수요 급증에 한동안 철강價 강세 이어질 듯
시멘트 수급도 불안, 유연탄價 상승에 인상 목소리 커져
국내 한 제강사의 철근 제품.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철강제품 가격이 전 세계적인 인프라 투자 확대와 원료인 철광석 가격 상승 등으로 급등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표 철강제품인 열연강판과 철근 유통가격이 최근 1년새 2배 이상 오르는 등 가격 인상 추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더불어 또 다른 건설 현장의 주재료인 시멘트 가격도 최근 가격 인상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시장에 혼란과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t당 13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97% 올랐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꾸준히 t당 60만원 후반대에서 70만원 초반대를 오갔던 열연강판 가격은 올 들어 80만원대를 돌파했고 지난 4월 중순부터는 100만원대를 넘어섰다. 열연강판이 t당 100만원을 넘긴 것은 2008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또 다른 주요 철강제품인 철근 가격도 무섭게 오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철근 유통가격은 t당 135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0% 올랐다. 철근 가격 역시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t당 50만~60만원대를 형성했지만 올해부터 70만원대에 올라서더니 이달 중순부터는 100만원을 훌쩍 넘었다. 국내 대표 철강제품군인 열연강판과 철근 가격이 모두 1년새 2배나 뛴 셈이다.

미국, 유럽 등 해외의 철강제품 가격도 치솟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미국 열연강판 평균가격은 t당 1789달러(한화 약 200만원)로 1년 전보다 222%나 올랐다. 미국내 철근 가격도 t당 970달러(한화 108만원)로 52%나 뛰었다. 최근 유럽의 열연강판과 철근 가격도 t당 1391달러(한화 155만원), 921달러(한화 102만원)를 기록하며 2배 이상 오른 상태다. 세계 최대 철강시장이자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중국에서도 최근 열연강판과 철근 가격도 전년 동기대비 각각 72%, 49% 올랐다.

이 같은 전 세계적인 철강제품 가격 인상의 원인은 주 원료인 철광석 가격 급등에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12일 t당 237.58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철광석 가격은 연 평균 2018년 69.65달러→2019년 93.44달러→2020년 108.04달러→올해 176.91달러로 점차 오르는 추세다. 다만 최근 중국 정부의 원자재 수급관리 강화에 따라 철광석 거래량이 제한되면서 지난달 24일 기준으로는 192달러대로 다소 주춤한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철강제품 추가 인상 여지는 충분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철강업계에선 제품 가격 오름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 부담이나 전 세계적인 시장 상황을 보면 제품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고, 중국이 수출량을 제한하면서 공급량이 줄은 것도 인상 요인 중 하나”라며 “철강업체 입장에선 이미 생산라인을 풀로 가동하고 있고 일부 수출 물량을 내수로 돌리는 등 국내 시장 상황 안정화에 나서고 있지만 글로벌 가격 추세를 거스르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멘트 가격 인상 압박 역시 거세지는 분위기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초 기준 국내 시멘트 재고량은 약 66만t으로, 적정 재고량(126만t)의 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하루 시멘트 출하량이 약 20만t임을 감안하면, 사흘치 재고로 간신히 버텨나가는 형국이다.

최근 시멘트 제조원가 30%를 차지하는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70%가량 치솟으면서 시멘트 가격 인상도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멘트 가격 인상은 지난 2014년을 끝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시멘트 가격은 업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t당 평균 6만~6만3000원 사이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주요 공급사인 레미콘 업체나 건설사와 협상 자체가 쉽지 않아 실제 가격 인상 시기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유연탄 가격이 급등한 데다 주요 운송 수단인 트럭기사들의 이탈까지 겹치며 수급 불안을 더욱 부추고 있는 상황”며 “시멘트 가격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유 (thec9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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